한 곳 남은 ‘지리산 한지’…천년 명맥 사라지나?

입력 2020.02.03 (07:37) 수정 2020.02.0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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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리산 한지'는 신라시대부터 천년 넘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한때 수십곳에 달했던 전통 '한지 공방'이 지금은 단 한 곳 밖에 남지 않아 천년 전통이 사라지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보도에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리산 자락의 한지 공방입니다.

닥나무가 쌓인 마당 한켠에서는 잿물속에서 닥나무 껍질을 종일 삶고 있습니다.

[윤공임/한지 장인 아내 : "질기고 강력하고 아주 매끄러워요. 잿물로 삶으면 아주 매끄러워요. 모르는 사람들도 손을 갖다 대면 딱 알아요. 손만 대면 매끈하니까, 좀 힘들어서 그렇지…"]

삶은 껍질을 갈아 풀을 섞어 물에 넣고 나면 드디어 장인의 물질이 시작됩니다.

얇은 대나무 발을 젓자 마술처럼 한지가 만들어집니다.

참닥나무를 키우는 것부터, 껍질을 벗겨 삶고 말리는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이상옥/한지 장인 : "종이 만드는 사람들이 닥나무를 직접 키우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해도 조금씩 하고 외국산을 써요. 우리도 외국산을 써보니까 우리나라와 기후가 달라서 섬유질이 없어요."]

지리산 한지는 신라 시대부터 시작돼 천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50년 전만 해도 지리산 자락에 40곳이 넘는 한지 공방이 있었는데 지금은 단 한 곳만이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수요가 준데다 값싼 중국산에 점점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이상옥/한지 장인 : "(전국에 한지 공방이) 지금 19곳 남았어요. 24곳 있다가... 작년에 서울로 교육을 두번 갔었는데 이제 자꾸 사라지는 거죠."]

한명 남은 계승자는 지리산 한지의 명백이 자신의 대에서 끊어질까..한가득 걱정을 안고 오늘도 묵묵히 한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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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곳 남은 ‘지리산 한지’…천년 명맥 사라지나?
    • 입력 2020-02-03 07:40:06
    • 수정2020-02-03 0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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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한지'는 신라시대부터 천년 넘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한때 수십곳에 달했던 전통 '한지 공방'이 지금은 단 한 곳 밖에 남지 않아 천년 전통이 사라지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보도에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리산 자락의 한지 공방입니다.

닥나무가 쌓인 마당 한켠에서는 잿물속에서 닥나무 껍질을 종일 삶고 있습니다.

[윤공임/한지 장인 아내 : "질기고 강력하고 아주 매끄러워요. 잿물로 삶으면 아주 매끄러워요. 모르는 사람들도 손을 갖다 대면 딱 알아요. 손만 대면 매끈하니까, 좀 힘들어서 그렇지…"]

삶은 껍질을 갈아 풀을 섞어 물에 넣고 나면 드디어 장인의 물질이 시작됩니다.

얇은 대나무 발을 젓자 마술처럼 한지가 만들어집니다.

참닥나무를 키우는 것부터, 껍질을 벗겨 삶고 말리는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이상옥/한지 장인 : "종이 만드는 사람들이 닥나무를 직접 키우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해도 조금씩 하고 외국산을 써요. 우리도 외국산을 써보니까 우리나라와 기후가 달라서 섬유질이 없어요."]

지리산 한지는 신라 시대부터 시작돼 천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50년 전만 해도 지리산 자락에 40곳이 넘는 한지 공방이 있었는데 지금은 단 한 곳만이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수요가 준데다 값싼 중국산에 점점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이상옥/한지 장인 : "(전국에 한지 공방이) 지금 19곳 남았어요. 24곳 있다가... 작년에 서울로 교육을 두번 갔었는데 이제 자꾸 사라지는 거죠."]

한명 남은 계승자는 지리산 한지의 명백이 자신의 대에서 끊어질까..한가득 걱정을 안고 오늘도 묵묵히 한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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