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환기시설, 필터에 곰팡이까지”

[앵커]

비교적 최근에 지은 아파트에는 가구마다 자체 환기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대부분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다, 먼지나 곰팡이까지 껴 위생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 이민희 씨에게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입니다.

방마다 두다 보니 3개나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자체의 환기 시스템이 있다는 건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이민희/경기도 용인시 : "저거를 인지를 못 하고 있어서 필터를 교환한 적이 없었어요. 보니깐 많이 지저분하더라고요."]

실제로 아파트 환기 설비 10곳 중 7곳은 필터가 없거나 먼지가 많이 끼어 공기정화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06년부터 아파트 내 환기 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겁니다.

국토교통부는 24시간 환기 기능을 사용할 때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2,000시간에서 4,000시간을 필터 교체 주기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명 중 9명은 환기 기능이나 필터 교체의 필요성에 대해 아예 모르고 있었습니다.

일부는 필터 사용기간이 교체주기를 9년 가까이 지나 곰팡이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방치하면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서 공기정화 기능이 떨어집니다.

[김병법/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장 : "이사를 했을 때 환기 필터를 먼저 교체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관리사무소를 통해서 일괄적으로 한 번 필터를 교체한다 든가 아니면 점검을 한다든가 이런 부분에 대한 필요성이 있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소비자원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 환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아파트 환기 필터의 주기적 교체 안내를 의무화하도록 자치단체에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