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 “문까지 닫나”·“혹시 모르니”…면밀한 대응? 과도한 불안?

입력 2020.02.12 (21:20) 수정 2020.02.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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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일상 곳곳이 멈춰섰습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뒤 소독작업까지 마쳤는데도, 며칠씩이나 더 문을 닫는 곳도 있고요.

휴업을 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이렇게 대응하는 게 적절한 걸까요?

아니면 좀 과한 걸까요?

김용준 기자가 확진자가 다녀간 현장들,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교회입니다.

21번째 환자가 지난달 말, 이 곳을 다녀갔습니다.

다녀간 지는 보름이 지났고, 이미 일주일 전에 소독도 마쳤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지금까지 폐쇄된 상탭니다.

[명륜교회 관계자 : "외부 시선도 있지만 저희 성도님들 건강이 가장 염려가 되기 때문에, 저희가 두번 이미 소독을 했는데 한번 더 전체적으로 하려고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협조를 구했습니다."]

주택 밀집 지역이다보니 상권도 몰려있어 주변 영향도 큽니다.

[교회 앞 과일가게 상인 : "(그런데도 손님이 조금 준 건 느껴지세요?) 네, 그건 어쩔 수 없는 게 이 동네가 아기도 많고 나이드신 분도 많아서 저희한테 전화로 '(과일을)가져다 달라'고 하시죠."]

학교는 어떨까.

서울교육청의 경우, 확진자 동선 1㎞를 기준으로 위험하다고 판단된 학교에 한해 휴업 명령을 내렸습니다.

서울 한 초등학교의 안내글입니다.

학생이 아닌 학부모가 한 확진자와 접촉했고, 초등학교 근처 동네를 확진자가 돌아다녔다는 이유로 2주간 휴업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유치원과 초중고교 중 절반 가량이 휴업명령 지역이 아닌데도 이곳처럼 자체적으로 휴업 중인 상탭니다.

[학교 근처 가게 주인 : "(휴업은)과한 것 같아요. 중증 질환자도 없고, 우리나라가 개인 위생이 철저하잖아요? 나갔다 오면 손씻고 화장실 갔다오면 손씻는 게 기본적인 나란데 다른 나라와 비교가 돼요?"]

발열이나 인후통 등 의심 증상이 없는데도, '중국'과 연관되면 진료가 거부되기도 합니다.

[박서현/지난달 29일 상하이서 입국 : "(딸이)한 3일 전부터 눈에 염증(다래끼)이 생겼어요. 저희가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열도 체크를 안하고 '나가세요. 우린 치료할 수 없습니다, 나가세요'라고..."]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아예 외출을 꺼리는 시민들이 늘자, 폐렴에 도움이 된다는 신메뉴를 내놓는 식당까지 생겼습니다.

[남정산/식당 주인 : "의사 선생님들이 항암 푸드를 많이 먹으면 신종 병을 잘 예방하고 넘어갈 수 있고, 걸려도 좀 빨리 나을 수 있다는 것들을 보고 항암 음식을 집어넣어서 (메뉴를) 만들어 봤습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대기 중에 노출되면 수시간 내에 사멸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더 철저하게 소독까지 하게 되면, 바이러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김동현/한국역학회 회장/한림대 사회의학 교수 : "(소독하면)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은 제로(0)입니다. 방역하는 시간이 3-4시간 걸린다고 하면, 그걸 감안해서 하루 정도 그 공간에 대한 출입 규제는 필요하겠죠. 근데 그걸 넘어 서서 며칠 (통제)하는 건 아무런 과학적인 이유가 없어요."]

방역은 빈틈없이 하지만, 지나친 위축은 피해야 한다고 정부는 강조합니다.

오늘(12일)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는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상점이 며칠간 문을 닫는 것도 공중보건 측면에서 지나치다”,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이더라도 소독을 한 뒤 이틀 후부터는 운영해도 괜찮다"라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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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점검] “문까지 닫나”·“혹시 모르니”…면밀한 대응? 과도한 불안?
    • 입력 2020-02-12 21:23:52
    • 수정2020-02-13 08: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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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일상 곳곳이 멈춰섰습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뒤 소독작업까지 마쳤는데도, 며칠씩이나 더 문을 닫는 곳도 있고요. 휴업을 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이렇게 대응하는 게 적절한 걸까요? 아니면 좀 과한 걸까요? 김용준 기자가 확진자가 다녀간 현장들,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교회입니다. 21번째 환자가 지난달 말, 이 곳을 다녀갔습니다. 다녀간 지는 보름이 지났고, 이미 일주일 전에 소독도 마쳤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지금까지 폐쇄된 상탭니다. [명륜교회 관계자 : "외부 시선도 있지만 저희 성도님들 건강이 가장 염려가 되기 때문에, 저희가 두번 이미 소독을 했는데 한번 더 전체적으로 하려고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협조를 구했습니다."] 주택 밀집 지역이다보니 상권도 몰려있어 주변 영향도 큽니다. [교회 앞 과일가게 상인 : "(그런데도 손님이 조금 준 건 느껴지세요?) 네, 그건 어쩔 수 없는 게 이 동네가 아기도 많고 나이드신 분도 많아서 저희한테 전화로 '(과일을)가져다 달라'고 하시죠."] 학교는 어떨까. 서울교육청의 경우, 확진자 동선 1㎞를 기준으로 위험하다고 판단된 학교에 한해 휴업 명령을 내렸습니다. 서울 한 초등학교의 안내글입니다. 학생이 아닌 학부모가 한 확진자와 접촉했고, 초등학교 근처 동네를 확진자가 돌아다녔다는 이유로 2주간 휴업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유치원과 초중고교 중 절반 가량이 휴업명령 지역이 아닌데도 이곳처럼 자체적으로 휴업 중인 상탭니다. [학교 근처 가게 주인 : "(휴업은)과한 것 같아요. 중증 질환자도 없고, 우리나라가 개인 위생이 철저하잖아요? 나갔다 오면 손씻고 화장실 갔다오면 손씻는 게 기본적인 나란데 다른 나라와 비교가 돼요?"] 발열이나 인후통 등 의심 증상이 없는데도, '중국'과 연관되면 진료가 거부되기도 합니다. [박서현/지난달 29일 상하이서 입국 : "(딸이)한 3일 전부터 눈에 염증(다래끼)이 생겼어요. 저희가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열도 체크를 안하고 '나가세요. 우린 치료할 수 없습니다, 나가세요'라고..."]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아예 외출을 꺼리는 시민들이 늘자, 폐렴에 도움이 된다는 신메뉴를 내놓는 식당까지 생겼습니다. [남정산/식당 주인 : "의사 선생님들이 항암 푸드를 많이 먹으면 신종 병을 잘 예방하고 넘어갈 수 있고, 걸려도 좀 빨리 나을 수 있다는 것들을 보고 항암 음식을 집어넣어서 (메뉴를) 만들어 봤습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대기 중에 노출되면 수시간 내에 사멸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더 철저하게 소독까지 하게 되면, 바이러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김동현/한국역학회 회장/한림대 사회의학 교수 : "(소독하면)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은 제로(0)입니다. 방역하는 시간이 3-4시간 걸린다고 하면, 그걸 감안해서 하루 정도 그 공간에 대한 출입 규제는 필요하겠죠. 근데 그걸 넘어 서서 며칠 (통제)하는 건 아무런 과학적인 이유가 없어요."] 방역은 빈틈없이 하지만, 지나친 위축은 피해야 한다고 정부는 강조합니다. 오늘(12일)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는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상점이 며칠간 문을 닫는 것도 공중보건 측면에서 지나치다”,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이더라도 소독을 한 뒤 이틀 후부터는 운영해도 괜찮다"라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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