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우리 집 앞엔 안 돼요”…청년주택 설립 갈등

입력 2020.02.14 (08:33) 수정 2020.02.14 (09: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수십 만원에 달하는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20~30대 청년들의 주거 문제.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죠.

그래서 시세보다 저렴한 청년주택 공급이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데요.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 진행이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앞

2만 제곱여 미터 땅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원래대로였다면 벌써 개발 공사가 시작됐어야 했지만, 전혀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마 주민들이 계속 반대해서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인근 주민/음성변조 : "자꾸 반대하잖아요, 주민들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이 곳엔 원래 청년주택이 세워져야 할 자립니다.

청년기업 등과 함께 부지 일부에 청년주택이 들어설 예정이었는데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시작도 못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파트 단지 (옆에) 임대주택이 또 있으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그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

[인근 주민/음성변조 : "사람들이 다 나쁘지는 않지만 개중에 안 좋은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이들 키우는 입장에서는 (불안하죠)."]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도서관이나 아이들한테 좋은 그런 시설이 들어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사정이 이러다보니까 일단 완공은 2022년으로 1년 미뤄졌습니다.

[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작년 9월에 주민 설명회를 한 번 했었거든요.오해하시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계속 대화하고 의견 조율하면서 이건 좋은 시설이다. 설득하고 대화하고 그런 상태였어요."]

앞서 보신 곳과 달리 이 곳은 청년주택 설립을 위한 공사는 시작됐지만, 주민 반대가 여전합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들어선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설립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맞은 편에 28층 높이에 모두 4동이 예정돼 있는데, 주민들은 적지 않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앞이 가로막혀 버리잖아. 앞 동을 선택한 이유가 조망권이거든요. 노을 지는 것도 보이고 다 좋은데 높은 빌딩이 들어서면 그런 것들이 다 가려지죠."]

이 곳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 또 있습니다.

청년주택으로 혹여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치안 문제, 또 교통 체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실, 청년주택 건립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는 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죠.

대부분 이런 이유로 설립이 반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갈등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부 지역 청년들은 지난해엔 해당 주민들에게 공개 호소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성남시 거주 청년/음성변조 : "2014년부터 성남시에서 행복주택 건립을 하기 위한 정책을 내걸었는데 그 정책에 대한 반발이 너무 심해지다 보니까 저희의 목소리를 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성남의 한 지역에선 청년주택 등을 포함한 2천 5백 세대 설립이 예정됐는데, 주민들이 난개발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청년들은 반드시 청년주택이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성남시 거주 청년/음성변조 : "청년들을 보면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정도를 내는데 밥값도 들어가고 교통비 들어가고 (한 달에) 70만 원에서 80만 원 정도는 들어가게 되는데 그 돈을 부모님께 손을 벌리다 보면 아무래도 미안한 마음도 생기고 학자금이라든가 생활비 그리고 그 집세 이런 거를 다 충당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끊이지 않는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참고해볼 만한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빈집인데요,

이 빈집을 청년주택으로 짓는 사업은 처음엔 주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주택도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입주민들의 민원이 좀 있었던 거죠. 사회주택을 짓는 것보다는 어린아이들 (돌보는) 키움 센터 같은 게 더 필요하다고…"]

이 빈집을 20여 명이 살 수 있는 5층 건물로 지을 예정이었는데, 주민들은 다른 시설을 원했던 겁니다.

사업이 미뤄졌고, 그래서 결국 이대로 무산되는가 싶었는데 지난 6일, 시행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한솔/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장 : "지역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서 엄청 많이 노력은 했어요. 그래서 지지하시는 분들도 많이 찾았고 소유권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반대한다는 것은 소유권의 지나친 남용임을 강조하면서 기자회견도 하고 대응을 해서 어느 정도 (주민)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주민들이 가진 선입견을 바꾸려 노력했고, 상생의 해법도 제시했습니다.

[이한솔/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장 : "입주 과정들을 모두 주민분들한테 공개하겠다는 그런 제안들은 기본적으로 드렸고 주민들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들은 밝혀놓은 상황이고요. 1층에 시세의 한 70% 수준으로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카페를 예정하고 있어요. 저희가 지역 주민들한테 주차 공간도 내드릴 수 있고…."]

전문가들도 서대문구처럼 끊임없는 설득이 사업 추진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임재만/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 "주택 가격이 하락한다거나 또는 주거환경, 교육환경이 악화된다거나 하는 우려 때문에 반대를 많이 하시는데요. 그런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으로 학계에서 연구한 결과거든요. 그러니까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주민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더는 미루기 힘든 청년주택 사업 문제!

청년들도 살고 주민들도 살 수 있도록 끊임없는 소통과 주민설득이 절실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우리 집 앞엔 안 돼요”…청년주택 설립 갈등
    • 입력 2020-02-14 08:34:12
    • 수정2020-02-14 09:54:30
    아침뉴스타임
[기자]

수십 만원에 달하는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20~30대 청년들의 주거 문제.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죠.

그래서 시세보다 저렴한 청년주택 공급이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데요.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 진행이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앞

2만 제곱여 미터 땅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원래대로였다면 벌써 개발 공사가 시작됐어야 했지만, 전혀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마 주민들이 계속 반대해서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인근 주민/음성변조 : "자꾸 반대하잖아요, 주민들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이 곳엔 원래 청년주택이 세워져야 할 자립니다.

청년기업 등과 함께 부지 일부에 청년주택이 들어설 예정이었는데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시작도 못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파트 단지 (옆에) 임대주택이 또 있으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그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

[인근 주민/음성변조 : "사람들이 다 나쁘지는 않지만 개중에 안 좋은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이들 키우는 입장에서는 (불안하죠)."]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도서관이나 아이들한테 좋은 그런 시설이 들어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사정이 이러다보니까 일단 완공은 2022년으로 1년 미뤄졌습니다.

[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작년 9월에 주민 설명회를 한 번 했었거든요.오해하시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계속 대화하고 의견 조율하면서 이건 좋은 시설이다. 설득하고 대화하고 그런 상태였어요."]

앞서 보신 곳과 달리 이 곳은 청년주택 설립을 위한 공사는 시작됐지만, 주민 반대가 여전합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들어선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설립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맞은 편에 28층 높이에 모두 4동이 예정돼 있는데, 주민들은 적지 않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앞이 가로막혀 버리잖아. 앞 동을 선택한 이유가 조망권이거든요. 노을 지는 것도 보이고 다 좋은데 높은 빌딩이 들어서면 그런 것들이 다 가려지죠."]

이 곳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 또 있습니다.

청년주택으로 혹여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치안 문제, 또 교통 체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실, 청년주택 건립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는 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죠.

대부분 이런 이유로 설립이 반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갈등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부 지역 청년들은 지난해엔 해당 주민들에게 공개 호소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성남시 거주 청년/음성변조 : "2014년부터 성남시에서 행복주택 건립을 하기 위한 정책을 내걸었는데 그 정책에 대한 반발이 너무 심해지다 보니까 저희의 목소리를 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성남의 한 지역에선 청년주택 등을 포함한 2천 5백 세대 설립이 예정됐는데, 주민들이 난개발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청년들은 반드시 청년주택이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성남시 거주 청년/음성변조 : "청년들을 보면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정도를 내는데 밥값도 들어가고 교통비 들어가고 (한 달에) 70만 원에서 80만 원 정도는 들어가게 되는데 그 돈을 부모님께 손을 벌리다 보면 아무래도 미안한 마음도 생기고 학자금이라든가 생활비 그리고 그 집세 이런 거를 다 충당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끊이지 않는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참고해볼 만한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빈집인데요,

이 빈집을 청년주택으로 짓는 사업은 처음엔 주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주택도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입주민들의 민원이 좀 있었던 거죠. 사회주택을 짓는 것보다는 어린아이들 (돌보는) 키움 센터 같은 게 더 필요하다고…"]

이 빈집을 20여 명이 살 수 있는 5층 건물로 지을 예정이었는데, 주민들은 다른 시설을 원했던 겁니다.

사업이 미뤄졌고, 그래서 결국 이대로 무산되는가 싶었는데 지난 6일, 시행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한솔/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장 : "지역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서 엄청 많이 노력은 했어요. 그래서 지지하시는 분들도 많이 찾았고 소유권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반대한다는 것은 소유권의 지나친 남용임을 강조하면서 기자회견도 하고 대응을 해서 어느 정도 (주민)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주민들이 가진 선입견을 바꾸려 노력했고, 상생의 해법도 제시했습니다.

[이한솔/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장 : "입주 과정들을 모두 주민분들한테 공개하겠다는 그런 제안들은 기본적으로 드렸고 주민들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들은 밝혀놓은 상황이고요. 1층에 시세의 한 70% 수준으로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카페를 예정하고 있어요. 저희가 지역 주민들한테 주차 공간도 내드릴 수 있고…."]

전문가들도 서대문구처럼 끊임없는 설득이 사업 추진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임재만/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 "주택 가격이 하락한다거나 또는 주거환경, 교육환경이 악화된다거나 하는 우려 때문에 반대를 많이 하시는데요. 그런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으로 학계에서 연구한 결과거든요. 그러니까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주민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더는 미루기 힘든 청년주택 사업 문제!

청년들도 살고 주민들도 살 수 있도록 끊임없는 소통과 주민설득이 절실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