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죽음 이야기하는 곳…‘데스 카페’ 확산 중

입력 2020.02.24 (10:46) 수정 2020.02.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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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에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스 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간 터부시하며 외면해 왔던 '죽음'이라는 주제를 삶 일부로 이해하고 받아드리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건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사람들이 모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대화 주제는 바로 '죽음'.

이곳은 죽음을 이야기하고 준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인 '데스 카페'입니다.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카페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요.

[미레 헤이든/데스카페 운영 : "5년째 카페를 운영해 오고 있어요.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한 번도 같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습니다."]

이곳에선 죽음을 일반적인 주제처럼 이야기합니다.

거리낌 없이 솔직한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데요.

[참가자 : "사실 죽음에 대한 경험이 없습니다. 조부모 3명은 제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돌아가셨고요."]

아들을 먼저 보낸 엄마는 오랫동안 가슴속에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참가자 : "왜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면 안 되나요? 왜 죽은 아기에 대해 말할 수 없나요? 다들 그러기 때문이죠."]

최근 장례식 다녀온 한 참가자는 그날 느꼈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참가자 :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고, 그곳에 있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데스 카페의 역사는 1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돼 2011년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했는데요.

현재는 약 40개국에서 열리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데스 카페의 성장은 주목할만한 의미가 있습니다.

죽음을 공포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삶의 마지막 단계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의 확산이기 때문인데요.

[미레 헤이든/데스카페 운영 : "죽음은 인생 일부입니다. 모두에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병적으로 취급하거나 너무 슬프기에 금기시합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문화적 편견 속에 금기시하며 외면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웰빙 못지않게 웰다잉도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존엄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건데요.

데스 카페를 다녀간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누구나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현재 인생에 감사하고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겁니다.

더불어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드리고 준비하게 됩니다.

[미레 헤이든/데스카페 운영 : "마치 죽지 않을 것처럼 인생을 살게 하는 겁니다. 죽음을 의식하며, 생각하고, 이야기하게 되면 유한한 삶을 멋지게 살도록 하는 거죠."]

죽음을 이해하기 위한 움직임의 하나로, 영국에서는 '죽음 알림 주간'이 있습니다.

매년 5월 한 주간 동안 영국 전역에서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데요.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문화를 공유합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영국은 2015년 '죽음의 질 순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80개국 중 18위에 올랐는데요.

하루하루가 죽음을 향한 여정일 필요는 없지만, 생을 더 충실히 살기 위해 막을 수 없는 죽음을 삶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인 변화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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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죽음 이야기하는 곳…‘데스 카페’ 확산 중
    • 입력 2020-02-24 10:47:04
    • 수정2020-02-24 10:57:58
    지구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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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스 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간 터부시하며 외면해 왔던 '죽음'이라는 주제를 삶 일부로 이해하고 받아드리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건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사람들이 모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대화 주제는 바로 '죽음'.

이곳은 죽음을 이야기하고 준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인 '데스 카페'입니다.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카페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요.

[미레 헤이든/데스카페 운영 : "5년째 카페를 운영해 오고 있어요.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한 번도 같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습니다."]

이곳에선 죽음을 일반적인 주제처럼 이야기합니다.

거리낌 없이 솔직한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데요.

[참가자 : "사실 죽음에 대한 경험이 없습니다. 조부모 3명은 제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돌아가셨고요."]

아들을 먼저 보낸 엄마는 오랫동안 가슴속에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참가자 : "왜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면 안 되나요? 왜 죽은 아기에 대해 말할 수 없나요? 다들 그러기 때문이죠."]

최근 장례식 다녀온 한 참가자는 그날 느꼈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참가자 :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고, 그곳에 있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데스 카페의 역사는 1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돼 2011년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했는데요.

현재는 약 40개국에서 열리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데스 카페의 성장은 주목할만한 의미가 있습니다.

죽음을 공포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삶의 마지막 단계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의 확산이기 때문인데요.

[미레 헤이든/데스카페 운영 : "죽음은 인생 일부입니다. 모두에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병적으로 취급하거나 너무 슬프기에 금기시합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문화적 편견 속에 금기시하며 외면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웰빙 못지않게 웰다잉도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존엄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건데요.

데스 카페를 다녀간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누구나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현재 인생에 감사하고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겁니다.

더불어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드리고 준비하게 됩니다.

[미레 헤이든/데스카페 운영 : "마치 죽지 않을 것처럼 인생을 살게 하는 겁니다. 죽음을 의식하며, 생각하고, 이야기하게 되면 유한한 삶을 멋지게 살도록 하는 거죠."]

죽음을 이해하기 위한 움직임의 하나로, 영국에서는 '죽음 알림 주간'이 있습니다.

매년 5월 한 주간 동안 영국 전역에서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데요.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문화를 공유합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영국은 2015년 '죽음의 질 순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80개국 중 18위에 올랐는데요.

하루하루가 죽음을 향한 여정일 필요는 없지만, 생을 더 충실히 살기 위해 막을 수 없는 죽음을 삶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인 변화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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