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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 주도권’ 갈등, 왜?…통합당, 공관위 체제는 유지
입력 2020.03.14 (08:39) 취재K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일부 지역구 공천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오직 승리라는 목표 아래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공천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숙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4·15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에 대한 통합당의 공천이 90% 끝난 상황에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어제(13일) 오전 전격 사퇴하자, 황교안 대표는 저녁 8시 반쯤 시내 모처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했습니다.

심야에 모인 황교안 대표 등 최고위원들

2시간 가까운 논의 끝에 내놓은 A4용지 1장 분량의 '최고위원회의 입장문'은 "이기는 공천, 혁신 공천을 결과로 보여준 김형오 위원장에게 깊이 감사한다"는 인사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은 "공관위원들의 힘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의 공천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오직 승리라는 목표 아래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공천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숙고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역구 공천 90% 마무리됐는데, 왜 지금?

김형오 위원장이 이끄는 공관위는 지난 두 달 동안 253개 지역구 가운데 229개 지역구의 후보를 확정했거나 경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공천이 90% 정도 마무리된 거고, 남은 24곳 가운데 20곳은 지원자 미달로 추가 공모를 진행하는 호남 지역입니다.

지난 1월 공관위원장을 맡으며 "물갈이가 아니라 판갈이를 하겠다"고 한 김 위원장은 친박계 의원들과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 이른바 '탄핵의 강' 양쪽에 있던 의원 모두에게 '공천 탈락' 칼을 들이댔습니다.


막말 논란을 일으킨 전력이 있거나 이런저런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는 의원들, 당의 텃밭인 영남권 의원들에게도 예외가 없었고 그 결과 현역 의원 48명, 즉 소속 의원의 40% 가까이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 도대체 누가 그 자리에 공천을 받았냐를 두고 "당을 지켜온 의원들 대신 보수통합으로 같은 배를 타게 된 유승민계, 안철수계, 이언주계가 득세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 개인적 친분이 작용한 "양아들 공천" "사천"이라는 거센 반발도 이어졌습니다.

"보통 칼이 아니다"라며 물갈이 속도와 내용을 긍정 평가하던 당내 기류는 공천이 진행될수록 "자르기만 잘한다"는 비난과 섞여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2주 전, "김종인 만나겠다" 했던 황교안

공천 막바지에 이런 일이 터진 또 다른 이유. 황교안 대표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하려고 한 것도 원인이 됐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김종인 전 대표는 19대 총선에서는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맡았고,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로 활동했습니다. 결과는 모두 승리였습니다.


통합당 입장에서는 황 대표가 직접 지역구 선거에 나서야 하는 만큼 선거를 함께 진두지휘할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필요했고, 황 대표는 2주 전 KBS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전 대표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만나보려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선대위원장으로 김종인은 전 대표를 임명한다는 소식 대신, 김 전 대표가 당 밖에서 통합당의 일부 공천 결과를 비판한다는 얘기가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특히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서울 강남갑 공천을 두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국가적 망신'이라고 했습니다. 서울 강남을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 공천도 잘못된 공천 사례로 꼽았습니다.

김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으로 오면, 공천 결과 뒤집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당 내에서 맞서게 됐습니다.

'공천 주도권' 갈등…일단, 지금의 공관위 흔들지 않기로

당 최고위가 어제저녁 긴급하게 비공개 간담회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김형오 공관위를 교체, 해체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최고위는 그러나 입장문에서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지역구가 남았다"며 "이석연 부위원장이 공관위를 이끌어 달라"고 했습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해 혁신과 통합 공천의 임무를 완수해 줄 것은 당부한다"고도 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복수의 최고위원들은 KBS와의 통화에서 "공관위 현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였다"고 했습니다. "만장일치로 봐도 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공천 잡음이 있었던 건 사실인 만큼 공관위도 합리적인 문제 제기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합니다.

공관위를 100% 지지할 수는 없지만, 지금 공관위를 흔드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으로 읽힙니다.


앞서 이석연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 사퇴 이후 KBS에 "공관위에 칼질하거나 흔들려는 움직임이 있더라도 흔들림 없이 혁신 공천을 밀고 나갈 것이다. 한 사람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천 주도권 갈등으로 비치는 부분에는 "당과의 직접적인 알력은 없다. 밖에서 공관위를 흔들려는 세력, 개혁에 엄청나게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아 있는 논란의 불씨…다음 주 선대위 출범

최고위는 입장문에서 공관위를 향해 "타당한 공천이 되도록 마지막까지 숙고하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숙고를 하라는 것인지, 논란의 불씨는 남았습니다.

간담회에서는 김종인 전 대표의 선대위원장 임명을 두고도 논의가 있었는데, 사퇴하고 화살받이가 되겠다는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일부 공천 결과를 바꿔야 한다는 김종인 전 대표 사이에서 황교안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됩니다.

선대위는 남은 공천 작업과 경선 결과 발표가 마무리되는 다음 주 출범할 것으로 보입니다.
  • ‘공천 주도권’ 갈등, 왜?…통합당, 공관위 체제는 유지
    • 입력 2020-03-14 08:39:25
    취재K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일부 지역구 공천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오직 승리라는 목표 아래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공천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숙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4·15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에 대한 통합당의 공천이 90% 끝난 상황에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어제(13일) 오전 전격 사퇴하자, 황교안 대표는 저녁 8시 반쯤 시내 모처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했습니다.

심야에 모인 황교안 대표 등 최고위원들

2시간 가까운 논의 끝에 내놓은 A4용지 1장 분량의 '최고위원회의 입장문'은 "이기는 공천, 혁신 공천을 결과로 보여준 김형오 위원장에게 깊이 감사한다"는 인사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은 "공관위원들의 힘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의 공천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오직 승리라는 목표 아래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공천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숙고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역구 공천 90% 마무리됐는데, 왜 지금?

김형오 위원장이 이끄는 공관위는 지난 두 달 동안 253개 지역구 가운데 229개 지역구의 후보를 확정했거나 경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공천이 90% 정도 마무리된 거고, 남은 24곳 가운데 20곳은 지원자 미달로 추가 공모를 진행하는 호남 지역입니다.

지난 1월 공관위원장을 맡으며 "물갈이가 아니라 판갈이를 하겠다"고 한 김 위원장은 친박계 의원들과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 이른바 '탄핵의 강' 양쪽에 있던 의원 모두에게 '공천 탈락' 칼을 들이댔습니다.


막말 논란을 일으킨 전력이 있거나 이런저런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는 의원들, 당의 텃밭인 영남권 의원들에게도 예외가 없었고 그 결과 현역 의원 48명, 즉 소속 의원의 40% 가까이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 도대체 누가 그 자리에 공천을 받았냐를 두고 "당을 지켜온 의원들 대신 보수통합으로 같은 배를 타게 된 유승민계, 안철수계, 이언주계가 득세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 개인적 친분이 작용한 "양아들 공천" "사천"이라는 거센 반발도 이어졌습니다.

"보통 칼이 아니다"라며 물갈이 속도와 내용을 긍정 평가하던 당내 기류는 공천이 진행될수록 "자르기만 잘한다"는 비난과 섞여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2주 전, "김종인 만나겠다" 했던 황교안

공천 막바지에 이런 일이 터진 또 다른 이유. 황교안 대표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하려고 한 것도 원인이 됐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김종인 전 대표는 19대 총선에서는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맡았고,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로 활동했습니다. 결과는 모두 승리였습니다.


통합당 입장에서는 황 대표가 직접 지역구 선거에 나서야 하는 만큼 선거를 함께 진두지휘할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필요했고, 황 대표는 2주 전 KBS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전 대표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만나보려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선대위원장으로 김종인은 전 대표를 임명한다는 소식 대신, 김 전 대표가 당 밖에서 통합당의 일부 공천 결과를 비판한다는 얘기가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특히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서울 강남갑 공천을 두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국가적 망신'이라고 했습니다. 서울 강남을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 공천도 잘못된 공천 사례로 꼽았습니다.

김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으로 오면, 공천 결과 뒤집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당 내에서 맞서게 됐습니다.

'공천 주도권' 갈등…일단, 지금의 공관위 흔들지 않기로

당 최고위가 어제저녁 긴급하게 비공개 간담회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김형오 공관위를 교체, 해체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최고위는 그러나 입장문에서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지역구가 남았다"며 "이석연 부위원장이 공관위를 이끌어 달라"고 했습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해 혁신과 통합 공천의 임무를 완수해 줄 것은 당부한다"고도 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복수의 최고위원들은 KBS와의 통화에서 "공관위 현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였다"고 했습니다. "만장일치로 봐도 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공천 잡음이 있었던 건 사실인 만큼 공관위도 합리적인 문제 제기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합니다.

공관위를 100% 지지할 수는 없지만, 지금 공관위를 흔드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으로 읽힙니다.


앞서 이석연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 사퇴 이후 KBS에 "공관위에 칼질하거나 흔들려는 움직임이 있더라도 흔들림 없이 혁신 공천을 밀고 나갈 것이다. 한 사람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천 주도권 갈등으로 비치는 부분에는 "당과의 직접적인 알력은 없다. 밖에서 공관위를 흔들려는 세력, 개혁에 엄청나게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아 있는 논란의 불씨…다음 주 선대위 출범

최고위는 입장문에서 공관위를 향해 "타당한 공천이 되도록 마지막까지 숙고하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숙고를 하라는 것인지, 논란의 불씨는 남았습니다.

간담회에서는 김종인 전 대표의 선대위원장 임명을 두고도 논의가 있었는데, 사퇴하고 화살받이가 되겠다는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일부 공천 결과를 바꿔야 한다는 김종인 전 대표 사이에서 황교안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됩니다.

선대위는 남은 공천 작업과 경선 결과 발표가 마무리되는 다음 주 출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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