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엎고, 쌓아두고”…급식 중단에 농가 직격탄

입력 2020.03.18 (07:36) 수정 2020.03.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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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개학이 추가 연기된 가운데, 급식 중단으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학교 급식에 농산물을 납품하던 판로 자체가 끊어진데다, 소비 위축으로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윤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봉화군의 한 감자 창고, 감자 바구니가 천장까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달 초 개학에 맞춰 학교 급식에 납품할 물량이지만, 개학이 연기되면서 40톤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한달 가까이 방치되면서 곰팡이가 피고 뭉개지는 감자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납니다.

[윤석훈/농업인회장 : "단순히 급식으로 감자가 나가느냐 안나가느냐를 떠나서 농민들은 지금 생계에 심각한 타격이 오고 있습니다."]

학교 급식에 쌈채소를 납품하는 이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수확 시기를 놓쳐 쌈채소 1톤이 거의 못 쓰게 돼 밭을 갈아엎어야 합니다.

방치되는 동안 쑥갓이 먹지도 못할 만큼 크게 자랐습니다.

하지만, 베는 인건비가 더 많이 나와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학교 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가는 대구경북에만 3천여 곳, 유일한 판로였던 학교 급식이 막힌데다 소비까지 위축돼 다른 판로를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농산물 가격은 품목을 막론하고 평균 70% 이상 폭락했습니다.

[김영록/쌈채소 재배 농민 : "코로나 때문에 시장이 안됩니다. 가져가봐야 포장비랑 운임비도 안나옵니다.그러니까 출하할 수가 없습니다."]

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이 소비 촉진 행사를 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 개학 연기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가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윤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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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아엎고, 쌓아두고”…급식 중단에 농가 직격탄
    • 입력 2020-03-18 07:38:00
    • 수정2020-03-18 08: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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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개학이 추가 연기된 가운데, 급식 중단으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학교 급식에 농산물을 납품하던 판로 자체가 끊어진데다, 소비 위축으로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윤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봉화군의 한 감자 창고, 감자 바구니가 천장까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달 초 개학에 맞춰 학교 급식에 납품할 물량이지만, 개학이 연기되면서 40톤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한달 가까이 방치되면서 곰팡이가 피고 뭉개지는 감자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납니다. [윤석훈/농업인회장 : "단순히 급식으로 감자가 나가느냐 안나가느냐를 떠나서 농민들은 지금 생계에 심각한 타격이 오고 있습니다."] 학교 급식에 쌈채소를 납품하는 이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수확 시기를 놓쳐 쌈채소 1톤이 거의 못 쓰게 돼 밭을 갈아엎어야 합니다. 방치되는 동안 쑥갓이 먹지도 못할 만큼 크게 자랐습니다. 하지만, 베는 인건비가 더 많이 나와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학교 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가는 대구경북에만 3천여 곳, 유일한 판로였던 학교 급식이 막힌데다 소비까지 위축돼 다른 판로를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농산물 가격은 품목을 막론하고 평균 70% 이상 폭락했습니다. [김영록/쌈채소 재배 농민 : "코로나 때문에 시장이 안됩니다. 가져가봐야 포장비랑 운임비도 안나옵니다.그러니까 출하할 수가 없습니다."] 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이 소비 촉진 행사를 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 개학 연기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가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윤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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