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9하자’·‘8자 고치자’…무소속 후보 위력은?

입력 2020.03.29 (07:05) 수정 2020.03.2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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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9번 9하자(구하자)'
'8번 찍으면 8자 편다(팔자 편다)'

4·15 총선 후보등록이 끝나면서 정당뿐 아니라 무소속 후보들의 기호도 결정됐습니다.

무소속 후보는 추첨으로 기호를 결정합니다.

민주당 3선 출신 무소속 민병두 후보(서울 동대문을), 4년 전엔 기호 1번 후보로 뛰었지만 이번엔 기호 9번을 받았습니다.

민 후보는 어제(28일) 페이스북에 "'민병두를 9하자(구하자)'는 동대문 유권자의 여론이 잘 반영된 기호배정"이라며 "범여권 지지자 사이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고향에서 대구로 지역구를 두 번 옮긴 무소속 홍준표 후보(대구 수성을), 투표용지 맨 끝번호인 8번을 배정받았다며 "8번 찍으면 팔자 고친다"라고 홍보했습니다.

홍 후보는 "늘 1번 아니면 2번으로 출마를 했는데,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덕분으로 이번에는 8번이 되었다"며 당 지도부를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지역구에 무소속 출마하는 통합당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갑) 역시 페이스북에 "기호 9번, 대구(9)를 구(9)하겠다"고 썼습니다.


21대 총선, 124명 무소속 출마…현역의원 14명

이번 4·15 총선 무소속 후보는 124명, 이 가운데 현역 의원은 15명입니다.

현역의원 무소속 출마가 가장 많은 권역은 호남이었습니다.

김경진(광주 북갑)·김광수(전북 전주갑)·김관영(전북 군산)·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김종회(전북 김제부안)·이용주(전남 여수갑)·정인화(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등 7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뒤이어 서울·수도권은 민병두(서울 동대문갑)·이정현(서울 영등포을)·김성식(서울 관악갑)·윤상현(인천 미추홀을)·이현재(경기 하남)등 5명, 대구 정태옥(대구 북갑)·곽대훈(대구 달서갑) 등 2명, 강원 권성동(강원 강릉) 1명 순이었습니다.

민병두 3파전…원외 문석균 변수

민주당 현역출신 무소속 후보는 서울 동대문 을에 출마하는 민병두 후보가 유일합니다.

민 후보를 밀어내고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장경태 후보, 서초에서 지역구를 옮긴 미래통합당 이혜훈 의원과 3파전입니다.

민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새누리당 박준선 후보를 20%p 차로 여유롭게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당 기반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됐습니다.

원외 인사 중에선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 후보(경기 의정부갑) 변수가 큽니다.

문 후보는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이자 출마 뜻을 접었지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30대 소방관 출신 오영환 후보를 전략 공천하자 "의정부 시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통합당 출신 5명 무소속 출마…'보수분열' 비판에 "즉시 복당"

미래통합당 출신 현역의원 중에선 윤상현, 권성동, 이현재 의원 등 5명이 무소속으로 나섭니다.

통합당 지지기반인 대구에선 8개 지역구 가운데 대구 수성을(홍준표)·달서갑(곽대훈)·북갑(정태옥)까지 3개 지역에서 무소속 출마가 이어졌습니다.

이들 지역구에 공천을 받은 통합당 후보들은 '보수 분열을 자초한다'며 무소속 후보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대구 수성을에서 홍 전 대표를 상대하게 된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는 지난 19일 "보수 우파를 분열시킨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이에 대해 홍 전 후보는 "총선 승리 후 바로 복당할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경기 하남에서 현역 이현재 의원과 경쟁하게 된 통합당 이창근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 후보를 돕는 것은) 해당 행위이자, 통합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당 지도부 '엄포'…무소속 출마 철회도

이들 무소속 후보는 선거판의 최대 변수로 꼽힙니다.

표 잠식으로 상대 진영 후보에게 '어부지리' 승리를 안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려 탓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16일 공천 탈락자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영구 제명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역시 지난 26일 "분열과 패배의 씨앗을 자초한다면, 당으로서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래서인지 무소속 출마 뜻을 접은 의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민주당 4선 오제세(충북 청주청원) 의원은 공천탈락 후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지만,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5선 도전의 꿈을 접는다"며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역시 경선 무효를 주장하던 민주당 유승희 의원(서울 성북갑)도 당 대표실 앞 단식 농성을 접고 공천 결과에 승복했습니다.

미래통합당에서도 공천 탈락을 받아들이겠다는 선언이 이어졌습니다.

김재경(경남 진주을),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강석호(경북 영양영덕울진봉화), 백승주(경북 구미갑), 김한표(경남 거제) 의원은 '문재인 정권 심판'을 강조하며 백의종군을 약속했습니다.


18대 25명→19대 3명→20대 11명

무소속 후보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들이 가장 많이 당선된 선거는 2008년 18대 총선이었습니다.

무소속 당선자는 2004년 17대 총선 2명, 2012년 19대 총선 3명에 그쳤지만, 18대 선거에선 25명이 대거 당선되며 '무풍(무소속 돌풍)이 불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나라당에서 낙천한 친박계 후보 10여 명이 집단 탈당하면서 발생한 이변이었습니다.

당시 '친박 무소속 연대' 좌장격이었던 김무성 의원은 부산 남구을에서 '친정' 한나라당 후보를 18.4%p 차로 제치고 여유 있게 당선됐습니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는 유기준·이진복·유재중·한선교 의원도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당선증을 받았습니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도 무소속 후보들 선전했습니다.

무소속 출마자 133명 가운데, 11명이 당선됐습니다.

이 가운데 7명이 당시 새누리당 출신 후보였는데,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 칼날을 맞았던 장제원(부산 사상), 유승민(대구 동을),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이 당을 박차고 나갔다가 생환했습니다.

무소속 출마자 영구제명을 거론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세종)도 4년 전에는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러 당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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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9하자’·‘8자 고치자’…무소속 후보 위력은?
    • 입력 2020-03-29 07:05:45
    • 수정2020-03-29 11:55:04
    여심야심
'기호 9번 9하자(구하자)'
'8번 찍으면 8자 편다(팔자 편다)'

4·15 총선 후보등록이 끝나면서 정당뿐 아니라 무소속 후보들의 기호도 결정됐습니다.

무소속 후보는 추첨으로 기호를 결정합니다.

민주당 3선 출신 무소속 민병두 후보(서울 동대문을), 4년 전엔 기호 1번 후보로 뛰었지만 이번엔 기호 9번을 받았습니다.

민 후보는 어제(28일) 페이스북에 "'민병두를 9하자(구하자)'는 동대문 유권자의 여론이 잘 반영된 기호배정"이라며 "범여권 지지자 사이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고향에서 대구로 지역구를 두 번 옮긴 무소속 홍준표 후보(대구 수성을), 투표용지 맨 끝번호인 8번을 배정받았다며 "8번 찍으면 팔자 고친다"라고 홍보했습니다.

홍 후보는 "늘 1번 아니면 2번으로 출마를 했는데,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덕분으로 이번에는 8번이 되었다"며 당 지도부를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지역구에 무소속 출마하는 통합당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갑) 역시 페이스북에 "기호 9번, 대구(9)를 구(9)하겠다"고 썼습니다.


21대 총선, 124명 무소속 출마…현역의원 14명

이번 4·15 총선 무소속 후보는 124명, 이 가운데 현역 의원은 15명입니다.

현역의원 무소속 출마가 가장 많은 권역은 호남이었습니다.

김경진(광주 북갑)·김광수(전북 전주갑)·김관영(전북 군산)·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김종회(전북 김제부안)·이용주(전남 여수갑)·정인화(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등 7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뒤이어 서울·수도권은 민병두(서울 동대문갑)·이정현(서울 영등포을)·김성식(서울 관악갑)·윤상현(인천 미추홀을)·이현재(경기 하남)등 5명, 대구 정태옥(대구 북갑)·곽대훈(대구 달서갑) 등 2명, 강원 권성동(강원 강릉) 1명 순이었습니다.

민병두 3파전…원외 문석균 변수

민주당 현역출신 무소속 후보는 서울 동대문 을에 출마하는 민병두 후보가 유일합니다.

민 후보를 밀어내고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장경태 후보, 서초에서 지역구를 옮긴 미래통합당 이혜훈 의원과 3파전입니다.

민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새누리당 박준선 후보를 20%p 차로 여유롭게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당 기반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됐습니다.

원외 인사 중에선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 후보(경기 의정부갑) 변수가 큽니다.

문 후보는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이자 출마 뜻을 접었지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30대 소방관 출신 오영환 후보를 전략 공천하자 "의정부 시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통합당 출신 5명 무소속 출마…'보수분열' 비판에 "즉시 복당"

미래통합당 출신 현역의원 중에선 윤상현, 권성동, 이현재 의원 등 5명이 무소속으로 나섭니다.

통합당 지지기반인 대구에선 8개 지역구 가운데 대구 수성을(홍준표)·달서갑(곽대훈)·북갑(정태옥)까지 3개 지역에서 무소속 출마가 이어졌습니다.

이들 지역구에 공천을 받은 통합당 후보들은 '보수 분열을 자초한다'며 무소속 후보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대구 수성을에서 홍 전 대표를 상대하게 된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는 지난 19일 "보수 우파를 분열시킨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이에 대해 홍 전 후보는 "총선 승리 후 바로 복당할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경기 하남에서 현역 이현재 의원과 경쟁하게 된 통합당 이창근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 후보를 돕는 것은) 해당 행위이자, 통합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당 지도부 '엄포'…무소속 출마 철회도

이들 무소속 후보는 선거판의 최대 변수로 꼽힙니다.

표 잠식으로 상대 진영 후보에게 '어부지리' 승리를 안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려 탓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16일 공천 탈락자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영구 제명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역시 지난 26일 "분열과 패배의 씨앗을 자초한다면, 당으로서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래서인지 무소속 출마 뜻을 접은 의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민주당 4선 오제세(충북 청주청원) 의원은 공천탈락 후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지만,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5선 도전의 꿈을 접는다"며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역시 경선 무효를 주장하던 민주당 유승희 의원(서울 성북갑)도 당 대표실 앞 단식 농성을 접고 공천 결과에 승복했습니다.

미래통합당에서도 공천 탈락을 받아들이겠다는 선언이 이어졌습니다.

김재경(경남 진주을),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강석호(경북 영양영덕울진봉화), 백승주(경북 구미갑), 김한표(경남 거제) 의원은 '문재인 정권 심판'을 강조하며 백의종군을 약속했습니다.


18대 25명→19대 3명→20대 11명

무소속 후보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들이 가장 많이 당선된 선거는 2008년 18대 총선이었습니다.

무소속 당선자는 2004년 17대 총선 2명, 2012년 19대 총선 3명에 그쳤지만, 18대 선거에선 25명이 대거 당선되며 '무풍(무소속 돌풍)이 불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나라당에서 낙천한 친박계 후보 10여 명이 집단 탈당하면서 발생한 이변이었습니다.

당시 '친박 무소속 연대' 좌장격이었던 김무성 의원은 부산 남구을에서 '친정' 한나라당 후보를 18.4%p 차로 제치고 여유 있게 당선됐습니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는 유기준·이진복·유재중·한선교 의원도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당선증을 받았습니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도 무소속 후보들 선전했습니다.

무소속 출마자 133명 가운데, 11명이 당선됐습니다.

이 가운데 7명이 당시 새누리당 출신 후보였는데,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 칼날을 맞았던 장제원(부산 사상), 유승민(대구 동을),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이 당을 박차고 나갔다가 생환했습니다.

무소속 출마자 영구제명을 거론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세종)도 4년 전에는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러 당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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