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코로나19 ‘시신 대란’…장례식 못 치러 길바닥에

입력 2020.04.07 (10:48) 수정 2020.04.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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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과 남미가 '장례 대란'을 겪고 있습니다.

영안실, 장례식장, 묘지가 모두 부족해 시신 수습과 장례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건데요.

지구촌인 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에콰도르 제2의 도시라 불리는 과야킬.

통행 금지령이 내려진 텅 빈 거리엔 비닐이나 천을 덮어 놓은 시신이 방치돼 있습니다.

현지 언론은 방치되고 있는 시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망자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케일라 레예스/과야킬 주민 : "나흘 전에 사촌이 죽어 경찰을 불렀지만, 지금까지도 오지 않았습니다."]

집 안에도 옮겨지지 않은 시신들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며칠째 방치된 가족의 시신을 수습해달라는 호소가 줄을 잇고 있지만, 갑자기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시신 수습과 장례절차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병원 앞에도 시신이 안치된 관들이 장례를 치르지 못해 그대로 방치된 상황.

관이 놓인 거리를 떠나지 못하는 유가족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엘리자베스 산체스/과야킬 주민 : "사돈이 어제 새벽 4시에 사망했는데, 지금까지도 수습되지 않았습니다."]

과야킬 당국은 경찰과 군을 동원해 집과 거리의 시신 수습에 나섰지만 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 뉴욕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뉴욕의 한 장례식장.

시신을 보관하는 지하실 선반과 바닥이 꽉 찼습니다.

장례 문의 전화는 시도 때로 없이 울리지만, 시신을 받을 수 없다는 거절의 말만 돌아갑니다.

[ 패트 마르모/장례식장 운영자 : "정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시신들에 예를 갖춰 장례를 진행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장례식장은 한번에 40에서 60건의 장례를 치를 수 있는데, 2일 오전에만 185건을 진행했습니다.

뉴욕주는 사태 수습을 위해 임시 천막과 냉장 트럭을 동원했지만 넘쳐 나는 시신은 여전히 갈 곳이 없습니다.

확산 세가 꺾여서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시는 지난달 이미 장례식장 영안실이 가득 찼습니다.

시신을 안치할 공간이 부족해지자 아이스링크에 시신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페르난도 시몬/스페인 질병통제국장 : "지난 며칠 동안 사망자 수는 안정화되었지만, 사망자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드니프로는 사망자 급증에 따른 시신 대란에 대비하기 위해 600개 무덤을 미리 파놓았습니다.

[미하일 리센코/우크라이나 드니프로 부시장 : "안타깝지만,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들의 묘지 확보를 위해 600개의 무덤을 미리 준비해 두는 무서운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한편, 사망자가 수가 수만 명에 이른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에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장례식을 금지했습니다.

장례식도 하지 못하고 가족을 떠나보내고, 임종도 지킬 수 없어 휴대전화로 대신하는 비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로베르토 지아코모니/임종 못 지킨 아들 : "휴대전화 속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매우 고통스러워 보였습니다. 모든 상황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코로나19로 각국의 의료와 장례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사망한 시신들도 제때 수습되지 못해, 존엄한 죽음조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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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7 10:47:35
    • 수정2020-04-07 11:00:23
    지구촌뉴스
[앵커]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과 남미가 '장례 대란'을 겪고 있습니다.

영안실, 장례식장, 묘지가 모두 부족해 시신 수습과 장례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건데요.

지구촌인 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에콰도르 제2의 도시라 불리는 과야킬.

통행 금지령이 내려진 텅 빈 거리엔 비닐이나 천을 덮어 놓은 시신이 방치돼 있습니다.

현지 언론은 방치되고 있는 시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망자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케일라 레예스/과야킬 주민 : "나흘 전에 사촌이 죽어 경찰을 불렀지만, 지금까지도 오지 않았습니다."]

집 안에도 옮겨지지 않은 시신들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며칠째 방치된 가족의 시신을 수습해달라는 호소가 줄을 잇고 있지만, 갑자기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시신 수습과 장례절차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병원 앞에도 시신이 안치된 관들이 장례를 치르지 못해 그대로 방치된 상황.

관이 놓인 거리를 떠나지 못하는 유가족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엘리자베스 산체스/과야킬 주민 : "사돈이 어제 새벽 4시에 사망했는데, 지금까지도 수습되지 않았습니다."]

과야킬 당국은 경찰과 군을 동원해 집과 거리의 시신 수습에 나섰지만 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 뉴욕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뉴욕의 한 장례식장.

시신을 보관하는 지하실 선반과 바닥이 꽉 찼습니다.

장례 문의 전화는 시도 때로 없이 울리지만, 시신을 받을 수 없다는 거절의 말만 돌아갑니다.

[ 패트 마르모/장례식장 운영자 : "정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시신들에 예를 갖춰 장례를 진행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장례식장은 한번에 40에서 60건의 장례를 치를 수 있는데, 2일 오전에만 185건을 진행했습니다.

뉴욕주는 사태 수습을 위해 임시 천막과 냉장 트럭을 동원했지만 넘쳐 나는 시신은 여전히 갈 곳이 없습니다.

확산 세가 꺾여서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시는 지난달 이미 장례식장 영안실이 가득 찼습니다.

시신을 안치할 공간이 부족해지자 아이스링크에 시신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페르난도 시몬/스페인 질병통제국장 : "지난 며칠 동안 사망자 수는 안정화되었지만, 사망자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드니프로는 사망자 급증에 따른 시신 대란에 대비하기 위해 600개 무덤을 미리 파놓았습니다.

[미하일 리센코/우크라이나 드니프로 부시장 : "안타깝지만,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들의 묘지 확보를 위해 600개의 무덤을 미리 준비해 두는 무서운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한편, 사망자가 수가 수만 명에 이른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에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장례식을 금지했습니다.

장례식도 하지 못하고 가족을 떠나보내고, 임종도 지킬 수 없어 휴대전화로 대신하는 비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로베르토 지아코모니/임종 못 지킨 아들 : "휴대전화 속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매우 고통스러워 보였습니다. 모든 상황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코로나19로 각국의 의료와 장례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사망한 시신들도 제때 수습되지 못해, 존엄한 죽음조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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