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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K] 사전 투표율 높으면 전체 투표율도 올라간다?
입력 2020.04.13 (19:45) 수정 2020.04.14 (16:19) 팩트체크K
21대 총선 사전투표가 지난 10일~11일 이틀간 실시됐습니다. 사전 투표율은 26.7%로 지금까지 치러진 선거의 사전투표를 통틀어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 결과를 두고 '사전 투표율이 높으니 전체 투표율도 매우 높을 것이다', '젊은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했기 때문에 여당에 유리할 것이다,' 반대로 '야당의 승리 조짐이다' 등 여러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전 투표율을 둘러싸고 나오는 이야기들, 과연 사실인지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21대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 경기도 하남 사전투표소 앞 시민 행렬 21대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 경기도 하남 사전투표소 앞 시민 행렬

■ 사전 투표율 높으면 전체 투표율도 올라간다?

역대 최고 사전 투표율을 두고 다수의 언론 기사에서는 이번 총선의 전체 투표율도 매우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습니다. 이런 기사들에는 '사전 투표율과 최종 투표율은 정비례한다'는 설명이 덧붙습니다.

정말 사전 투표제는 전체 투표율을 높여줄까요? 결론이 확정된 정설일까요?

우리나라는 21대 총선을 포함해 지금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를 5차례 실시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그리고 2020년 총선입니다.

사전투표가 도입된 2014년 지방선거에 당시 사전 투표율은 11.5%였습니다. 이 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56.8%로 2010년 지방선거 전체 투표율 54.5%에 비해 2.3%p 높았습니다. 사전투표를 실시했던 2016년 총선 전체 투표율은 58.0%로 2012년 총선 전체 투표율 54.2%보다 3.8%p 더 나왔습니다. 역시 사전투표제를 도입했던 2017년 대선 때도 전체 투표율은 77.2%로 사전투표 실시 전인 2012년 대선 때의 75.8%보다 1.4%p 상승했습니다.

수치로만 보면 사전투표제가 전체 투표율을 높여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 사전 투표제 효과를 단정하기에는 사전투표를 실시한 횟수가 겨우 4차례로,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사전투표와 전체 투표율 상승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논문들을 살펴보면 결론이 두 가지로 갈리는 상황입니다.

21대 총선 사전투표가 끝난 11일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는 모습21대 총선 사전투표가 끝난 11일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는 모습

① "사전투표는 전체 투표율 '분산' 역할에 불과"

사전투표제의 투표율 제고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는 연구들은 사전투표가 기권자들을 투표에 참여시켰다기보다는 원래 공식 투표일에 참여하려고 했던 유권자들을 분산시키는 효과만 준다고 설명합니다.

가상준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사전투표 도입 이후 실시된 4번의 전국 선거에 참여한 투표자들의 특징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은 투표 기권자보다는 공식선거일에 투표한 유권자들과 특징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즉, 기권하려던 사람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원래 공식선거일에 투표하려고 했던 유권자들이 시기만 앞당겨 한 표를 행사했다는 의미입니다.

사전투표에 따른 투표율 상승효과에 회의적인 학자들은 사전투표제 실시 후 전체 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사전투표제의 효과라기보다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라는 전례 없는 큰 국가 재난, 2016년 총선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갈등, 2017년 대통령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 집회가 선거 참여에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여 전체 투표율이 높아졌다는 설명입니다.

해외 연구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전투표제가 투표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히려 사전투표제가 공식적인 선거일에 시민들이 가지는 의무감을 약화시켜서 전체 투표율의 하락을 야기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② "사전투표제가 전체 투표율 높이는 데 기여"

반면, 사전투표 실시가 투표율을 높이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상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우리나라의 1회부터 6회 지방선거를 분석한 논문은, 2014년 사전투표 도입으로 전체 투표율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본인 주소지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투표할 수 있는 '관외투표'가 도입되며 유권자들의 편의가 향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를 분석한 또 다른 논문에 따르면, 사전투표는 기존에 투표에 참여해오던 유권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해주고, 소득이 낮은 유권자들이 새롭게 투표장으로 향하게 하는 '동원 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 총선의 사전투표를 분석한 연구도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사전투표를 실시하면 투표율 상승효과는 물론, 이전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던 젊은 유권자들과 블루칼라에 해당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결론 냅니다.

상반된 연구 결과에서 보듯 우리나라에서 사전 투표율과 전체 투표율의 관계,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다' 입니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전체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명제는 앞으로 사전투표를 실시한 횟수가 훨씬 더 늘어야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 사전투표 유권자들의 특징은?

그러면 4차례 실시한 사전투표 결과 우리나라 사전투표 유권자들의 특징은 어떻게 나타났는지 살펴볼까요?

① 사전 투표, 젊은 층이 더 많이 했다


사전투표를 실시한 뒤 전국 단위 선거 3번(6회 지방선거·20대 총선·19대 대선)에 걸쳐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9세 이하였습니다. 초기에 젊은 사람들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했던 것, 사실입니다.

하지만 변화가 감지됩니다.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사전 투표율이 점점 높아지는 양상입니다. 29세 이하 사전투표율은 계속 떨어지는 반면, 50대와 60대의 사전 투표율 상승률이 매우 높습니다. 2018년 7회 지방선거 때 역전됐는데요. 60세 이상 사전투표자가 26.1%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50대(20.9%)였습니다. 29세 이하는 그 다음(19.3%)이었습니다.

② 사전 투표율, 호남 지역이 훨씬 높다


역대 사전투표율을 보면 호남 지역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21대 총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사전투표 종료 후 전국 평균을 웃도는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의 승리를 예견하는 수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호남 지역은 사전 투표율이 이번뿐만 아니라 늘 다른 지역들보다 높았다는 점, 그리고 전체 투표율도 다른 지역보다 더 높았다는 점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③ 사전투표, 남자가 더 많이 했다


이번 총선 성별 사전투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앞서 4차례 사전 투표 결과를 보면 남자가 많이 합니다. 하지만 사전투표가 거듭될수록 여성의 투표율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2014년 남성 사전투표율은 여성의 1.5배였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1.2배로 낮아졌습니다.

<참조문헌>
-이상신(2014), 제6회 지방선거와 사전투표
-가상준(2018), 사전투표 유권자의 특징 변화
-김찬송·유재승·이현우(2016), 사전투표자 세부분석: 20대 총선과 순수사전투표자
-윤기쁨 엄기홍(2016), 사전투표제가 새로운 유권자의 투표참여를 동원하였는가?: 제6회 지방선거에 대한 경험적 분석
  • [팩트체크K] 사전 투표율 높으면 전체 투표율도 올라간다?
    • 입력 2020-04-13 19:45:49
    • 수정2020-04-14 16:19:32
    팩트체크K
21대 총선 사전투표가 지난 10일~11일 이틀간 실시됐습니다. 사전 투표율은 26.7%로 지금까지 치러진 선거의 사전투표를 통틀어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 결과를 두고 '사전 투표율이 높으니 전체 투표율도 매우 높을 것이다', '젊은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했기 때문에 여당에 유리할 것이다,' 반대로 '야당의 승리 조짐이다' 등 여러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전 투표율을 둘러싸고 나오는 이야기들, 과연 사실인지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21대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 경기도 하남 사전투표소 앞 시민 행렬 21대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 경기도 하남 사전투표소 앞 시민 행렬

■ 사전 투표율 높으면 전체 투표율도 올라간다?

역대 최고 사전 투표율을 두고 다수의 언론 기사에서는 이번 총선의 전체 투표율도 매우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습니다. 이런 기사들에는 '사전 투표율과 최종 투표율은 정비례한다'는 설명이 덧붙습니다.

정말 사전 투표제는 전체 투표율을 높여줄까요? 결론이 확정된 정설일까요?

우리나라는 21대 총선을 포함해 지금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를 5차례 실시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그리고 2020년 총선입니다.

사전투표가 도입된 2014년 지방선거에 당시 사전 투표율은 11.5%였습니다. 이 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56.8%로 2010년 지방선거 전체 투표율 54.5%에 비해 2.3%p 높았습니다. 사전투표를 실시했던 2016년 총선 전체 투표율은 58.0%로 2012년 총선 전체 투표율 54.2%보다 3.8%p 더 나왔습니다. 역시 사전투표제를 도입했던 2017년 대선 때도 전체 투표율은 77.2%로 사전투표 실시 전인 2012년 대선 때의 75.8%보다 1.4%p 상승했습니다.

수치로만 보면 사전투표제가 전체 투표율을 높여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 사전 투표제 효과를 단정하기에는 사전투표를 실시한 횟수가 겨우 4차례로,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사전투표와 전체 투표율 상승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논문들을 살펴보면 결론이 두 가지로 갈리는 상황입니다.

21대 총선 사전투표가 끝난 11일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는 모습21대 총선 사전투표가 끝난 11일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는 모습

① "사전투표는 전체 투표율 '분산' 역할에 불과"

사전투표제의 투표율 제고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는 연구들은 사전투표가 기권자들을 투표에 참여시켰다기보다는 원래 공식 투표일에 참여하려고 했던 유권자들을 분산시키는 효과만 준다고 설명합니다.

가상준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사전투표 도입 이후 실시된 4번의 전국 선거에 참여한 투표자들의 특징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은 투표 기권자보다는 공식선거일에 투표한 유권자들과 특징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즉, 기권하려던 사람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원래 공식선거일에 투표하려고 했던 유권자들이 시기만 앞당겨 한 표를 행사했다는 의미입니다.

사전투표에 따른 투표율 상승효과에 회의적인 학자들은 사전투표제 실시 후 전체 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사전투표제의 효과라기보다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라는 전례 없는 큰 국가 재난, 2016년 총선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갈등, 2017년 대통령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 집회가 선거 참여에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여 전체 투표율이 높아졌다는 설명입니다.

해외 연구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전투표제가 투표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히려 사전투표제가 공식적인 선거일에 시민들이 가지는 의무감을 약화시켜서 전체 투표율의 하락을 야기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② "사전투표제가 전체 투표율 높이는 데 기여"

반면, 사전투표 실시가 투표율을 높이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상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우리나라의 1회부터 6회 지방선거를 분석한 논문은, 2014년 사전투표 도입으로 전체 투표율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본인 주소지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투표할 수 있는 '관외투표'가 도입되며 유권자들의 편의가 향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를 분석한 또 다른 논문에 따르면, 사전투표는 기존에 투표에 참여해오던 유권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해주고, 소득이 낮은 유권자들이 새롭게 투표장으로 향하게 하는 '동원 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 총선의 사전투표를 분석한 연구도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사전투표를 실시하면 투표율 상승효과는 물론, 이전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던 젊은 유권자들과 블루칼라에 해당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결론 냅니다.

상반된 연구 결과에서 보듯 우리나라에서 사전 투표율과 전체 투표율의 관계,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다' 입니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전체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명제는 앞으로 사전투표를 실시한 횟수가 훨씬 더 늘어야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 사전투표 유권자들의 특징은?

그러면 4차례 실시한 사전투표 결과 우리나라 사전투표 유권자들의 특징은 어떻게 나타났는지 살펴볼까요?

① 사전 투표, 젊은 층이 더 많이 했다


사전투표를 실시한 뒤 전국 단위 선거 3번(6회 지방선거·20대 총선·19대 대선)에 걸쳐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9세 이하였습니다. 초기에 젊은 사람들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했던 것, 사실입니다.

하지만 변화가 감지됩니다.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사전 투표율이 점점 높아지는 양상입니다. 29세 이하 사전투표율은 계속 떨어지는 반면, 50대와 60대의 사전 투표율 상승률이 매우 높습니다. 2018년 7회 지방선거 때 역전됐는데요. 60세 이상 사전투표자가 26.1%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50대(20.9%)였습니다. 29세 이하는 그 다음(19.3%)이었습니다.

② 사전 투표율, 호남 지역이 훨씬 높다


역대 사전투표율을 보면 호남 지역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21대 총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사전투표 종료 후 전국 평균을 웃도는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의 승리를 예견하는 수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호남 지역은 사전 투표율이 이번뿐만 아니라 늘 다른 지역들보다 높았다는 점, 그리고 전체 투표율도 다른 지역보다 더 높았다는 점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③ 사전투표, 남자가 더 많이 했다


이번 총선 성별 사전투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앞서 4차례 사전 투표 결과를 보면 남자가 많이 합니다. 하지만 사전투표가 거듭될수록 여성의 투표율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2014년 남성 사전투표율은 여성의 1.5배였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1.2배로 낮아졌습니다.

<참조문헌>
-이상신(2014), 제6회 지방선거와 사전투표
-가상준(2018), 사전투표 유권자의 특징 변화
-김찬송·유재승·이현우(2016), 사전투표자 세부분석: 20대 총선과 순수사전투표자
-윤기쁨 엄기홍(2016), 사전투표제가 새로운 유권자의 투표참여를 동원하였는가?: 제6회 지방선거에 대한 경험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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