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부, 사전투표에서 이미 결판

입력 2020.04.22 (14:21) 수정 2020.04.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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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총선 기준으로 28년 만에 최고치인 66.2%를 기록했고,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였습니다. 사전투표율 26.69%로 유권자 4명 중 1명 이상은 투표일 이전에 이미 마음을 정하고, 투표를 마친 셈이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높은 사전 투표율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러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투표함을 열어 따져보니, 사전투표는 민주당의 압승이었습니다.


4월 10일과 11일 사전 투표에 응한 유권자는 총 1,159만 명이었습니다. 지역구 선거에서 이들의 정당별 지지를 따져보니, 민주당이 652만 표(56.28%), 미래통합당이 404만 표(34.88%)였습니다. 두 당의 격차가 확연합니다.

4월 15일 본 투표 날에는 유권자 1,701만 명이 투표했는데, 민주당 774만(45.55%), 미래통합당 782만 표(45.98%)였습니다. 본투표 당일 날만 놓고 보면 오히려 통합당이 더 많은 표를 얻은 겁니다.

하지만 사전투표에서 워낙 민주당이 격차를 벌렸기 때문에, 지역구 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결론났습니다.

■ 부산에서도 사전투표는 민주당 승리

통합당이 사전투표에서 민주당을 앞지른 곳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단 3곳, 대구와 경북, 경남뿐입니다. 통합당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경북에선 57.42%로, 민주당의 2배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나머지 한 곳, 부산은 조금 다릅니다.

민주당은 부산에서 4년 전 5석에서 후퇴한, 3석을 얻는 데 그쳤는데, 사전투표에선 51.24%로 46.06%의 통합당을 앞질렀습니다.

하지만 15일 본 투표에선 39.51%를 기록해, 57.20%의 통합당에 뒤졌습니다.


사전투표에선 민주당이 앞섰는데, 15일 본 투표에서 통합당이 다시 민주당을 더 크게 역전하면서, 결국 부산의 판세가 통합당으로 기울었다는 얘깁니다.

통합당이 6석 중 5석을 챙긴 울산, 7석 중 4석을 챙긴 강원에서도 사전투표 득표율은 모두 민주당이 더 높았지만, 본 투표에서 통합당이 더욱 강세를 보이며 승부를 갈랐습니다.

■ 민주 '압승' 서울도 본 투표 득표율은 비슷

서울과 대전, 세종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데는 사전투표의 힘이 컸습니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강남벨트'와 용산 한 곳을 빼고, 대전·세종에선 전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이 두 곳의 사전투표에서 민주당은 60%대, 통합당은 30%대 득표율을 기록해, 20%p가 넘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본 투표에서 두 정당의 득표율은 비슷했습니다. 서울에선 민주당이 48.25%, 통합당이 46.90%를, 대전에선 민주당이 49.04%, 통합당이 48.02%를 기록했습니다.


본 투표 득표율에선 두 정당 차이가 크지 않았으니, 사전투표에서 최종 승부가 갈린 셈입니다.

호남에선 사전투표와 본 투표 모두 민주당 득표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그 와중에도 사전투표에서의득표율이 본 투표보다 더 높았습니다.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지 7년. 갈수록 높아지는 투표율에, 이제 선거의 당락까지 좌우하게 되면서, 사전투표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발걸음이 더 빨라질 것 같습니다.

■ 사전투표 중에서도 '관외'에서 민주당 지지

사전투표 날에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도 투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동작구에 사는 유권자가 직장이 있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투표 가능합니다. 이런 투표를 '관외 투표'라고 합니다.

사전투표 중에서도 관외투표만 따로 떼서 보면 민주당 지지가 더 도드라집니다. 관외사전투표 중에 민주당은 58.93%, 미래통합당은 32.82%를 얻었습니다.

관외투표는 직장에 출근한 이들이 회사 주변 투표소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60대 미만의 경제활동 인구,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가 민주당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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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승부, 사전투표에서 이미 결판
    • 입력 2020-04-22 14:21:00
    • 수정2020-04-22 15:40:40
    취재K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총선 기준으로 28년 만에 최고치인 66.2%를 기록했고,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였습니다. 사전투표율 26.69%로 유권자 4명 중 1명 이상은 투표일 이전에 이미 마음을 정하고, 투표를 마친 셈이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높은 사전 투표율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러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투표함을 열어 따져보니, 사전투표는 민주당의 압승이었습니다.


4월 10일과 11일 사전 투표에 응한 유권자는 총 1,159만 명이었습니다. 지역구 선거에서 이들의 정당별 지지를 따져보니, 민주당이 652만 표(56.28%), 미래통합당이 404만 표(34.88%)였습니다. 두 당의 격차가 확연합니다.

4월 15일 본 투표 날에는 유권자 1,701만 명이 투표했는데, 민주당 774만(45.55%), 미래통합당 782만 표(45.98%)였습니다. 본투표 당일 날만 놓고 보면 오히려 통합당이 더 많은 표를 얻은 겁니다.

하지만 사전투표에서 워낙 민주당이 격차를 벌렸기 때문에, 지역구 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결론났습니다.

■ 부산에서도 사전투표는 민주당 승리

통합당이 사전투표에서 민주당을 앞지른 곳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단 3곳, 대구와 경북, 경남뿐입니다. 통합당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경북에선 57.42%로, 민주당의 2배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나머지 한 곳, 부산은 조금 다릅니다.

민주당은 부산에서 4년 전 5석에서 후퇴한, 3석을 얻는 데 그쳤는데, 사전투표에선 51.24%로 46.06%의 통합당을 앞질렀습니다.

하지만 15일 본 투표에선 39.51%를 기록해, 57.20%의 통합당에 뒤졌습니다.


사전투표에선 민주당이 앞섰는데, 15일 본 투표에서 통합당이 다시 민주당을 더 크게 역전하면서, 결국 부산의 판세가 통합당으로 기울었다는 얘깁니다.

통합당이 6석 중 5석을 챙긴 울산, 7석 중 4석을 챙긴 강원에서도 사전투표 득표율은 모두 민주당이 더 높았지만, 본 투표에서 통합당이 더욱 강세를 보이며 승부를 갈랐습니다.

■ 민주 '압승' 서울도 본 투표 득표율은 비슷

서울과 대전, 세종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데는 사전투표의 힘이 컸습니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강남벨트'와 용산 한 곳을 빼고, 대전·세종에선 전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이 두 곳의 사전투표에서 민주당은 60%대, 통합당은 30%대 득표율을 기록해, 20%p가 넘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본 투표에서 두 정당의 득표율은 비슷했습니다. 서울에선 민주당이 48.25%, 통합당이 46.90%를, 대전에선 민주당이 49.04%, 통합당이 48.02%를 기록했습니다.


본 투표 득표율에선 두 정당 차이가 크지 않았으니, 사전투표에서 최종 승부가 갈린 셈입니다.

호남에선 사전투표와 본 투표 모두 민주당 득표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그 와중에도 사전투표에서의득표율이 본 투표보다 더 높았습니다.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지 7년. 갈수록 높아지는 투표율에, 이제 선거의 당락까지 좌우하게 되면서, 사전투표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발걸음이 더 빨라질 것 같습니다.

■ 사전투표 중에서도 '관외'에서 민주당 지지

사전투표 날에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도 투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동작구에 사는 유권자가 직장이 있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투표 가능합니다. 이런 투표를 '관외 투표'라고 합니다.

사전투표 중에서도 관외투표만 따로 떼서 보면 민주당 지지가 더 도드라집니다. 관외사전투표 중에 민주당은 58.93%, 미래통합당은 32.82%를 얻었습니다.

관외투표는 직장에 출근한 이들이 회사 주변 투표소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60대 미만의 경제활동 인구,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가 민주당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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