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여 년 전 불경 목판에 새겨진 ‘어머니 은혜’

입력 2020.05.09 (06:49) 수정 2020.05.0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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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버지 중심인 유교의 효 사상과 달리 불교에서는 어머니의 은혜를 강조하는 경전들이 많은데요.

이런 내용이 담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목판이 어버이 날을 맞아 충남 아산의 한 사찰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최선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50여 년의 세월을 견뎌낸 검은 목판...

조선 명종 때 제작된 것으로, 불교 경전인 '부모은중경'을 우리 말로 풀어, 그 가운데 어머니의 은혜 10가지를 새긴 목판입니다.

널리 알려진 '회건취습은(廻乾就濕恩)'.

'어머니 자신은 진 자리에, 자식은 마른자리에 눕히신다는 어머니의 은혜'를 뜻하는 구절로 1930년대 가곡 '어머니의 마음' 가사로도 사용됐습니다.

쓴 음식은 자신이 삼키고 단 음식은 다시 뱉어 자식에게 주는 옛 어머니의 모습을 그림과 함께 표현했습니다.

충남 아산의 세심사는 이 목판을 어버이날을 맞아 일반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이영숙/아산시 염치읍 : "저희 부모들 입장에서는 자식이 멀리 집을 떠나 나가 있으면 밤이나 낮이나 걱정하는 마음이 항상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이 가장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오응성이 1545년 한글로 옮긴 경전을 불교 신도 15명이 판각한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동종의 목판 중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또, 임진왜란 이전 언해본의 판각 형태를 알 수 있어 보물 1960호로도 지정됐습니다.

조선시대 가부장적인 효 문화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지해 스님/아산 세심사 주지 : "'효충'이라고 개인적으로 해석을 해봤어요. 부모에게 효도하고 잘 지내면 사회적인 안정, 가정의 안정 그렇죠? 그러면 그게 나라에 충성하는 거 아닐까요."]

세심사 측은 '부모은중경' 목판을 전시하는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효의 의미를 되새기는 문화제도 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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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0여 년 전 불경 목판에 새겨진 ‘어머니 은혜’
    • 입력 2020-05-09 07:05:53
    • 수정2020-05-09 07: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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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버지 중심인 유교의 효 사상과 달리 불교에서는 어머니의 은혜를 강조하는 경전들이 많은데요.

이런 내용이 담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목판이 어버이 날을 맞아 충남 아산의 한 사찰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최선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50여 년의 세월을 견뎌낸 검은 목판...

조선 명종 때 제작된 것으로, 불교 경전인 '부모은중경'을 우리 말로 풀어, 그 가운데 어머니의 은혜 10가지를 새긴 목판입니다.

널리 알려진 '회건취습은(廻乾就濕恩)'.

'어머니 자신은 진 자리에, 자식은 마른자리에 눕히신다는 어머니의 은혜'를 뜻하는 구절로 1930년대 가곡 '어머니의 마음' 가사로도 사용됐습니다.

쓴 음식은 자신이 삼키고 단 음식은 다시 뱉어 자식에게 주는 옛 어머니의 모습을 그림과 함께 표현했습니다.

충남 아산의 세심사는 이 목판을 어버이날을 맞아 일반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이영숙/아산시 염치읍 : "저희 부모들 입장에서는 자식이 멀리 집을 떠나 나가 있으면 밤이나 낮이나 걱정하는 마음이 항상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이 가장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오응성이 1545년 한글로 옮긴 경전을 불교 신도 15명이 판각한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동종의 목판 중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또, 임진왜란 이전 언해본의 판각 형태를 알 수 있어 보물 1960호로도 지정됐습니다.

조선시대 가부장적인 효 문화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지해 스님/아산 세심사 주지 : "'효충'이라고 개인적으로 해석을 해봤어요. 부모에게 효도하고 잘 지내면 사회적인 안정, 가정의 안정 그렇죠? 그러면 그게 나라에 충성하는 거 아닐까요."]

세심사 측은 '부모은중경' 목판을 전시하는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효의 의미를 되새기는 문화제도 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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