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술이 없어도, 술이 있어도 문제…코로나 속 ‘술 딜레마’

입력 2020.05.14 (10:48) 수정 2020.05.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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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격리 생활이 길어지며 술 수요는 폭증했지만 맥주 생산이 중단돼 일부 국가에선 암시장까지 형성됐는데요.

봉쇄가 풀리자 이번엔 음주 사고와 술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술이 없어도 문제, 있어도 문제인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한낮의 따뜻한 봄기운을 술 한잔과 함께 만끽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회포를 풀기도 하는데요.

이번 주부터 식당 등에 영업을 허용하며 봉쇄 완화에 들어간 유럽에선 식당 야외 테이블마다 간절했던 맥주 한 잔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습니다.

[페트르 세드락/체코 시민 : "밖에 나와 앉아 맥주와 음식을 즐기며 쉴 수 있어 행복합니다. 금지령이 해제되어 매우 기쁩니다."]

코로나19 봉쇄령 동안 술 판매가 금지됐던 인도와 태국 등에서도 최근 판매가 재개됐는데요.

얼마나 술이 고팠던지 경쟁적인 사재기와 소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선 주류 판매점마다 술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는데요.

술에 70% 세금까지 매겼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태국의 대형 마트에선 박스에 담긴 맥주를 사기 위해 밀치고, 비집는 쟁탈전까지 벌어졌습니다.

태국 정부는 술을 파는 가게들이 거리 두기와 같은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다시 술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금지령이 내려졌던 국가들에선 교통사고와 가정폭력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부수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엄격한 음주 금지가 역효과를 낳기도 했는데요.

스리랑카에서는 가정에서 밀주를 만들기 시작했고, 베트남에선 금주령을 풀린 지난 황금연휴 기간 동안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급증했습니다.

술집과 식당 등이 문을 닫으면서 판로가 끊긴 맥주 생산 업계도 비상입니다.

신선도와 품질을 오래 유지할 수 없어 폐기하거나, 아예 가동을 중단한 업체들이 많은데요.

[아돌프 샤프/독일 맥주 생산자 협회 회장 :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파산할 거예요."]

멕시코에선 당국의 명령에 따라 한 달 넘게 맥주 공장의 생산이 중단된 상탭니다.

한동안은 쌓여있는 재고로 판매할 수 있었지만 중단이 길어지자 시중에서 맥주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편의점과 슈퍼의 맥주 냉장고가 텅 비었는데요.

가동 중단 소식에 맥주 사재기가 벌어졌고, 미리 맥주를 빼돌렸다가 비싼 값에 되파는 암시장도 생겨났습니다.

[호르헤 푸엔테/멕시코 편의점 직원 : "품질과 관계없이 맥주가 없어 걱정입니다. 멕시코 전역에서 맥주를 구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는 술 판매량이 전년 대비 291%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와 격리 생활의 무료함을 술로 풀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제롬/미국 학생 : "격리 기간의 스트레스 완화에 와인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국민이 원해도 음주는 감염병에 악재밖에 안 돼 각국 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알코올은 몸의 면역체계를 손상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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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4 10:49:04
    • 수정2020-05-14 11:05:29
    지구촌뉴스
[앵커]

격리 생활이 길어지며 술 수요는 폭증했지만 맥주 생산이 중단돼 일부 국가에선 암시장까지 형성됐는데요.

봉쇄가 풀리자 이번엔 음주 사고와 술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술이 없어도 문제, 있어도 문제인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한낮의 따뜻한 봄기운을 술 한잔과 함께 만끽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회포를 풀기도 하는데요.

이번 주부터 식당 등에 영업을 허용하며 봉쇄 완화에 들어간 유럽에선 식당 야외 테이블마다 간절했던 맥주 한 잔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습니다.

[페트르 세드락/체코 시민 : "밖에 나와 앉아 맥주와 음식을 즐기며 쉴 수 있어 행복합니다. 금지령이 해제되어 매우 기쁩니다."]

코로나19 봉쇄령 동안 술 판매가 금지됐던 인도와 태국 등에서도 최근 판매가 재개됐는데요.

얼마나 술이 고팠던지 경쟁적인 사재기와 소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선 주류 판매점마다 술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는데요.

술에 70% 세금까지 매겼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태국의 대형 마트에선 박스에 담긴 맥주를 사기 위해 밀치고, 비집는 쟁탈전까지 벌어졌습니다.

태국 정부는 술을 파는 가게들이 거리 두기와 같은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다시 술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금지령이 내려졌던 국가들에선 교통사고와 가정폭력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부수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엄격한 음주 금지가 역효과를 낳기도 했는데요.

스리랑카에서는 가정에서 밀주를 만들기 시작했고, 베트남에선 금주령을 풀린 지난 황금연휴 기간 동안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급증했습니다.

술집과 식당 등이 문을 닫으면서 판로가 끊긴 맥주 생산 업계도 비상입니다.

신선도와 품질을 오래 유지할 수 없어 폐기하거나, 아예 가동을 중단한 업체들이 많은데요.

[아돌프 샤프/독일 맥주 생산자 협회 회장 :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파산할 거예요."]

멕시코에선 당국의 명령에 따라 한 달 넘게 맥주 공장의 생산이 중단된 상탭니다.

한동안은 쌓여있는 재고로 판매할 수 있었지만 중단이 길어지자 시중에서 맥주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편의점과 슈퍼의 맥주 냉장고가 텅 비었는데요.

가동 중단 소식에 맥주 사재기가 벌어졌고, 미리 맥주를 빼돌렸다가 비싼 값에 되파는 암시장도 생겨났습니다.

[호르헤 푸엔테/멕시코 편의점 직원 : "품질과 관계없이 맥주가 없어 걱정입니다. 멕시코 전역에서 맥주를 구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는 술 판매량이 전년 대비 291%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와 격리 생활의 무료함을 술로 풀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제롬/미국 학생 : "격리 기간의 스트레스 완화에 와인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국민이 원해도 음주는 감염병에 악재밖에 안 돼 각국 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알코올은 몸의 면역체계를 손상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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