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中서 잊혀진 ‘천안문 사태’…홍콩 운명은?

입력 2020.06.04 (20:34) 수정 2020.06.0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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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유혈 진압당한 사건, 중국의 천안문 사태가 오늘로 31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중국에선 홍콩에서만 유일하게 이날을 추모하는 행사를 이어 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당국이 금지했습니다.

베이징 연결합니다.

최영은 특파원, 홍콩 시민들, 당국의 금지에도 추모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인데, 현재 홍콩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녁이 되면서 홍콩 곳곳에서 촛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현지시각 8시 9분에 1989년 천안문 사태를 추념하는 묵념도 올릴 예정입니다.

오늘 추념식은 예년과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지난해 18만 명이 함께 모였는데, 오늘은 삼삼오오 흩어져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홍콩 경찰이 집회를 불허하면서 8명 이상 모이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위반하는 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내 곳곳에 경찰이 3천여 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은 8명 이하씩이라도 동일한 목적 아래 대거 모인 것은 안 된다고 경고한 상태여서 충돌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앵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이 속도를 내는 상황인 만큼, 중국 중앙정부가 오늘 집회에 어떻게 대응할지 더 주목되는데요?

[기자]

캐리 람 행정장관, 베이징에 다녀왔다 오늘 홍콩으로 복귀했습니다.

최고 지도부 만나서 보안법에 대해 강력한 지지 의견 전달했습니다.

이 자리에 홍콩에선 크리스탕 경찰청장, 중국에선 자오커즈 공안부장 등이 배석했는데요.

홍콩의 반중 움직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 : "국가안보를 지키는 법을 제정하는 것은 한 나라의 합법적 관할권 안에 있습니다. 홍콩과 중국을 위한 보호조치를 왜 반대하고 비난하고 제재를 가해야 합니까?"]

천안문 추념 집회가 중국에선 유일하게 홍콩에서 해마다 열려왔던 만큼, 일국양제 즉 한 나라 두 체제를 상징하는 행사로도 여겨졌는데요.

그래서 보안법 시행 전부터 이런 상황이면 시행 이후엔 더 이상의 천안문 추념 집회는 어려울 것으로 홍콩 사람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 특파원이 있는 베이징은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중국 본토는 그야말로 숨죽인 하루였습니다.

천안문 광장 일대는 사복 경찰에 경찰견까지 등장해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관람객들 가방도 일일이 열어 보는 등 경계가 한층 높아졌고요.

외신기자들은 취재 목적이 아니어도 사전 허가 없이는 천안문 광장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에서 천안문 사태 관련 보도는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천안문 사태'는 금기어로,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6.4 검색도 차단돼 있습니다.

[앵커]

중국과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미국은 천안문 기념일을 계기로 다시 중국을 압박하고 있죠?

[기자]

네. 미국은 자국 내 반 인종차별 시위를 강경 진압했다가 중국으로부터 역공을 받고 있는데요.

천안문 31주기를 계기로 대중국 압박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천안문 시위 당시의 주역들과 전격 면담하고 국무부는 당시 유혈 진압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타이완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SNS에 "중국은 1년에 364일만 있는 나라다"라고 비판하고, 홍콩 민주 진영에 대한 지지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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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4 20:37:25
    • 수정2020-06-04 21:08:06
    글로벌24
[앵커]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유혈 진압당한 사건, 중국의 천안문 사태가 오늘로 31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중국에선 홍콩에서만 유일하게 이날을 추모하는 행사를 이어 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당국이 금지했습니다.

베이징 연결합니다.

최영은 특파원, 홍콩 시민들, 당국의 금지에도 추모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인데, 현재 홍콩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녁이 되면서 홍콩 곳곳에서 촛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현지시각 8시 9분에 1989년 천안문 사태를 추념하는 묵념도 올릴 예정입니다.

오늘 추념식은 예년과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지난해 18만 명이 함께 모였는데, 오늘은 삼삼오오 흩어져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홍콩 경찰이 집회를 불허하면서 8명 이상 모이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위반하는 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내 곳곳에 경찰이 3천여 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은 8명 이하씩이라도 동일한 목적 아래 대거 모인 것은 안 된다고 경고한 상태여서 충돌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앵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이 속도를 내는 상황인 만큼, 중국 중앙정부가 오늘 집회에 어떻게 대응할지 더 주목되는데요?

[기자]

캐리 람 행정장관, 베이징에 다녀왔다 오늘 홍콩으로 복귀했습니다.

최고 지도부 만나서 보안법에 대해 강력한 지지 의견 전달했습니다.

이 자리에 홍콩에선 크리스탕 경찰청장, 중국에선 자오커즈 공안부장 등이 배석했는데요.

홍콩의 반중 움직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 : "국가안보를 지키는 법을 제정하는 것은 한 나라의 합법적 관할권 안에 있습니다. 홍콩과 중국을 위한 보호조치를 왜 반대하고 비난하고 제재를 가해야 합니까?"]

천안문 추념 집회가 중국에선 유일하게 홍콩에서 해마다 열려왔던 만큼, 일국양제 즉 한 나라 두 체제를 상징하는 행사로도 여겨졌는데요.

그래서 보안법 시행 전부터 이런 상황이면 시행 이후엔 더 이상의 천안문 추념 집회는 어려울 것으로 홍콩 사람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 특파원이 있는 베이징은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중국 본토는 그야말로 숨죽인 하루였습니다.

천안문 광장 일대는 사복 경찰에 경찰견까지 등장해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관람객들 가방도 일일이 열어 보는 등 경계가 한층 높아졌고요.

외신기자들은 취재 목적이 아니어도 사전 허가 없이는 천안문 광장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에서 천안문 사태 관련 보도는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천안문 사태'는 금기어로,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6.4 검색도 차단돼 있습니다.

[앵커]

중국과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미국은 천안문 기념일을 계기로 다시 중국을 압박하고 있죠?

[기자]

네. 미국은 자국 내 반 인종차별 시위를 강경 진압했다가 중국으로부터 역공을 받고 있는데요.

천안문 31주기를 계기로 대중국 압박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천안문 시위 당시의 주역들과 전격 면담하고 국무부는 당시 유혈 진압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타이완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SNS에 "중국은 1년에 364일만 있는 나라다"라고 비판하고, 홍콩 민주 진영에 대한 지지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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