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 파기 위기…군비통제 노력 원점되나

입력 2020.06.19 (12:19) 수정 2020.06.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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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의 군사 행동 위협으로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였던 '9·19 군사합의'도 파기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에서 재래식 군비통제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어 군 당국의 고민이 깊습니다.

윤봄이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8년 11월 20일, 군사분계선 너머 북측 GP 10곳이 폭파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는 정반대 의미, 대결이 아닌 공존의 상징이었습니다.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은 GP 22곳을 시범 철수하고 상호 검증까지 마쳤습니다.

[북한군/2018년 12월/GP 철수 상호 검증 당시 : "몽땅 다 통째로 들어내니까, 이거 보십시오, 폭풍에 이 큰 나무도 이거 다 아래로 널브러져 있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경비병이 차던 권총이 사라진 것도, DMZ 내에서 유해발굴을 위해 남북이 함께 지뢰를 제거한 것도 9·19 군사합의 결과였습니다.

또, 완충 구역을 설정해 포병 사격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단하고 함포, 해안포 실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금지했습니다.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서 북한 무인기 침투도 중단됐습니다.

병력의 배치와 운용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정전 이후 60여 년간 진전이 없던 재래식 군비통제를 시작했던 겁니다.

[이상철/9·19 군사합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지난해 9월 : "비핵화, 평화체제, 군비통제가 포괄적으로 동시에 진전된다는 것을 공감대를 형성을 한 바탕에서 9·19군사합의가 나왔다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북한군이 예고한 대로 9·19 군사합의를 무력화한다면, 군비통제 노력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군 당국은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별 대응책을 마련해둔 상태입니다.

북한군이 군사합의를 위반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하는 게 원칙인데, 상황에 따라서는 군사합의의 틀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부담도 큽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똑같이 대응하면) 9.19 군사합의 이전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것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뿐만 아니라 남북한 모두 손실,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군 당국의 고민을 반영한 정경두 국방장관은 북한을 향해 강력 대응을 경고하면서도 9.19 군사합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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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9 군사합의 파기 위기…군비통제 노력 원점되나
    • 입력 2020-06-19 12:23:55
    • 수정2020-06-19 13:00:50
    뉴스 12
[앵커]

최근 북한의 군사 행동 위협으로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였던 '9·19 군사합의'도 파기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에서 재래식 군비통제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어 군 당국의 고민이 깊습니다.

윤봄이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8년 11월 20일, 군사분계선 너머 북측 GP 10곳이 폭파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는 정반대 의미, 대결이 아닌 공존의 상징이었습니다.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은 GP 22곳을 시범 철수하고 상호 검증까지 마쳤습니다.

[북한군/2018년 12월/GP 철수 상호 검증 당시 : "몽땅 다 통째로 들어내니까, 이거 보십시오, 폭풍에 이 큰 나무도 이거 다 아래로 널브러져 있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경비병이 차던 권총이 사라진 것도, DMZ 내에서 유해발굴을 위해 남북이 함께 지뢰를 제거한 것도 9·19 군사합의 결과였습니다.

또, 완충 구역을 설정해 포병 사격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단하고 함포, 해안포 실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금지했습니다.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서 북한 무인기 침투도 중단됐습니다.

병력의 배치와 운용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정전 이후 60여 년간 진전이 없던 재래식 군비통제를 시작했던 겁니다.

[이상철/9·19 군사합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지난해 9월 : "비핵화, 평화체제, 군비통제가 포괄적으로 동시에 진전된다는 것을 공감대를 형성을 한 바탕에서 9·19군사합의가 나왔다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북한군이 예고한 대로 9·19 군사합의를 무력화한다면, 군비통제 노력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군 당국은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별 대응책을 마련해둔 상태입니다.

북한군이 군사합의를 위반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하는 게 원칙인데, 상황에 따라서는 군사합의의 틀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부담도 큽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똑같이 대응하면) 9.19 군사합의 이전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것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뿐만 아니라 남북한 모두 손실,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군 당국의 고민을 반영한 정경두 국방장관은 북한을 향해 강력 대응을 경고하면서도 9.19 군사합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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