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햄토리’와 ‘해리포터’가 등장한 태국 민주화 시위

입력 2020.08.21 (10:48) 수정 2020.08.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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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태국의 민주화 시위 현장에 인기 대중문화 캐릭터들이 등장했습니다.

10대와 20대, 젊은 층이 주축인 시위인 만큼 이색 시위의 의미와 귀추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인기 대중문화를 접한 태국의 민주화 시위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10대와 20대, 젊은 층이 주축인 만큼 색다른 저항의 모습으로 주목받고 있는 건데요.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은 '세 손가락 경례'입니다.

영화 헝거 게임에 등장한 제스처인데요.

독재 체제에 반대하고 대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저항한다는 의미입니다.

조회 시간 '세 손가락 경례'를 선보인 고등학생들의 모습은 SNS를 타고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반정부 집회를 지지하는 의미로 흰 리본을 달고 등교하는 모습도 잇따라 눈에 띄고 있습니다.

[시위 지지 고등학생 :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두렵지 않나요?) 두렵지 않습니다. 지금은 두려워할 때가 아닙니다."]

국내에서 '햄토리'로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등장했습니다.

주제가를 정부 비판 가사로 개사해 부르며 햄스터처럼 줄지어 원을 돌며 시위를 벌인 건데요.

[프라판 무아치앙카/학생 시위대 : "독재에 맞서 항의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우리의 권리는 너무 오랫동안 억압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소설 '해리포터'를 주제로 한 집회도 열렸습니다.

자신들을 '민주주의 마법사'라고 칭한 참가자들은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분장하거나 마법 봉을 들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주최 측은 이 같은 이색 시위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사라와리 타나키위불포/시위 주최자 : "해리포터를 주제로 한 시위는 팬들로 하여금 태국 시위에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한 달 넘게 거리를 지키고 있는 시위대는 3가지 요구 사항을 외치고 있습니다.

의회 해산과 총리 퇴진, 군부 제정 헌법 개정과 반정부 인사 탄압 금지 등입니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현 총리가 지난해 개헌으로 재집권한 뒤 올해 2월 야당을 강제 해산시켰습니다.

이에 목소리를 높인 반정부 활동가들이 실종되기도 했는데요.

결정적으로 지난달 재벌 3세에 대한 '뺑소니 사건 봐주기 스캔들'이 터지며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타나톤 위타야벤창/학생 시위대 : "시위를 이어가는 이유는 3가지 요구사항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더는 국민들을 괴롭히지 말고 의회를 해산하고, 헌법을 개정하십시오."]

이번 시위는 현 정부를 용인한 왕실에 대한 개혁을 촉구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입헌군주제인 태국에서 왕실을 모독하면 최고 15년의 직영형을 받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왕실이라고 해서 비판의 대상에서 예외가 되란 법은 없다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선 사회 전반에 오랫동안 누적됐던 군주제에 대한 불만이 마침내 터져 나온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용유트 트리랏/시위 참가 학생 : "이웃 나라들을 보세요.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자신들의 왕을 무너뜨렸는데요. 왕정이 무너진 미얀마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세요."]

시위대의 거센 분노에 태국 당국은 반정부 인사를 잇따라 체포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들은 태국의 민주주의 시위를 보도하며 정부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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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햄토리’와 ‘해리포터’가 등장한 태국 민주화 시위
    • 입력 2020-08-21 10:53:16
    • 수정2020-08-21 11:09:14
    지구촌뉴스
[앵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태국의 민주화 시위 현장에 인기 대중문화 캐릭터들이 등장했습니다.

10대와 20대, 젊은 층이 주축인 시위인 만큼 이색 시위의 의미와 귀추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인기 대중문화를 접한 태국의 민주화 시위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10대와 20대, 젊은 층이 주축인 만큼 색다른 저항의 모습으로 주목받고 있는 건데요.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은 '세 손가락 경례'입니다.

영화 헝거 게임에 등장한 제스처인데요.

독재 체제에 반대하고 대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저항한다는 의미입니다.

조회 시간 '세 손가락 경례'를 선보인 고등학생들의 모습은 SNS를 타고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반정부 집회를 지지하는 의미로 흰 리본을 달고 등교하는 모습도 잇따라 눈에 띄고 있습니다.

[시위 지지 고등학생 :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두렵지 않나요?) 두렵지 않습니다. 지금은 두려워할 때가 아닙니다."]

국내에서 '햄토리'로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등장했습니다.

주제가를 정부 비판 가사로 개사해 부르며 햄스터처럼 줄지어 원을 돌며 시위를 벌인 건데요.

[프라판 무아치앙카/학생 시위대 : "독재에 맞서 항의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우리의 권리는 너무 오랫동안 억압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소설 '해리포터'를 주제로 한 집회도 열렸습니다.

자신들을 '민주주의 마법사'라고 칭한 참가자들은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분장하거나 마법 봉을 들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주최 측은 이 같은 이색 시위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사라와리 타나키위불포/시위 주최자 : "해리포터를 주제로 한 시위는 팬들로 하여금 태국 시위에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한 달 넘게 거리를 지키고 있는 시위대는 3가지 요구 사항을 외치고 있습니다.

의회 해산과 총리 퇴진, 군부 제정 헌법 개정과 반정부 인사 탄압 금지 등입니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현 총리가 지난해 개헌으로 재집권한 뒤 올해 2월 야당을 강제 해산시켰습니다.

이에 목소리를 높인 반정부 활동가들이 실종되기도 했는데요.

결정적으로 지난달 재벌 3세에 대한 '뺑소니 사건 봐주기 스캔들'이 터지며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타나톤 위타야벤창/학생 시위대 : "시위를 이어가는 이유는 3가지 요구사항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더는 국민들을 괴롭히지 말고 의회를 해산하고, 헌법을 개정하십시오."]

이번 시위는 현 정부를 용인한 왕실에 대한 개혁을 촉구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입헌군주제인 태국에서 왕실을 모독하면 최고 15년의 직영형을 받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왕실이라고 해서 비판의 대상에서 예외가 되란 법은 없다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선 사회 전반에 오랫동안 누적됐던 군주제에 대한 불만이 마침내 터져 나온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용유트 트리랏/시위 참가 학생 : "이웃 나라들을 보세요.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자신들의 왕을 무너뜨렸는데요. 왕정이 무너진 미얀마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세요."]

시위대의 거센 분노에 태국 당국은 반정부 인사를 잇따라 체포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들은 태국의 민주주의 시위를 보도하며 정부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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