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다시 만나는 음악”…소프라노 박혜상 인터뷰

입력 2020.09.05 (00:01) 수정 2020.09.0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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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있는 유럽에서도 간간이 공연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요.

전설적인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의 일곱가지 죽음'이라는 오페라가 이번 주 독일에서 초연됐습니다.

여기에 한국인 오페라 가수가 주역으로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소프라노 박혜상 씨입니다.

지난 달 잠시 한국을 찾았는데, 양영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성악가 박혜상.

박혜상은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하는 국제성악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세계적으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고, 올해는 주인공 데뷔를 앞두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연기되며 잠시 고국을 찾았습니다.

[박혜상/소프라노·오페라 가수 : "많은 공연들이 취소가 돼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럴 때 누군가가 저의 노래를 들어 주신다는 생각은 진짜 기분이 좋은 일이고 또 너무 감사한 일이고... 그 와중에 음악을 이렇게 하는구나..."]

박혜상은 세계무대에 서면 설수록 '한국인다움'을 놓지 않는 게 큰 힘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는데요.

["외국인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더 외국인인 척 할수록 제 자신을 잃어가는 것을 굉장히 많이 느꼈거든요. 내 모습을 더 진솔하게 풀어낼수록 사람들은 더 이상 인종과 종교와 그런 것들에 치우치지 않고 '나'라는 사람을 굉장히 독립적으로 봐준다는 걸 저는 배웠거든요."]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건네고픈 선물도, 우리 가곡을 골랐습니다.

올해 박혜상에겐 경사가 많았는데요,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에게만 러브콜을 한다는 클래식 음반회사 ‘도이체 그라모폰'과 전속계약을 맺은 겁니다.

[박혜상/소프라노·오페라 가수 : "아주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그런 단계인 것 같아요, 제가 찾은 지금 상황의 답은 열심히 하자예요. 누가 어떻게 기억하는지는 제가 어떻게 지금 노력해서 갈고 닦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에 달렸지 않나..."]

서울대와 미국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하고 월드 스타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막상 국내 무대에 자주 서지 못 하는 아쉬움도 내비쳤습니다.

["외국은 계획을 되게 일찍 하거든요, 제 공연이나 그런 것도 2023년~2024년 시즌까지다 생겼고 그래서 연주가 다 차버리면 갑자기 (들어)오기가 좀 쉽지 않아요."]

지금과 같은 코로나 위기 속 음악의 힘도 강조했습니다.

["세계 전쟁이 있었을 당시 극장이 완전히 폭파돼서 무너졌었는데 전쟁이 끝난 직후 시민들이 모든 사인을 해서 올린 게 오페라 극장을 다시 세워달라는 청원이었거든요, 나라에... 그만큼 정말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사람들이 필요했던 것은 음악이었던 것 같아요."]

독일 뮌헨에서 이번 주 마리아 칼라스를 기리는 프로젝트 세계 초연에 참가 중인 박혜상은 오는 11월 '아이엠헤라'라는 신보로 다시 고국을 찾을 예정입니다.

KBS 뉴스 양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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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5 00:03:11
    • 수정2020-09-05 0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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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있는 유럽에서도 간간이 공연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요.

전설적인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의 일곱가지 죽음'이라는 오페라가 이번 주 독일에서 초연됐습니다.

여기에 한국인 오페라 가수가 주역으로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소프라노 박혜상 씨입니다.

지난 달 잠시 한국을 찾았는데, 양영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성악가 박혜상.

박혜상은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하는 국제성악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세계적으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고, 올해는 주인공 데뷔를 앞두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연기되며 잠시 고국을 찾았습니다.

[박혜상/소프라노·오페라 가수 : "많은 공연들이 취소가 돼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럴 때 누군가가 저의 노래를 들어 주신다는 생각은 진짜 기분이 좋은 일이고 또 너무 감사한 일이고... 그 와중에 음악을 이렇게 하는구나..."]

박혜상은 세계무대에 서면 설수록 '한국인다움'을 놓지 않는 게 큰 힘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는데요.

["외국인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더 외국인인 척 할수록 제 자신을 잃어가는 것을 굉장히 많이 느꼈거든요. 내 모습을 더 진솔하게 풀어낼수록 사람들은 더 이상 인종과 종교와 그런 것들에 치우치지 않고 '나'라는 사람을 굉장히 독립적으로 봐준다는 걸 저는 배웠거든요."]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건네고픈 선물도, 우리 가곡을 골랐습니다.

올해 박혜상에겐 경사가 많았는데요,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에게만 러브콜을 한다는 클래식 음반회사 ‘도이체 그라모폰'과 전속계약을 맺은 겁니다.

[박혜상/소프라노·오페라 가수 : "아주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그런 단계인 것 같아요, 제가 찾은 지금 상황의 답은 열심히 하자예요. 누가 어떻게 기억하는지는 제가 어떻게 지금 노력해서 갈고 닦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에 달렸지 않나..."]

서울대와 미국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하고 월드 스타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막상 국내 무대에 자주 서지 못 하는 아쉬움도 내비쳤습니다.

["외국은 계획을 되게 일찍 하거든요, 제 공연이나 그런 것도 2023년~2024년 시즌까지다 생겼고 그래서 연주가 다 차버리면 갑자기 (들어)오기가 좀 쉽지 않아요."]

지금과 같은 코로나 위기 속 음악의 힘도 강조했습니다.

["세계 전쟁이 있었을 당시 극장이 완전히 폭파돼서 무너졌었는데 전쟁이 끝난 직후 시민들이 모든 사인을 해서 올린 게 오페라 극장을 다시 세워달라는 청원이었거든요, 나라에... 그만큼 정말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사람들이 필요했던 것은 음악이었던 것 같아요."]

독일 뮌헨에서 이번 주 마리아 칼라스를 기리는 프로젝트 세계 초연에 참가 중인 박혜상은 오는 11월 '아이엠헤라'라는 신보로 다시 고국을 찾을 예정입니다.

KBS 뉴스 양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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