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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찾는 최종건 차관…비건과 무슨 이야기 나눌까
입력 2020.09.07 (17:05) 취재K
靑 출신 외교차관-비건 부장관…미국서 첫 대면

최종건 신임 외교부 1차관이 조만간 미국을 찾습니다. 대화 상대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기 위해섭니다. 지난 2일, 최 차관 취임 뒤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나눈 두 사람은 가능한 빨리 직접 만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외교부는 아직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주 안에 미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면담에서 최 차관은 비건 부장관과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착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국 대선 뒤로 미뤄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문제, 북핵 협상 등 양국 현안 등이 두루 논의될 텐데요. 신임 한국 외교차관과 미국 외교차관 사이의 상견례 성격 만남인 만큼, 특정 의제를 깊게 파고들기보다는 포괄적 의견 교환이 이뤄질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다만 최 차관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비서관 등을 지낸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인사인 만큼, 형식적 상견례 이상의 대화가 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최 차관은 청와대 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맡고 있던 지난 2월에도 미국을 다녀온 적 있는데요. "북미 대화만 쳐다볼 게 아니라 남북 간에도 최대한 협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독자적 남북 협력 의지를 강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최 차관이 극비리에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나고 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겁니다.

당시 최 차관은 미국 정부 인사들에게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남북 관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고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대북 정책 조율은 최 차관의 직속 업무가 아닙니다. 북핵 협상과 대북 정책은 외교부 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총괄합니다. 외교부 1차관의 업무는 외교부 조직 관리와 미·중·일 등 주요 양자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자리가 달라진 만큼, 논의 주제와 접근 방식도 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美, 노골적 中 '경계'…韓, 복잡해진 '셈법'

특히 주목되는 건 비건 부장관이 최 차관에게 미국의 '쿼드 플러스' 구상을 설명하고 한국의 동참을 요청할 경우입니다. 쿼드 플러스란 미국·일본·호주·인도의 기존 4각 협력체 '쿼드(Quad)'에 한국과 뉴질랜드 등을 더해 공식 국제기구로 확대하겠다는 비건 부장관의 구상을 말합니다. 이들 나라가 다 모이면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협력체 성격을 띱니다. 꼭 쿼드 플러스가 아니라도, 미국이 추진하는 다른 중국 견제 구상에 지지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대중(對中) 전선에 동맹국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여러 차례 한국을 언급해 왔습니다.

(▶ 바로 가기 : 폼페이오, ‘중국 견제’ 동맹협력 강조하며 한국도 연이어 언급(2020.09.04.)
美, LG유플러스에 “화웨이 바꿔라” 직격 (2020.07.23.))


차관 취임 13일째가 되던 지난달 31일, 최 차관은 기자들을 만나 자신이 '동맹파'가 아닌 '자주파'라는 평가는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교 현실에서 보면 어느 상황에서도 극단의 선택을 강요받지 않는다', '한미동맹을 견고히 유지하기로 한 데 대해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나 저나 이견은 없었다'는 말도 했습니다. 같은 날 해리스 대사를 만나 50분 동안 대화를 나눈 걸 두고 한 말입니다.

외교부 차관이 된 뒤 첫 외부 인사 면담 일정으로 해리스 대사를 만난 건데, "여러 현안에 대해선 청와대 있을 때 이미 미국 측과 많이 교감했기 때문에 다시 반복한 건 아니었다", "앞으로 한미가 매우 투명하게 소통해나가자고 의견을 나눴다"고도 했습니다.

일주일 뒤인 오늘(7일), 최 차관은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와 싱하이밍 주한 주중대사를 잇따라 만났습니다. 해리스 대사 면담과 일주일가량 일정 차이가 나는 데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최 차관 일정 등을 고려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면담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최 차관에 대한 취임 축하와 함께 양국 현안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상견례 성격의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스로 '자주파'라는 평가는 부인했지만, 최 차관 앞에는 여전히 '핵심' 혹은 '실세'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취임 이후 최 차관의 행보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데에도 이런 평가가 작용했을 겁니다. 이제 외교차관으로서 첫 해외 출장길에 오르게 된 최 차관.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입니다.
  • 미국 찾는 최종건 차관…비건과 무슨 이야기 나눌까
    • 입력 2020-09-07 17:05:40
    취재K
靑 출신 외교차관-비건 부장관…미국서 첫 대면

최종건 신임 외교부 1차관이 조만간 미국을 찾습니다. 대화 상대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기 위해섭니다. 지난 2일, 최 차관 취임 뒤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나눈 두 사람은 가능한 빨리 직접 만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외교부는 아직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주 안에 미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면담에서 최 차관은 비건 부장관과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착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국 대선 뒤로 미뤄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문제, 북핵 협상 등 양국 현안 등이 두루 논의될 텐데요. 신임 한국 외교차관과 미국 외교차관 사이의 상견례 성격 만남인 만큼, 특정 의제를 깊게 파고들기보다는 포괄적 의견 교환이 이뤄질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다만 최 차관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비서관 등을 지낸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인사인 만큼, 형식적 상견례 이상의 대화가 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최 차관은 청와대 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맡고 있던 지난 2월에도 미국을 다녀온 적 있는데요. "북미 대화만 쳐다볼 게 아니라 남북 간에도 최대한 협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독자적 남북 협력 의지를 강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최 차관이 극비리에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나고 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겁니다.

당시 최 차관은 미국 정부 인사들에게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남북 관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고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대북 정책 조율은 최 차관의 직속 업무가 아닙니다. 북핵 협상과 대북 정책은 외교부 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총괄합니다. 외교부 1차관의 업무는 외교부 조직 관리와 미·중·일 등 주요 양자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자리가 달라진 만큼, 논의 주제와 접근 방식도 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美, 노골적 中 '경계'…韓, 복잡해진 '셈법'

특히 주목되는 건 비건 부장관이 최 차관에게 미국의 '쿼드 플러스' 구상을 설명하고 한국의 동참을 요청할 경우입니다. 쿼드 플러스란 미국·일본·호주·인도의 기존 4각 협력체 '쿼드(Quad)'에 한국과 뉴질랜드 등을 더해 공식 국제기구로 확대하겠다는 비건 부장관의 구상을 말합니다. 이들 나라가 다 모이면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협력체 성격을 띱니다. 꼭 쿼드 플러스가 아니라도, 미국이 추진하는 다른 중국 견제 구상에 지지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대중(對中) 전선에 동맹국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여러 차례 한국을 언급해 왔습니다.

(▶ 바로 가기 : 폼페이오, ‘중국 견제’ 동맹협력 강조하며 한국도 연이어 언급(2020.09.04.)
美, LG유플러스에 “화웨이 바꿔라” 직격 (2020.07.23.))


차관 취임 13일째가 되던 지난달 31일, 최 차관은 기자들을 만나 자신이 '동맹파'가 아닌 '자주파'라는 평가는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교 현실에서 보면 어느 상황에서도 극단의 선택을 강요받지 않는다', '한미동맹을 견고히 유지하기로 한 데 대해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나 저나 이견은 없었다'는 말도 했습니다. 같은 날 해리스 대사를 만나 50분 동안 대화를 나눈 걸 두고 한 말입니다.

외교부 차관이 된 뒤 첫 외부 인사 면담 일정으로 해리스 대사를 만난 건데, "여러 현안에 대해선 청와대 있을 때 이미 미국 측과 많이 교감했기 때문에 다시 반복한 건 아니었다", "앞으로 한미가 매우 투명하게 소통해나가자고 의견을 나눴다"고도 했습니다.

일주일 뒤인 오늘(7일), 최 차관은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와 싱하이밍 주한 주중대사를 잇따라 만났습니다. 해리스 대사 면담과 일주일가량 일정 차이가 나는 데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최 차관 일정 등을 고려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면담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최 차관에 대한 취임 축하와 함께 양국 현안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상견례 성격의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스로 '자주파'라는 평가는 부인했지만, 최 차관 앞에는 여전히 '핵심' 혹은 '실세'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취임 이후 최 차관의 행보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데에도 이런 평가가 작용했을 겁니다. 이제 외교차관으로서 첫 해외 출장길에 오르게 된 최 차관.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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