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끼니를 거르는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소득 만달러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 KBS에서는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통해서 빈곤의 원인과 대책을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번째로 서울 도심의 이른바 쪽방촌 이웃들을 천희성 기자가 찾았습니다.
⊙기자: 고층아파트 건너편에 수백 채 판잣집이 늘어선 쪽방촌이 있습니다.
지체장애 2급인 유준호 씨의 보금자리도 여기입니다.
머리가 닿는 천장에 양손을 뻗으면 벽이 닿는 방안에서 20년째 살고 있습니다.
⊙유준호: 날 더울 때는 이 안이 40도가 넘어요. 못 앉아 있어요.
⊙기자: 노숙생활을 하던 차영철 씨도 지난해 5000원짜리 일세쪽방을 얻어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살림살이라고는 고장난 TV와 가스버너가 전부입니다.
⊙차영철: 일자리 구하려고 생각도 안 해요. 지난해 30군데 이상 다녀는데 장애인이라고 걸음이 이상하다고 (취직이) 잘 안돼서...
⊙기자: 수돗가를 부엌삼아 라면으로 떼우는 저녁식사를 준비합니다.
⊙차영철: 아, 뜨거워. 더 식혀 먹어야겠네.
⊙기자: 김치 한조각도 없이 쭈그리고 앉아 라면을 먹습니다.
길에서 잡화를 파는 이학수 씨는 오늘도 허탕을 쳤습니다.
⊙이학수: 너무 살기가 어려워서 교회에서 한 그릇씩 얻어 먹고 생활해요.
⊙기자: 창문 하나 없는 상자 같은 방에 무거운 몸을 맡깁니다.
쾌쾌한 냄새도 음습한 방바닥도 참을 만하지만 벌레들은 정말 골칫덩이입니다.
⊙이학수: 벌레 때문에 잠을 못 자요. 온 몸을 긁어가지고 이거 봐요. 이거 흉터 봐요.
⊙기자: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입니다.
⊙김승용: 동생은 재작년에 죽었거든요. 그러니 내가 무슨 낙이 있겠어요. 홀몸이.
⊙기자: 이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은 800명 정도.
용변도 다른 사람이 치워줘야 하는 노인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이 전국적으로 300만 명에 이릅니다.
KBS뉴스 천희성입니다.
소득 만달러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 KBS에서는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통해서 빈곤의 원인과 대책을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번째로 서울 도심의 이른바 쪽방촌 이웃들을 천희성 기자가 찾았습니다.
⊙기자: 고층아파트 건너편에 수백 채 판잣집이 늘어선 쪽방촌이 있습니다.
지체장애 2급인 유준호 씨의 보금자리도 여기입니다.
머리가 닿는 천장에 양손을 뻗으면 벽이 닿는 방안에서 20년째 살고 있습니다.
⊙유준호: 날 더울 때는 이 안이 40도가 넘어요. 못 앉아 있어요.
⊙기자: 노숙생활을 하던 차영철 씨도 지난해 5000원짜리 일세쪽방을 얻어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살림살이라고는 고장난 TV와 가스버너가 전부입니다.
⊙차영철: 일자리 구하려고 생각도 안 해요. 지난해 30군데 이상 다녀는데 장애인이라고 걸음이 이상하다고 (취직이) 잘 안돼서...
⊙기자: 수돗가를 부엌삼아 라면으로 떼우는 저녁식사를 준비합니다.
⊙차영철: 아, 뜨거워. 더 식혀 먹어야겠네.
⊙기자: 김치 한조각도 없이 쭈그리고 앉아 라면을 먹습니다.
길에서 잡화를 파는 이학수 씨는 오늘도 허탕을 쳤습니다.
⊙이학수: 너무 살기가 어려워서 교회에서 한 그릇씩 얻어 먹고 생활해요.
⊙기자: 창문 하나 없는 상자 같은 방에 무거운 몸을 맡깁니다.
쾌쾌한 냄새도 음습한 방바닥도 참을 만하지만 벌레들은 정말 골칫덩이입니다.
⊙이학수: 벌레 때문에 잠을 못 자요. 온 몸을 긁어가지고 이거 봐요. 이거 흉터 봐요.
⊙기자: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입니다.
⊙김승용: 동생은 재작년에 죽었거든요. 그러니 내가 무슨 낙이 있겠어요. 홀몸이.
⊙기자: 이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은 800명 정도.
용변도 다른 사람이 치워줘야 하는 노인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이 전국적으로 300만 명에 이릅니다.
KBS뉴스 천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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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불 시대의 그늘 `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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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3-07-2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앵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끼니를 거르는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소득 만달러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 KBS에서는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통해서 빈곤의 원인과 대책을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번째로 서울 도심의 이른바 쪽방촌 이웃들을 천희성 기자가 찾았습니다.
⊙기자: 고층아파트 건너편에 수백 채 판잣집이 늘어선 쪽방촌이 있습니다.
지체장애 2급인 유준호 씨의 보금자리도 여기입니다.
머리가 닿는 천장에 양손을 뻗으면 벽이 닿는 방안에서 20년째 살고 있습니다.
⊙유준호: 날 더울 때는 이 안이 40도가 넘어요. 못 앉아 있어요.
⊙기자: 노숙생활을 하던 차영철 씨도 지난해 5000원짜리 일세쪽방을 얻어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살림살이라고는 고장난 TV와 가스버너가 전부입니다.
⊙차영철: 일자리 구하려고 생각도 안 해요. 지난해 30군데 이상 다녀는데 장애인이라고 걸음이 이상하다고 (취직이) 잘 안돼서...
⊙기자: 수돗가를 부엌삼아 라면으로 떼우는 저녁식사를 준비합니다.
⊙차영철: 아, 뜨거워. 더 식혀 먹어야겠네.
⊙기자: 김치 한조각도 없이 쭈그리고 앉아 라면을 먹습니다.
길에서 잡화를 파는 이학수 씨는 오늘도 허탕을 쳤습니다.
⊙이학수: 너무 살기가 어려워서 교회에서 한 그릇씩 얻어 먹고 생활해요.
⊙기자: 창문 하나 없는 상자 같은 방에 무거운 몸을 맡깁니다.
쾌쾌한 냄새도 음습한 방바닥도 참을 만하지만 벌레들은 정말 골칫덩이입니다.
⊙이학수: 벌레 때문에 잠을 못 자요. 온 몸을 긁어가지고 이거 봐요. 이거 흉터 봐요.
⊙기자: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입니다.
⊙김승용: 동생은 재작년에 죽었거든요. 그러니 내가 무슨 낙이 있겠어요. 홀몸이.
⊙기자: 이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은 800명 정도.
용변도 다른 사람이 치워줘야 하는 노인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이 전국적으로 300만 명에 이릅니다.
KBS뉴스 천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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