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농촌, 허탈한 민심

입력 2003.09.16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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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한 해 잦은 비와 병해충을 가까스로 견뎌온 농민들은 이번 태풍으로 농사를 망치자 허탈감에 빠져 있습니다.
폐허로 한숨소리만 높은 농촌 들녘을 오헌주 기자가 찾았습니다.
⊙기자: 태풍이 휩쓸고 간 포도밭은 온통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간신히 매달려 있는 포도도 먼지를 뒤집어쓴 채 썩어갑니다.
물난리를 피한 포도밭도 가지들이 강풍에 부러져 말라죽고 있습니다.
⊙김성철(영천시 금호읍 신대리): 농협에 가서 돈 빌려서 쓰고 없으니까...
그러니까 생활이 곤란합니다, 촌에서.
⊙기자: 배나무밭에는 남은 과일을 찾기 어렵습니다.
20년 정도 된 배나무입니다.
이 정도 크기 나무면 한 그루에 100여 개 가량이 수확이 가능하지만 태풍에 다 떨어지면서 아직 달려 있는 것은 10개도 채 안 됩니다.
주스 가공용으로도 헐값으로도 팔기 위해 상태가 좀 나은 배를 고르는 노부부의 어깨가 축 처져 있습니다.
사과도 강풍에 모조리 떨어졌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낙과를 처리할 방법이 막막합니다.
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황톳물이 쓸고 가면서 자갈과 흙더미에 덮여 수확을 포기한 논도 수두룩합니다.
⊙김대연(영천시 화남면 선천리): 상황을 봐서는 반 정도, 좀 나은 것은 70% 정도밖에 안 됩니다.
⊙기자: 순식간에 풍성한 수확의 꿈이 날아간 농촌 들녘에는 한숨만이 가득합니다.
KBS뉴스 오헌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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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허가 된 농촌, 허탈한 민심
    • 입력 2003-09-16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올 한 해 잦은 비와 병해충을 가까스로 견뎌온 농민들은 이번 태풍으로 농사를 망치자 허탈감에 빠져 있습니다. 폐허로 한숨소리만 높은 농촌 들녘을 오헌주 기자가 찾았습니다. ⊙기자: 태풍이 휩쓸고 간 포도밭은 온통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간신히 매달려 있는 포도도 먼지를 뒤집어쓴 채 썩어갑니다. 물난리를 피한 포도밭도 가지들이 강풍에 부러져 말라죽고 있습니다. ⊙김성철(영천시 금호읍 신대리): 농협에 가서 돈 빌려서 쓰고 없으니까... 그러니까 생활이 곤란합니다, 촌에서. ⊙기자: 배나무밭에는 남은 과일을 찾기 어렵습니다. 20년 정도 된 배나무입니다. 이 정도 크기 나무면 한 그루에 100여 개 가량이 수확이 가능하지만 태풍에 다 떨어지면서 아직 달려 있는 것은 10개도 채 안 됩니다. 주스 가공용으로도 헐값으로도 팔기 위해 상태가 좀 나은 배를 고르는 노부부의 어깨가 축 처져 있습니다. 사과도 강풍에 모조리 떨어졌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낙과를 처리할 방법이 막막합니다. 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황톳물이 쓸고 가면서 자갈과 흙더미에 덮여 수확을 포기한 논도 수두룩합니다. ⊙김대연(영천시 화남면 선천리): 상황을 봐서는 반 정도, 좀 나은 것은 70% 정도밖에 안 됩니다. ⊙기자: 순식간에 풍성한 수확의 꿈이 날아간 농촌 들녘에는 한숨만이 가득합니다. KBS뉴스 오헌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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