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공장 산사태 진단…“무른 산비탈 위험”

입력 2020.09.09 (21:42) 수정 2020.09.0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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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하이선이 지날 때 경남 김해에선 산사태로 한 공장 외벽이 무너지기도 했는데요,

특히 이 지역은 산을 깎아 만든 공장 부지가 많아 앞으로도 집중호우나 태풍 때 산사태 위험이 높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높이 12m, 길이 60m 철제 외벽이 종잇장처럼 뚫리더니 흙더미가 공장을 덮칩니다.

긴 장마에 비가 많이 온 뒤 잇단 태풍이 몰아쳐 폭우를 쏟자, 산비탈이 물러지면서 공장 뒷산 절개지가 무너져내린 겁니다.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던 직원 10명은 위험 징후를 느끼고 공장 밖으로 뛰쳐나와 대피했습니다.

직원 1명은 다리가 흙더미에 깔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직원들이 조금만 더 망설였다면 큰 인명피해가 날 뻔 했습니다.

[박임규/공장 직원 : "TV에서 산사태 나면 툭, 툭 소리가 나고 나무가 흔들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밖으로 무조건 보지도 않고 뛰어 나왔죠. 조금만 늦었으면 우리 전부 다 깔렸죠."]

주변 공장지대를 둘러봤습니다.

산을 불과 1~2m 뒤에 두고 공장들이 줄지어 들어섰습니다.

깎아내린 절벽 앞에 자리 잡은 공장도 있습니다.

김해지역 공장 7천400여 곳 가운데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143곳.

이번에 산사태가 난 공장을 비롯해 7,200여 곳은 관리 대상에서도 빠져 있습니다.

[정재봉/김해시 기업지원팀장 : "143곳을 관리하고 있는데 장마철이나 우기, 태풍을 앞둔 시점에는 수시로 점검하고 있고…"]

전문가들이 지목한 원인은 난개발!

김해 지형은 낮은 구릉 형태로 퇴적암으로 이뤄진 산지가 많아 땅밀림 현상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산자락의 끄트머리를 인위적으로 뚝 잘라 터를 만들 경우 산사태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합니다.

[박재현/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 : "산자락이 비스듬하게 돼 있잖아요. 그런데 이걸 끄트머리를 뚝 잘라버린 거예요. 옹벽도 세워서 막아놓긴 하지만 그게 불안정한 상태를 갖고 있는 거죠. 사실은…"]

전문가들은 토질과 경사면의 안정성을 고려해 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지역별 관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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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공장 산사태 진단…“무른 산비탈 위험”
    • 입력 2020-09-09 21:42:51
    • 수정2020-09-09 22: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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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하이선이 지날 때 경남 김해에선 산사태로 한 공장 외벽이 무너지기도 했는데요,

특히 이 지역은 산을 깎아 만든 공장 부지가 많아 앞으로도 집중호우나 태풍 때 산사태 위험이 높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높이 12m, 길이 60m 철제 외벽이 종잇장처럼 뚫리더니 흙더미가 공장을 덮칩니다.

긴 장마에 비가 많이 온 뒤 잇단 태풍이 몰아쳐 폭우를 쏟자, 산비탈이 물러지면서 공장 뒷산 절개지가 무너져내린 겁니다.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던 직원 10명은 위험 징후를 느끼고 공장 밖으로 뛰쳐나와 대피했습니다.

직원 1명은 다리가 흙더미에 깔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직원들이 조금만 더 망설였다면 큰 인명피해가 날 뻔 했습니다.

[박임규/공장 직원 : "TV에서 산사태 나면 툭, 툭 소리가 나고 나무가 흔들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밖으로 무조건 보지도 않고 뛰어 나왔죠. 조금만 늦었으면 우리 전부 다 깔렸죠."]

주변 공장지대를 둘러봤습니다.

산을 불과 1~2m 뒤에 두고 공장들이 줄지어 들어섰습니다.

깎아내린 절벽 앞에 자리 잡은 공장도 있습니다.

김해지역 공장 7천400여 곳 가운데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143곳.

이번에 산사태가 난 공장을 비롯해 7,200여 곳은 관리 대상에서도 빠져 있습니다.

[정재봉/김해시 기업지원팀장 : "143곳을 관리하고 있는데 장마철이나 우기, 태풍을 앞둔 시점에는 수시로 점검하고 있고…"]

전문가들이 지목한 원인은 난개발!

김해 지형은 낮은 구릉 형태로 퇴적암으로 이뤄진 산지가 많아 땅밀림 현상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산자락의 끄트머리를 인위적으로 뚝 잘라 터를 만들 경우 산사태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합니다.

[박재현/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 : "산자락이 비스듬하게 돼 있잖아요. 그런데 이걸 끄트머리를 뚝 잘라버린 거예요. 옹벽도 세워서 막아놓긴 하지만 그게 불안정한 상태를 갖고 있는 거죠. 사실은…"]

전문가들은 토질과 경사면의 안정성을 고려해 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지역별 관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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