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의원님, 법망 피해 수의계약 독식

입력 2020.09.11 (08: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방의원을 왜 하고 싶어 할까요?

돈을 더 벌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방의원들이 사실상 경영하는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관급 수의계약을 독식하는 실태를 KBS 탐사보도팀 최보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의 한 저수지.

지난 2월, 천7백만 원 규모의 정비사업이 펼쳐진 곳입니다.

이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낸 건설업체 대표는 현역 군의원의 제수입니다.

해당 군의원은 2년 전 선거에서 당선되자 대표 명의를 바꾸고 지분도 49%에 맞춘 뒤 관급 수의계약 19건을 수주했습니다.

[○○군의회 A의원/음성변조 : "발주처에서 판단을 해서 시공 능력도 되고 신뢰가 있기 때문에 하는 이유가 대부분입니다."]

군의원이 실질적 사주라는 다른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대표 명의와 지분을 조정한 뒤 2개 법인을 통해 최근 2년 사이 수의계약 101건, 11억2천만 원대의 사업을 땄습니다.

지방의원도 업체 대표를 겸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경우 해당 자치단체와 수의계약은 맺을 수 없습니다.

지위를 이용한 비리를 막기 위해 지방계약법에서 규제하기 때문입니다.

또 지방의원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합산 지분이 50%를 넘어도 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KBS 탐사보도팀은 사실상 가족경영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하는 대구·경북의 지방의원 11명을 찾아냈습니다.

이들이 따낸 수의계약이 450여 건, 수주금액은 57억 원이 넘습니다.

불공정하다는 불만이 있어도 경쟁업체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경쟁업체 대표/음성변조 : "관에서도 그 사람들(의원) 상대로 힘이 있으니까 마음대로 못하니까 우리가 또 반발하면 불이익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못하는 게 많아요."]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는 관급 수의계약.

온갖 편법과 꼼수가 동원돼 지방의회 권력의 손쉬운 돈벌이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김현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꼼수’ 의원님, 법망 피해 수의계약 독식
    • 입력 2020-09-11 08:31:06
    뉴스광장(대구)
[앵커]

지방의원을 왜 하고 싶어 할까요?

돈을 더 벌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방의원들이 사실상 경영하는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관급 수의계약을 독식하는 실태를 KBS 탐사보도팀 최보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의 한 저수지.

지난 2월, 천7백만 원 규모의 정비사업이 펼쳐진 곳입니다.

이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낸 건설업체 대표는 현역 군의원의 제수입니다.

해당 군의원은 2년 전 선거에서 당선되자 대표 명의를 바꾸고 지분도 49%에 맞춘 뒤 관급 수의계약 19건을 수주했습니다.

[○○군의회 A의원/음성변조 : "발주처에서 판단을 해서 시공 능력도 되고 신뢰가 있기 때문에 하는 이유가 대부분입니다."]

군의원이 실질적 사주라는 다른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대표 명의와 지분을 조정한 뒤 2개 법인을 통해 최근 2년 사이 수의계약 101건, 11억2천만 원대의 사업을 땄습니다.

지방의원도 업체 대표를 겸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경우 해당 자치단체와 수의계약은 맺을 수 없습니다.

지위를 이용한 비리를 막기 위해 지방계약법에서 규제하기 때문입니다.

또 지방의원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합산 지분이 50%를 넘어도 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KBS 탐사보도팀은 사실상 가족경영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하는 대구·경북의 지방의원 11명을 찾아냈습니다.

이들이 따낸 수의계약이 450여 건, 수주금액은 57억 원이 넘습니다.

불공정하다는 불만이 있어도 경쟁업체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경쟁업체 대표/음성변조 : "관에서도 그 사람들(의원) 상대로 힘이 있으니까 마음대로 못하니까 우리가 또 반발하면 불이익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못하는 게 많아요."]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는 관급 수의계약.

온갖 편법과 꼼수가 동원돼 지방의회 권력의 손쉬운 돈벌이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김현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구-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