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분류’ 누구의 몫인가?

입력 2020.09.18 (21:17) 수정 2020.09.1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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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단은 봉합됐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특히, 배송작업 전에 이뤄지는 분류작업을 놓고 업계와 노동자 측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천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택배 분류 작업을 둘러싼 갈등은 2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CJ대한통운 영남권 택배기사들이 분류 작업 개선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입니다.

근로 조건을 개선하기로 하면서 당시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여파로 분류 전담 인력을 뽑아야 할 정도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택배 대리점주/음성변조 : "아르바이트를 써야 돼요. 분류작업을 해줘야 돼요. 상차하는 직원이 있어야 되고 하차하는 직원이 있어야 하고..."]

문제는 택배기사와 대리점이 맺은 계약서에도 분류 작업에 대한 책임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택배노조 측은 절반 이상이 계약서를 쓰지 않는 데다 어쩔 수 없이 기사들이 분류 작업을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김세규/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 : "여전히 현장에서는 갑을관계잖아요. 사용자가 이 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일을 못해. 이렇게 얘기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서를 쓰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고..."]

반면 업계 측은 택배기사의 업무에 분류작업이 포함된다는 입장입니다.

택배 대리점 업무에 화물 분류 작업이 포함돼 있다는 취지의 2011년 대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당시 판결은 택배회사와 대리점 간 다툼을 다룬 것인 데다 그동안 택배시장이 크게 바뀐 만큼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반박합니다.

이 때문에 되풀이되는 택배 갈등을 풀기 위해선 분류 작업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가리는 것부터 필요합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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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 분류’ 누구의 몫인가?
    • 입력 2020-09-18 21:17:02
    • 수정2020-09-19 13: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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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단은 봉합됐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특히, 배송작업 전에 이뤄지는 분류작업을 놓고 업계와 노동자 측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천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택배 분류 작업을 둘러싼 갈등은 2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CJ대한통운 영남권 택배기사들이 분류 작업 개선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입니다.

근로 조건을 개선하기로 하면서 당시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여파로 분류 전담 인력을 뽑아야 할 정도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택배 대리점주/음성변조 : "아르바이트를 써야 돼요. 분류작업을 해줘야 돼요. 상차하는 직원이 있어야 되고 하차하는 직원이 있어야 하고..."]

문제는 택배기사와 대리점이 맺은 계약서에도 분류 작업에 대한 책임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택배노조 측은 절반 이상이 계약서를 쓰지 않는 데다 어쩔 수 없이 기사들이 분류 작업을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김세규/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 : "여전히 현장에서는 갑을관계잖아요. 사용자가 이 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일을 못해. 이렇게 얘기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서를 쓰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고..."]

반면 업계 측은 택배기사의 업무에 분류작업이 포함된다는 입장입니다.

택배 대리점 업무에 화물 분류 작업이 포함돼 있다는 취지의 2011년 대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당시 판결은 택배회사와 대리점 간 다툼을 다룬 것인 데다 그동안 택배시장이 크게 바뀐 만큼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반박합니다.

이 때문에 되풀이되는 택배 갈등을 풀기 위해선 분류 작업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가리는 것부터 필요합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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