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책 유통시장…할인 못 해주는 ‘동네책방’
입력 2020.09.23 (21:46)
수정 2020.09.2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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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도서정가제' 폐지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독서 인구를 줄인다는 주장과 책 생태계를 지키는 최소한의 보호막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 집중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동네책방 실태를 최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에 자리잡은 한 동네책방.
'망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마음으로 4년 전, 계선이 씨는 책방을 열었습니다.
중견 대접을 받는 책방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겸업으로 어렵게 버티고 있습니다.
출판사나 도매처에서 책을 가져오는 '공급가' 자체가 높아 책은 팔아도 남는 게 없습니다.
[계선이/'카프카의 밤' 대표 : "온라인이나 대형 서점이 워낙 많고, 거기와는 저희는 출발선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쪽은 다 50-60% 정도의 도매가에 책을 사서 팔지만. 저희는 70~80%. 이미 공급률, 책 도매가부터가 시작점이 다르고."]
한 달 임대료만 60만 원인 이 동네책방도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문을 열어봐야 하루 3~4권 팔기 힘듭니다.
독서모임을 운영해도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 내기도 빠듯합니다.
[김석화/'한탸' 대표 : "생긴 만큼 사라지기도 하고, 저도 2년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단골들이 제발 있어 달라는 부탁과 다르게 언제 사라지게 될 지는 저도 장담할 수가 없어서…."]
대형 온라인 서점은 어떨까?
대량 구매를 앞세워 책 공급가는 도서정가의 50% 안팎으로, 동네책방보다 20~30%나 쌉니다.
책을 싸게 사들이니, 기본 10% 할인에 5% 적립은 물론, 한 권을 사도 배송비까지 공짭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막고 있는 최대 할인율은 15%지만, 실제 대형 온라인 서점의 할인율은 40%에 육박합니다.
대형 온라인 서점으로 몰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미란/동화작가 :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이 가진 힘이 더 세지겠죠? 동네서점은 점점 없어질 거고. 동네책방이라는 건 마을 문화를 형성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거 자체를 못 지켜내는 거죠. 생존 조건 자체가 안되니까."]
할인율과 덤핑 규제라는 보호막에도 여전히 대형 자본에 기울어진 책 유통시장.
지금의 도서정가제가 불완전하지만, 더는 후퇴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최지영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최근 '도서정가제' 폐지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독서 인구를 줄인다는 주장과 책 생태계를 지키는 최소한의 보호막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 집중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동네책방 실태를 최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에 자리잡은 한 동네책방.
'망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마음으로 4년 전, 계선이 씨는 책방을 열었습니다.
중견 대접을 받는 책방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겸업으로 어렵게 버티고 있습니다.
출판사나 도매처에서 책을 가져오는 '공급가' 자체가 높아 책은 팔아도 남는 게 없습니다.
[계선이/'카프카의 밤' 대표 : "온라인이나 대형 서점이 워낙 많고, 거기와는 저희는 출발선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쪽은 다 50-60% 정도의 도매가에 책을 사서 팔지만. 저희는 70~80%. 이미 공급률, 책 도매가부터가 시작점이 다르고."]
한 달 임대료만 60만 원인 이 동네책방도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문을 열어봐야 하루 3~4권 팔기 힘듭니다.
독서모임을 운영해도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 내기도 빠듯합니다.
[김석화/'한탸' 대표 : "생긴 만큼 사라지기도 하고, 저도 2년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단골들이 제발 있어 달라는 부탁과 다르게 언제 사라지게 될 지는 저도 장담할 수가 없어서…."]
대형 온라인 서점은 어떨까?
대량 구매를 앞세워 책 공급가는 도서정가의 50% 안팎으로, 동네책방보다 20~30%나 쌉니다.
책을 싸게 사들이니, 기본 10% 할인에 5% 적립은 물론, 한 권을 사도 배송비까지 공짭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막고 있는 최대 할인율은 15%지만, 실제 대형 온라인 서점의 할인율은 40%에 육박합니다.
대형 온라인 서점으로 몰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미란/동화작가 :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이 가진 힘이 더 세지겠죠? 동네서점은 점점 없어질 거고. 동네책방이라는 건 마을 문화를 형성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거 자체를 못 지켜내는 거죠. 생존 조건 자체가 안되니까."]
할인율과 덤핑 규제라는 보호막에도 여전히 대형 자본에 기울어진 책 유통시장.
지금의 도서정가제가 불완전하지만, 더는 후퇴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최지영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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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0-09-23 2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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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서정가제' 폐지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독서 인구를 줄인다는 주장과 책 생태계를 지키는 최소한의 보호막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 집중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동네책방 실태를 최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에 자리잡은 한 동네책방.
'망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마음으로 4년 전, 계선이 씨는 책방을 열었습니다.
중견 대접을 받는 책방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겸업으로 어렵게 버티고 있습니다.
출판사나 도매처에서 책을 가져오는 '공급가' 자체가 높아 책은 팔아도 남는 게 없습니다.
[계선이/'카프카의 밤' 대표 : "온라인이나 대형 서점이 워낙 많고, 거기와는 저희는 출발선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쪽은 다 50-60% 정도의 도매가에 책을 사서 팔지만. 저희는 70~80%. 이미 공급률, 책 도매가부터가 시작점이 다르고."]
한 달 임대료만 60만 원인 이 동네책방도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문을 열어봐야 하루 3~4권 팔기 힘듭니다.
독서모임을 운영해도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 내기도 빠듯합니다.
[김석화/'한탸' 대표 : "생긴 만큼 사라지기도 하고, 저도 2년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단골들이 제발 있어 달라는 부탁과 다르게 언제 사라지게 될 지는 저도 장담할 수가 없어서…."]
대형 온라인 서점은 어떨까?
대량 구매를 앞세워 책 공급가는 도서정가의 50% 안팎으로, 동네책방보다 20~30%나 쌉니다.
책을 싸게 사들이니, 기본 10% 할인에 5% 적립은 물론, 한 권을 사도 배송비까지 공짭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막고 있는 최대 할인율은 15%지만, 실제 대형 온라인 서점의 할인율은 40%에 육박합니다.
대형 온라인 서점으로 몰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미란/동화작가 :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이 가진 힘이 더 세지겠죠? 동네서점은 점점 없어질 거고. 동네책방이라는 건 마을 문화를 형성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거 자체를 못 지켜내는 거죠. 생존 조건 자체가 안되니까."]
할인율과 덤핑 규제라는 보호막에도 여전히 대형 자본에 기울어진 책 유통시장.
지금의 도서정가제가 불완전하지만, 더는 후퇴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최지영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최근 '도서정가제' 폐지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독서 인구를 줄인다는 주장과 책 생태계를 지키는 최소한의 보호막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 집중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동네책방 실태를 최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에 자리잡은 한 동네책방.
'망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마음으로 4년 전, 계선이 씨는 책방을 열었습니다.
중견 대접을 받는 책방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겸업으로 어렵게 버티고 있습니다.
출판사나 도매처에서 책을 가져오는 '공급가' 자체가 높아 책은 팔아도 남는 게 없습니다.
[계선이/'카프카의 밤' 대표 : "온라인이나 대형 서점이 워낙 많고, 거기와는 저희는 출발선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쪽은 다 50-60% 정도의 도매가에 책을 사서 팔지만. 저희는 70~80%. 이미 공급률, 책 도매가부터가 시작점이 다르고."]
한 달 임대료만 60만 원인 이 동네책방도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문을 열어봐야 하루 3~4권 팔기 힘듭니다.
독서모임을 운영해도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 내기도 빠듯합니다.
[김석화/'한탸' 대표 : "생긴 만큼 사라지기도 하고, 저도 2년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단골들이 제발 있어 달라는 부탁과 다르게 언제 사라지게 될 지는 저도 장담할 수가 없어서…."]
대형 온라인 서점은 어떨까?
대량 구매를 앞세워 책 공급가는 도서정가의 50% 안팎으로, 동네책방보다 20~30%나 쌉니다.
책을 싸게 사들이니, 기본 10% 할인에 5% 적립은 물론, 한 권을 사도 배송비까지 공짭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막고 있는 최대 할인율은 15%지만, 실제 대형 온라인 서점의 할인율은 40%에 육박합니다.
대형 온라인 서점으로 몰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미란/동화작가 :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이 가진 힘이 더 세지겠죠? 동네서점은 점점 없어질 거고. 동네책방이라는 건 마을 문화를 형성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거 자체를 못 지켜내는 거죠. 생존 조건 자체가 안되니까."]
할인율과 덤핑 규제라는 보호막에도 여전히 대형 자본에 기울어진 책 유통시장.
지금의 도서정가제가 불완전하지만, 더는 후퇴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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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기자 lifeis7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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