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선을’ 국가공기업이 이래도 되나?

입력 2020.09.24 (21:42) 수정 2020.09.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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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DC 첨단과학기술단지 제2단지 사업 속보 이어갑니다.

각종 개발사업심의 관련 사업자가 자문을 받아야할 경우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3의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JDC가 재해영향평가 과정에 토질과 지형에 대한 자문을 진행했는데, 참여한 이들이 JDC 직원들과 이번 사업의 용역사 관계자였습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JDC 첨단과학기술단지 제2단지 조성사업 부지.

마라도 3배에 가까운 사업 예정지는 높낮이 차가 큽니다.

재해영향평가심의위워회가 개발 과정에서 흙 쌓기와 깎기를 JDC 계획대로 10m 안팎으로 하면 산사태 등 안전성을 우려한 이유입니다.

JDC는 지형 여건을 고려해 2차례 전문가 자문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JDC의 자문의견서를 확인해봤습니다.

1차 자문에 참여한 전문가는 제주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그런데 2차 자문의견서를 보니 회의 참석자 6명 가운데 5명이 JDC 직원이고, 나머지 한 명은 이번 사업을 맡은 용역사 간부였습니다.

이렇게 두 차례 이뤄진 자문의견서를 심의위에 제출하며 자문자 이름은 모두 가렸습니다.

[재해영향평가심의위원 A/음성대역 : "사업자 측 관계자들끼리 자문을 했다고 한 건 처음 봤어요. 자문 교수 이름까지 다 가렸길래 황당했죠."]

당장 사업자 소속 직원 자문이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효연/전 제주도 환경평가심의위원회 위원장 : "내부적 의견을 검토해서 재해평가서에 반영한다는 것은 도민들이 충분히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외부에 자문하는 것이 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JDC는 내부든 외부에서든 자문을 받을 수 있다며, JDC 내부에 개발사업 경험이 쌓인 전문가들이 있는 만큼 회의를 거쳐 심의위원회에서 우려한 부분을 보완했다고 밝혔습니다.

자문자의 이름을 가린 것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JDC 직원들의 자문 회의 결과를 보면 외부 자문에서는 나오기 힘든 개발 후 '분양'과 '사업성'을 염두에 둔 문구들이 눈에 띕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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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에게 생선을’ 국가공기업이 이래도 되나?
    • 입력 2020-09-24 21:42:13
    • 수정2020-09-24 21:56:47
    뉴스9(제주)
[앵커]

JDC 첨단과학기술단지 제2단지 사업 속보 이어갑니다.

각종 개발사업심의 관련 사업자가 자문을 받아야할 경우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3의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JDC가 재해영향평가 과정에 토질과 지형에 대한 자문을 진행했는데, 참여한 이들이 JDC 직원들과 이번 사업의 용역사 관계자였습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JDC 첨단과학기술단지 제2단지 조성사업 부지.

마라도 3배에 가까운 사업 예정지는 높낮이 차가 큽니다.

재해영향평가심의위워회가 개발 과정에서 흙 쌓기와 깎기를 JDC 계획대로 10m 안팎으로 하면 산사태 등 안전성을 우려한 이유입니다.

JDC는 지형 여건을 고려해 2차례 전문가 자문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JDC의 자문의견서를 확인해봤습니다.

1차 자문에 참여한 전문가는 제주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그런데 2차 자문의견서를 보니 회의 참석자 6명 가운데 5명이 JDC 직원이고, 나머지 한 명은 이번 사업을 맡은 용역사 간부였습니다.

이렇게 두 차례 이뤄진 자문의견서를 심의위에 제출하며 자문자 이름은 모두 가렸습니다.

[재해영향평가심의위원 A/음성대역 : "사업자 측 관계자들끼리 자문을 했다고 한 건 처음 봤어요. 자문 교수 이름까지 다 가렸길래 황당했죠."]

당장 사업자 소속 직원 자문이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효연/전 제주도 환경평가심의위원회 위원장 : "내부적 의견을 검토해서 재해평가서에 반영한다는 것은 도민들이 충분히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외부에 자문하는 것이 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JDC는 내부든 외부에서든 자문을 받을 수 있다며, JDC 내부에 개발사업 경험이 쌓인 전문가들이 있는 만큼 회의를 거쳐 심의위원회에서 우려한 부분을 보완했다고 밝혔습니다.

자문자의 이름을 가린 것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JDC 직원들의 자문 회의 결과를 보면 외부 자문에서는 나오기 힘든 개발 후 '분양'과 '사업성'을 염두에 둔 문구들이 눈에 띕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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