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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농민 없는’ 도매시장…제도 개선 눈 감은 광주시
입력 2020.09.29 (21:41) 수정 2020.09.29 (21:55) 뉴스9(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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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KBS 광주 탐사보도팀은 지난 2주 동안 농산물 도매시장 전반의 각종 불법행위를 짚어봤습니다.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민도 모르는 사이 경매를 건너뛰거나, 경매 물량을 줄여 보고하면서 광주시 수입으로 들어와야 할 시장 사용료가 새고 있는 사실도 고발했습니다.

특히 도매법인이 지역 농산물을 외면한 채 서울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떼어다 파는 황당한 거래도 추적 보도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농민들의 목소리가 도매시장 운영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4년 전 쪽파 재배 농민들의 요구가 이후에 과연 어떻게 진행됐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밭에서 쪽파 출하가 한창입니다.

쪽파는 쉽게 물러지고 금세 마르는 특성 때문에 경매를 기다리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경매가 어려운 품목은 도매법인을 거치지 않고 중도매인과 출하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이른바 상장 예외 품목입니다.

서울 가락시장과 부산, 대구 등에서는 쪽파 등의 농산물을 경매하지 않고 중도매인이 출하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습니다.

지역 쪽파 재배 농민들은 벌써 수년째 상장 예외 품목 지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박래옥/쪽파 재배 농민 : "도매법인에서는 (경매하려고 쪽파를) 갖다 퍼 놓으면 마르든지 말든지 놔둬 버려요. 자기 물건이 아니니까. 그래서 가격이 싸게 나오면 누가 피해를 보겠습니까."]

4년 전에는 농민들이 대규모 집회까지 벌였지만, 도매법인의 반대 속에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서 최종 무산됐습니다.

상장 예외 품목이 되면 농민은 쪽파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유통할 수 있고 가격 급등락 등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도매법인은 수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김민종/광주시의회 전 의원 : "전임 윤장현 시장께서 동의하시고 시장께서도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운영위원회에서 부결되는 상황을 보고 너무 사실은 당혹스럽고 당황했었습니다."]

시장 운영을 최종 결정하는 도매시장 관리운영위원회 구성이 문젭니다.

당시 상장예외 품목 지정 안건을 논의했던 시장관리운영위원회 위원 구성을 보면 전체 16명 가운데 관리소장 등 2명과 도매시장 법인 대표 4명 등 모두 7명을 당연직으로 채웠습니다.

농민과 소비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중도매인/음성변조 : "그런데 이게 거꾸로 돼 있어요. 도매시장에 있는 사람이 1번, 생산자가 2번, 소비자가 3번이에요."]

[기자]

'농민 없는' 도매시장인 셈인데요.

공영도매시장에선 경매를 주관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도매법인이 막강한 힘을 갖습니다.

도매시장이 문을 열 때 한 번 도매법인으로 지정되면 별다른 경쟁 없이 안정적으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가락시장 청과 도매법인 두 곳은 지난해 각각 770여억 원, 560여억 원에 대기업에 팔릴 정돕니다.

전문가들은 도매시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도매법인의 재지정 평가와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리포트]

자치단체가 농산물 도매시장을 개설할 때, 시장에서 경매를 주관할 도매법인을 지정합니다.

광주 각화와 서부 도매시장에도 농산물 도매법인 6곳이 있습니다.

5년 마다 도매법인을 평가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데, 취소된 사례는 전국적으로 사실상 없습니다.

지난 2016년 광주시 감사에서는 도매법인 5곳과 경매사 6명, 중도매인 25명이 관행적으로 서류를 꾸며 허위거래를 했다가 적발됐습니다.

[이혁우/배재대학교 교수 : "도매시장법인 같은 경우는 (농산물) 수집을 안 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가짜로 기재함으로 인해서 거기에 대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 전형적인 규제로 말하면 이제 (사각)지대가 만들어지는 것..."]

공영도매시장의 경쟁 구조를 촉진해 출하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할 상황에서 오히려 손을 놓고 있는 도매시장 개설자인 광주시.

[김민종/광주시의회 전 의원 : "4년이 넘은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흐지부지하게 진행돼 오고 아직도 광주시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는 1980년도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하죠."]

온갖 불법행위가 드러난 농산물 도매시장과 도매법인의 문제를 시장 개설자인 광주시가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윤주성입니다.
  • [탐사K] ‘농민 없는’ 도매시장…제도 개선 눈 감은 광주시
    • 입력 2020-09-29 21:41:21
    • 수정2020-09-29 21:55:48
    뉴스9(광주)
[기자]

KBS 광주 탐사보도팀은 지난 2주 동안 농산물 도매시장 전반의 각종 불법행위를 짚어봤습니다.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민도 모르는 사이 경매를 건너뛰거나, 경매 물량을 줄여 보고하면서 광주시 수입으로 들어와야 할 시장 사용료가 새고 있는 사실도 고발했습니다.

특히 도매법인이 지역 농산물을 외면한 채 서울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을 떼어다 파는 황당한 거래도 추적 보도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농민들의 목소리가 도매시장 운영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4년 전 쪽파 재배 농민들의 요구가 이후에 과연 어떻게 진행됐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밭에서 쪽파 출하가 한창입니다.

쪽파는 쉽게 물러지고 금세 마르는 특성 때문에 경매를 기다리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경매가 어려운 품목은 도매법인을 거치지 않고 중도매인과 출하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이른바 상장 예외 품목입니다.

서울 가락시장과 부산, 대구 등에서는 쪽파 등의 농산물을 경매하지 않고 중도매인이 출하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습니다.

지역 쪽파 재배 농민들은 벌써 수년째 상장 예외 품목 지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박래옥/쪽파 재배 농민 : "도매법인에서는 (경매하려고 쪽파를) 갖다 퍼 놓으면 마르든지 말든지 놔둬 버려요. 자기 물건이 아니니까. 그래서 가격이 싸게 나오면 누가 피해를 보겠습니까."]

4년 전에는 농민들이 대규모 집회까지 벌였지만, 도매법인의 반대 속에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서 최종 무산됐습니다.

상장 예외 품목이 되면 농민은 쪽파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유통할 수 있고 가격 급등락 등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도매법인은 수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김민종/광주시의회 전 의원 : "전임 윤장현 시장께서 동의하시고 시장께서도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운영위원회에서 부결되는 상황을 보고 너무 사실은 당혹스럽고 당황했었습니다."]

시장 운영을 최종 결정하는 도매시장 관리운영위원회 구성이 문젭니다.

당시 상장예외 품목 지정 안건을 논의했던 시장관리운영위원회 위원 구성을 보면 전체 16명 가운데 관리소장 등 2명과 도매시장 법인 대표 4명 등 모두 7명을 당연직으로 채웠습니다.

농민과 소비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중도매인/음성변조 : "그런데 이게 거꾸로 돼 있어요. 도매시장에 있는 사람이 1번, 생산자가 2번, 소비자가 3번이에요."]

[기자]

'농민 없는' 도매시장인 셈인데요.

공영도매시장에선 경매를 주관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도매법인이 막강한 힘을 갖습니다.

도매시장이 문을 열 때 한 번 도매법인으로 지정되면 별다른 경쟁 없이 안정적으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가락시장 청과 도매법인 두 곳은 지난해 각각 770여억 원, 560여억 원에 대기업에 팔릴 정돕니다.

전문가들은 도매시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도매법인의 재지정 평가와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리포트]

자치단체가 농산물 도매시장을 개설할 때, 시장에서 경매를 주관할 도매법인을 지정합니다.

광주 각화와 서부 도매시장에도 농산물 도매법인 6곳이 있습니다.

5년 마다 도매법인을 평가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데, 취소된 사례는 전국적으로 사실상 없습니다.

지난 2016년 광주시 감사에서는 도매법인 5곳과 경매사 6명, 중도매인 25명이 관행적으로 서류를 꾸며 허위거래를 했다가 적발됐습니다.

[이혁우/배재대학교 교수 : "도매시장법인 같은 경우는 (농산물) 수집을 안 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가짜로 기재함으로 인해서 거기에 대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 전형적인 규제로 말하면 이제 (사각)지대가 만들어지는 것..."]

공영도매시장의 경쟁 구조를 촉진해 출하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할 상황에서 오히려 손을 놓고 있는 도매시장 개설자인 광주시.

[김민종/광주시의회 전 의원 : "4년이 넘은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흐지부지하게 진행돼 오고 아직도 광주시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는 1980년도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하죠."]

온갖 불법행위가 드러난 농산물 도매시장과 도매법인의 문제를 시장 개설자인 광주시가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윤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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