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中 BTS팬에게 직접 물었다!…中 네티즌들이 발끈한 이유

입력 2020.10.14 (01:11) 수정 2020.10.1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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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문화를 넘어 이제는 세계 대중문화 역사를 계속 새로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 BTS. 중국 인터넷상에서도 요 며칠 BTS가 화제였습니다.

빌보드 1위 소식 때문이라기 보다는 최근 리더 RM이 한 발언을 두고 한때 논란이 벌어졌기 때문인데요.

중국 네티즌들 BTS 수상 소감에 발끈…대체 왜?

중국 네티즌들 사이 논란이 된 발언은 BTS가 '밴플리트상'을 받으면서 한 수상 소감입니다.

이 상은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코리안소사이어티가 매년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상인데요.

BTS가 상을 받고 리더 RM은 온라인으로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릅니다.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7일 이 영상이 공개된 뒤 중국에서는 11일 밤 #BTS가 중국 SNS에 검색어 3위까지 올랐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이 문제 삼은 부분은 바로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입니다.

이 발언이 정치적이고 중국을 존중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대표적인 SNS인 웨이보에 비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요.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가 어제(12일) 관련 기사를 올리자 댓글이 수천 개 달리며 논란은 하루 사이 더 커졌습니다.

中 BTS팬에게 직접 물었다!…우리가 몰랐던 것은?

대체 어느 부분이 '정치적'이라는 건지,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왜 중국 네티즌들이 화가 난 건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BTS 팬을 찾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을 언급한 어느 부분이 대체 중국인들을 화나게 하는지 말입니다.

2015년부터 BTS 팬이었다는 20대 팬 링링씨(가명)는 분노의 기저에는 '항미원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미원조, 직역하자면 조선(북한)을 도와 미국을 대항한다라는 의미인데요.

중국군이 북한을 지원해 북한과 중국을 미국으로부터 지켜냈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링링씨는 중국인들은 학창시절 내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자국과 북한을 지켜냈다는 점을 역사로 배운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전쟁을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대결로 본다는 겁니다.

그러니 RM이 '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를 말하는 순간, '미국은 우리까지 넘보려고 했고 그래서 중국군 20만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지금 그 미국의 고통에 동조한다는 거야?'라는 마음이 든다는 것이죠.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 글들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 글들

실제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항미원조 중국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기억하라"든가 "국가 이전에 아이돌은 없다" 등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또 '앞으로는 팬을 하지 않겠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였습니다.

중국은 지금 '항미원조' 강조 또 강조

이런 논란은 중국인들의 교육 배경뿐만 현 상황도 큰 연관이 있습니다.

오는 25일은 중국군이 압록강을 건너 한국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한지 꼭 70년이 되는 날입니다.

여기에 맞춰 중국 당국은 올해 당시 상황을 담은 영화, 드라마 등을 제작해 애국주의, 민족주의를 부추키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과의 패권 다툼 속에서 이 '항미' 정신을 더욱 강조하고 있고 이 과열된 분위기가 SNS상의 논란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중국의 애국주의, 민족주의 정서가 중국내 한국 기업 불매 운동으로 종종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삼성 중국 홈페이지에서 BTS 에디션 핸드폰이 사라진 화면 삼성 중국 홈페이지에서 BTS 에디션 핸드폰이 사라진 화면

[연관 기사] BTS 발언두고 中 누리꾼 이상 과열 논란…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024504

실제 삼성, 현대차 같은 중국내 한국 법인들은 네티즌들 공격이 이어지자 서둘러 중국 홈페이지 등에서 BTS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한 관계자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랐다."면서 "사드 배치 문제로 내려진 한한령 때문에 아직도 힘들다. 이번 논란으로 혹시라도 문제가 될까" 걱정이 돼서 한 조치라고 전했습니다.

외신들도 바로 이런 중국의 민족주의를 일제히 지적했는데요.

로이터 통신, 파이넨셜타임스 등은 중국에서는 대형 기업들도 민족주의에 희생당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그래도 중국 팬심은 "아포방포(아미 포에버, 방탄 포에버)!"

BTS 팬들이죠. 전세계 아미들은 어떨까요?

해외 팬들이 이번 논란에 대해 지적한 트윗해외 팬들이 이번 논란에 대해 지적한 트윗

SNS상에서는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왜 중국이 화를 내냐"며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가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중국 아미인 링링씨 역시 중국내 팬들 대부분은 왜 중국인들이 화를 내고 있는지 그 배경은 이해하지만, 많은 중국 팬들이 화를 내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BTS를 위해 반박글이나 발언을 삼가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를 향하고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하며 함께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수습에 나섰습니다.

외신들의 따끔한 지적, 중국내 과열 논란이라는 인식 등으로 부담으로 느꼈는지 중국내 'BTS 논란'은 하루가 다르게 잠잠해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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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中 BTS팬에게 직접 물었다!…中 네티즌들이 발끈한 이유
    • 입력 2020-10-14 01:11:43
    • 수정2020-10-14 13:22:11
    특파원 리포트
한국 대중문화를 넘어 이제는 세계 대중문화 역사를 계속 새로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 BTS. 중국 인터넷상에서도 요 며칠 BTS가 화제였습니다.

빌보드 1위 소식 때문이라기 보다는 최근 리더 RM이 한 발언을 두고 한때 논란이 벌어졌기 때문인데요.

중국 네티즌들 BTS 수상 소감에 발끈…대체 왜?

중국 네티즌들 사이 논란이 된 발언은 BTS가 '밴플리트상'을 받으면서 한 수상 소감입니다.

이 상은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코리안소사이어티가 매년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상인데요.

BTS가 상을 받고 리더 RM은 온라인으로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릅니다.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7일 이 영상이 공개된 뒤 중국에서는 11일 밤 #BTS가 중국 SNS에 검색어 3위까지 올랐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이 문제 삼은 부분은 바로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입니다.

이 발언이 정치적이고 중국을 존중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대표적인 SNS인 웨이보에 비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요.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가 어제(12일) 관련 기사를 올리자 댓글이 수천 개 달리며 논란은 하루 사이 더 커졌습니다.

中 BTS팬에게 직접 물었다!…우리가 몰랐던 것은?

대체 어느 부분이 '정치적'이라는 건지,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왜 중국 네티즌들이 화가 난 건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BTS 팬을 찾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을 언급한 어느 부분이 대체 중국인들을 화나게 하는지 말입니다.

2015년부터 BTS 팬이었다는 20대 팬 링링씨(가명)는 분노의 기저에는 '항미원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미원조, 직역하자면 조선(북한)을 도와 미국을 대항한다라는 의미인데요.

중국군이 북한을 지원해 북한과 중국을 미국으로부터 지켜냈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링링씨는 중국인들은 학창시절 내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자국과 북한을 지켜냈다는 점을 역사로 배운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전쟁을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대결로 본다는 겁니다.

그러니 RM이 '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를 말하는 순간, '미국은 우리까지 넘보려고 했고 그래서 중국군 20만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지금 그 미국의 고통에 동조한다는 거야?'라는 마음이 든다는 것이죠.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 글들
실제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항미원조 중국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기억하라"든가 "국가 이전에 아이돌은 없다" 등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또 '앞으로는 팬을 하지 않겠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였습니다.

중국은 지금 '항미원조' 강조 또 강조

이런 논란은 중국인들의 교육 배경뿐만 현 상황도 큰 연관이 있습니다.

오는 25일은 중국군이 압록강을 건너 한국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한지 꼭 70년이 되는 날입니다.

여기에 맞춰 중국 당국은 올해 당시 상황을 담은 영화, 드라마 등을 제작해 애국주의, 민족주의를 부추키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과의 패권 다툼 속에서 이 '항미' 정신을 더욱 강조하고 있고 이 과열된 분위기가 SNS상의 논란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중국의 애국주의, 민족주의 정서가 중국내 한국 기업 불매 운동으로 종종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삼성 중국 홈페이지에서 BTS 에디션 핸드폰이 사라진 화면
[연관 기사] BTS 발언두고 中 누리꾼 이상 과열 논란…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024504

실제 삼성, 현대차 같은 중국내 한국 법인들은 네티즌들 공격이 이어지자 서둘러 중국 홈페이지 등에서 BTS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한 관계자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랐다."면서 "사드 배치 문제로 내려진 한한령 때문에 아직도 힘들다. 이번 논란으로 혹시라도 문제가 될까" 걱정이 돼서 한 조치라고 전했습니다.

외신들도 바로 이런 중국의 민족주의를 일제히 지적했는데요.

로이터 통신, 파이넨셜타임스 등은 중국에서는 대형 기업들도 민족주의에 희생당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그래도 중국 팬심은 "아포방포(아미 포에버, 방탄 포에버)!"

BTS 팬들이죠. 전세계 아미들은 어떨까요?

해외 팬들이 이번 논란에 대해 지적한 트윗
SNS상에서는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왜 중국이 화를 내냐"며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가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중국 아미인 링링씨 역시 중국내 팬들 대부분은 왜 중국인들이 화를 내고 있는지 그 배경은 이해하지만, 많은 중국 팬들이 화를 내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BTS를 위해 반박글이나 발언을 삼가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를 향하고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하며 함께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수습에 나섰습니다.

외신들의 따끔한 지적, 중국내 과열 논란이라는 인식 등으로 부담으로 느꼈는지 중국내 'BTS 논란'은 하루가 다르게 잠잠해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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