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조사하고 가로수 2천 그루 교체…12억 쏟아부어

입력 2020.10.27 (07:44) 수정 2020.10.2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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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은 자치단체가 도심의 가로수 한 그루를 베어낼 때도 전문가 확인 절차를 거치기 마련인데요.

세종시가 정확한 사전 조사 없이 1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석 달 동안 2천 그루가 넘는 가로수를 베어 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최선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종시청 앞 도로 주변. 새 가로수를 심고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주변 상인은 멀쩡한 나무를 왜 자르고 다시 심냐고 말합니다.

[주변 상인 : "멀쩡한 애들을 다 뽑길래..그날은 왜 멀쩡한 걸 왜 잘라버리냐..저희 가게 앞에는 나무가 원래 좋은 애였어요."]

최근 석 달 동안 이렇게 세종시에서 베어내거나 뽑아낸 가로수는 2천 백여 그루.

고사한 나무는 베어내고 토양이 좋지 않아 생육 불량인 나무는 살릴 수 있는 것들을 옮겨심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실시한 현장 조사를 보니 살릴 수 있는 나무와 고사목을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2천 백여 그루 전부를 식재하는 예산이 조경업체에 나가게 된 것입니다.

[세종시 산림공원과 관계자/음성변조 : "그걸 교체하는데 LH가 생육불량이라고 해서 이식을 하든..그냥 저희는 새로운 나무만 심어 놓으면 되는 상황이고..."]

베어낸 가로수를 모아 놓은 곳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뿌리를 흙과 단단히 결합시키기 위해, 식재 당시 설치한 '결속끈'조차 그대로인 나무도 있습니다.

[LH 관계자/음성변조 : "업체에서 자체 판단해서 이 나무를 심으면 또 검수과정에서 준공할 때 빠지니(탈락하니) 자기네들이 갖다놓은 것 같다라고.."]

전문가의 사전 확인 조사 없이 가로수를 교체하는 데 쓴 예산만 12억여 원. 멀쩡한 나무를 베었다는 시민 제보가 잇따르는 가운데 예산 낭비가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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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먹구구식 조사하고 가로수 2천 그루 교체…12억 쏟아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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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10-27 07: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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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자치단체가 도심의 가로수 한 그루를 베어낼 때도 전문가 확인 절차를 거치기 마련인데요.

세종시가 정확한 사전 조사 없이 1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석 달 동안 2천 그루가 넘는 가로수를 베어 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최선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종시청 앞 도로 주변. 새 가로수를 심고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주변 상인은 멀쩡한 나무를 왜 자르고 다시 심냐고 말합니다.

[주변 상인 : "멀쩡한 애들을 다 뽑길래..그날은 왜 멀쩡한 걸 왜 잘라버리냐..저희 가게 앞에는 나무가 원래 좋은 애였어요."]

최근 석 달 동안 이렇게 세종시에서 베어내거나 뽑아낸 가로수는 2천 백여 그루.

고사한 나무는 베어내고 토양이 좋지 않아 생육 불량인 나무는 살릴 수 있는 것들을 옮겨심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실시한 현장 조사를 보니 살릴 수 있는 나무와 고사목을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2천 백여 그루 전부를 식재하는 예산이 조경업체에 나가게 된 것입니다.

[세종시 산림공원과 관계자/음성변조 : "그걸 교체하는데 LH가 생육불량이라고 해서 이식을 하든..그냥 저희는 새로운 나무만 심어 놓으면 되는 상황이고..."]

베어낸 가로수를 모아 놓은 곳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뿌리를 흙과 단단히 결합시키기 위해, 식재 당시 설치한 '결속끈'조차 그대로인 나무도 있습니다.

[LH 관계자/음성변조 : "업체에서 자체 판단해서 이 나무를 심으면 또 검수과정에서 준공할 때 빠지니(탈락하니) 자기네들이 갖다놓은 것 같다라고.."]

전문가의 사전 확인 조사 없이 가로수를 교체하는 데 쓴 예산만 12억여 원. 멀쩡한 나무를 베었다는 시민 제보가 잇따르는 가운데 예산 낭비가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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