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매각 난무하는 ‘분양전환 공공임대’

입력 2020.11.02 (06:20) 수정 2020.11.02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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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양전환 공공임대아파트는 임대료를 내고 일정 의무기간 거주하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분양 전환 시점이 되면 애초 약속대로 분양받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임대사업자들이 건설사로부터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인 뒤 부적격 이유를 내세워 분양하지 않고 일반에 비싸게 팔아 잇속을 챙기기 때문입니다.

곽선정 기자가 그 실태를 고발합니다.

[리포트]

한 민간건설사가 정부의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지은 광양의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입니다.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2018년 분양전환을 앞두고 건설사가 아파트를 통째로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했습니다.

이 임대사업자는 전체 5백 20여 가구의 절반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하고 나머지 가구에 대해선 거주기간 미충족 등의 이유를 들어 분양해주지 않았습니다.

일반에 분양하면 시세에 가까운 높은 가격으로 팔아 큰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혜선/아파트 임차인 : "내 집 마련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느낌 때문에 제일 그게 속상했어요."]

이 사업자는 이후 광양시에 일반 분양 신청을 했다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반려되자 이번엔 편법을 동원했습니다.

현행법상 임대사업자끼리는 매매가 가능한 점을 노린 겁니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다른 임대사업자들과 사고판 가구 수가 40가구를 넘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매매가도 상승했습니다.

[○○산업 관계자/2018년/음성변조 : "사는(거주하는) 분한테 넘기는 게 제일 좋은데 법적으로는 그렇게 안 되다 보니 편법을 쓰는 거예요."]

자본금이 8억에 불과한 업체가 지난 3년 동안 전국에 소유했던 공공임대 아파트는 수천억 원 규모에 3천백 가구나 됩니다.

[이헌/○○산업 전무 : "저희가 주택도시기금을 상환을 못 하고 있어요. 돈이 없어서. 그래서 재원 마련을 위해서 (다른 임대업자에) 팔았어요."]

2천억 원의 공적기금이 투입되고도 감시나 검증이 허술한 사이 해당 업체는 최근 자금난 이유로 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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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법 매각 난무하는 ‘분양전환 공공임대’
    • 입력 2020-11-02 06:20:10
    • 수정2020-11-02 07:16:33
    뉴스광장 1부
[앵커]

분양전환 공공임대아파트는 임대료를 내고 일정 의무기간 거주하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분양 전환 시점이 되면 애초 약속대로 분양받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임대사업자들이 건설사로부터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인 뒤 부적격 이유를 내세워 분양하지 않고 일반에 비싸게 팔아 잇속을 챙기기 때문입니다.

곽선정 기자가 그 실태를 고발합니다.

[리포트]

한 민간건설사가 정부의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지은 광양의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입니다.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2018년 분양전환을 앞두고 건설사가 아파트를 통째로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했습니다.

이 임대사업자는 전체 5백 20여 가구의 절반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하고 나머지 가구에 대해선 거주기간 미충족 등의 이유를 들어 분양해주지 않았습니다.

일반에 분양하면 시세에 가까운 높은 가격으로 팔아 큰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혜선/아파트 임차인 : "내 집 마련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느낌 때문에 제일 그게 속상했어요."]

이 사업자는 이후 광양시에 일반 분양 신청을 했다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반려되자 이번엔 편법을 동원했습니다.

현행법상 임대사업자끼리는 매매가 가능한 점을 노린 겁니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다른 임대사업자들과 사고판 가구 수가 40가구를 넘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매매가도 상승했습니다.

[○○산업 관계자/2018년/음성변조 : "사는(거주하는) 분한테 넘기는 게 제일 좋은데 법적으로는 그렇게 안 되다 보니 편법을 쓰는 거예요."]

자본금이 8억에 불과한 업체가 지난 3년 동안 전국에 소유했던 공공임대 아파트는 수천억 원 규모에 3천백 가구나 됩니다.

[이헌/○○산업 전무 : "저희가 주택도시기금을 상환을 못 하고 있어요. 돈이 없어서. 그래서 재원 마련을 위해서 (다른 임대업자에) 팔았어요."]

2천억 원의 공적기금이 투입되고도 감시나 검증이 허술한 사이 해당 업체는 최근 자금난 이유로 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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