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우선분양해줬더니 전매 판쳐…“투기수단으로 변질”

입력 2020.11.10 (21:40) 수정 2020.11.10 (22: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무주택 군인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군인공제회에서 공급하는 아파트가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정작 군인들은 살지 않으면서 억대의 차익을 남기고 분양권을 되파는 전매가 판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수성구와 인접한 경산의 한 아파트 단지.

내년 5월 입주 예정으로, 전체 650여 가구 가운데 75%가 넘는 5백여 가구가 군인들에게 우선 분양됐습니다.

그런데 입주하기도 전에 이 중 약 60%에서 분양권이 전매됐습니다.

가구당 평균 1억5천만 원의 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인아파트 분양권 매수자/음성변조 : "저희 매도자분은 강원도 군인이셨고요. 군인 두 분이 한 분양권에 같이 투자를 한 분도 있다고 들었어요. 거의 다 그냥 경산 시민한테 프리미엄(웃돈)을 받고 가는 거죠."]

지난해 입주를 마친 인근의 또 다른 군인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전체 7백50여 가구 모두 군인들에게 분양됐지만 입주 전 이뤄진 전매 건수가 6백 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인공제회가 일반 분양가보다 20% 정도 낮은 가격에 군인들에게 공급하다 보니 투기 수단으로 변질된 겁니다.

[부동산 중개업자/음성변조 : "공제회 자기만의 그런 특혜지. 군인공제회 땅이 좀 남았잖아요. (앞으로 군인들이) 많이 몰리지 싶어요. 이게 핫하니까. 재테크다(라는 인식이 생겨서)."]

군인공제회 측은 해당 지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위법이 아닌 만큼 규제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음성변조 : "'전매는 무조건 (실거주) 3년이니까 신중하게 해' 이런 게 서울이나 수도권처럼 있는 곳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법적으로 그런 곳이 아니니까. 개인의 재산권 행사잖아요."]

연일 치솟는 부동산값에 군인 아파트마저 투기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김현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군인 우선분양해줬더니 전매 판쳐…“투기수단으로 변질”
    • 입력 2020-11-10 21:40:48
    • 수정2020-11-10 22:16:28
    뉴스 9
[앵커]

무주택 군인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군인공제회에서 공급하는 아파트가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정작 군인들은 살지 않으면서 억대의 차익을 남기고 분양권을 되파는 전매가 판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수성구와 인접한 경산의 한 아파트 단지.

내년 5월 입주 예정으로, 전체 650여 가구 가운데 75%가 넘는 5백여 가구가 군인들에게 우선 분양됐습니다.

그런데 입주하기도 전에 이 중 약 60%에서 분양권이 전매됐습니다.

가구당 평균 1억5천만 원의 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인아파트 분양권 매수자/음성변조 : "저희 매도자분은 강원도 군인이셨고요. 군인 두 분이 한 분양권에 같이 투자를 한 분도 있다고 들었어요. 거의 다 그냥 경산 시민한테 프리미엄(웃돈)을 받고 가는 거죠."]

지난해 입주를 마친 인근의 또 다른 군인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전체 7백50여 가구 모두 군인들에게 분양됐지만 입주 전 이뤄진 전매 건수가 6백 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인공제회가 일반 분양가보다 20% 정도 낮은 가격에 군인들에게 공급하다 보니 투기 수단으로 변질된 겁니다.

[부동산 중개업자/음성변조 : "공제회 자기만의 그런 특혜지. 군인공제회 땅이 좀 남았잖아요. (앞으로 군인들이) 많이 몰리지 싶어요. 이게 핫하니까. 재테크다(라는 인식이 생겨서)."]

군인공제회 측은 해당 지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위법이 아닌 만큼 규제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음성변조 : "'전매는 무조건 (실거주) 3년이니까 신중하게 해' 이런 게 서울이나 수도권처럼 있는 곳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법적으로 그런 곳이 아니니까. 개인의 재산권 행사잖아요."]

연일 치솟는 부동산값에 군인 아파트마저 투기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김현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