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년의 간절한 기다림 끝에, 가족의 품으로

입력 2020.11.11 (19:33) 수정 2020.11.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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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가 69년 만에 유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신원이 확인돼 유가족을 만나는 전사자 유해는 100명 가운데 2명도 채 되지 않는데요,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확보가 관건입니다.

보도에 윤현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고 명한협 일병의 유해가 가족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69년 만입니다.

["아버님 늦게 찾아뵙게 돼서 죄송하고요. 한편으로는 아버지를 찾게 돼서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유해 발굴을 통해 153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고 명한협 일병은 부산 육군 훈련소 입대 후 국군 제6사단 소속으로 1951년 5월 가평-화천 진격전을 겪은 뒤 전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온 어머니는 평생을 기다리던 남편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당시 3살배기였던 아들은 일흔이 넘은 백발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명갑원/고 명한협 일병 아들 : "세월이 많이 흘러서 그런가? 좀 담담하고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이제 확실히 되고 하니까. 내가 가고 싶을 때 가서 볼 수 있지 않겠나."]

명갑원 씨는 10년 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전사자 유족을 대상으로 한 DNA 시료 채취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 강원도 춘천 오항리 일대에서 아버지 유해로 추정되는 대퇴부와 위 팔 부분이 발견됐고, 유전자 감식 결과 부자 관계가 확인됐습니다.

명 씨처럼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유가족은 6만여 명.

[허욱구/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단장 : "유가족 시료를 더 많이 확보한다면 많은 분이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2000년부터 시작된 국방부의 유해 발굴단 작업으로 찾은 유해는 1만여 구.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유가족 품으로 옮겨진 유해는 1.6%인 154구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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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여 년의 간절한 기다림 끝에, 가족의 품으로
    • 입력 2020-11-11 19:33:37
    • 수정2020-11-11 19: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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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가 69년 만에 유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신원이 확인돼 유가족을 만나는 전사자 유해는 100명 가운데 2명도 채 되지 않는데요,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확보가 관건입니다.

보도에 윤현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고 명한협 일병의 유해가 가족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69년 만입니다.

["아버님 늦게 찾아뵙게 돼서 죄송하고요. 한편으로는 아버지를 찾게 돼서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유해 발굴을 통해 153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고 명한협 일병은 부산 육군 훈련소 입대 후 국군 제6사단 소속으로 1951년 5월 가평-화천 진격전을 겪은 뒤 전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온 어머니는 평생을 기다리던 남편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당시 3살배기였던 아들은 일흔이 넘은 백발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명갑원/고 명한협 일병 아들 : "세월이 많이 흘러서 그런가? 좀 담담하고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이제 확실히 되고 하니까. 내가 가고 싶을 때 가서 볼 수 있지 않겠나."]

명갑원 씨는 10년 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전사자 유족을 대상으로 한 DNA 시료 채취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 강원도 춘천 오항리 일대에서 아버지 유해로 추정되는 대퇴부와 위 팔 부분이 발견됐고, 유전자 감식 결과 부자 관계가 확인됐습니다.

명 씨처럼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유가족은 6만여 명.

[허욱구/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단장 : "유가족 시료를 더 많이 확보한다면 많은 분이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2000년부터 시작된 국방부의 유해 발굴단 작업으로 찾은 유해는 1만여 구.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유가족 품으로 옮겨진 유해는 1.6%인 154구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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