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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결함 ‘나몰라라’…유명무실 ‘레몬법’
입력 2020.11.11 (23:44) 수정 2020.11.11 (23:53) 뉴스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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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차 구매 후 결함이 반복될 때 교환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된 자동차관리법, 일명 '레몬법'이 도입된 지 2년 가까이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는 차량을 구입한 뒤 교환이나 환불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조혜진 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우선 이런 법을 왜 '레몬법'이라고 부르나요?

[기자]

달콤한 오렌지를 주문했는데 막상 배달 온 제품이 신 레몬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교환이나 환불을 하겠죠.

미국에서는 이처럼 정상 제품인 줄 알고 물건을 샀는데 불량품일 경우 '레몬'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여기에서 유래된 게 바로 '레몬법'입니다.

전자 제품, 특히 차량에 결함이 있을 때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교환이나 환불, 보상을 하도록 규정한 일종의 소비자 보호법입니다.

[앵커]

좋은 취지의 법이 지난해 1월부터죠?

국내에서도 도입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기자]

저희 취재진이 벤츠 차량을 구입한 한 소비자를 만났습니다.

소음이 계속 발생하는데도 교환을 못 받고 있는 경우였는데요.

소음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한 번 들어보실까요?

이렇게 차를 산 뒤 반복되는 하자가 이어져도 실제로 차량 교환이나 환불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도 '레몬법' 취지를 반영한 자동차관리법이 시행됐는데요.

지난 9월까지 접수된 교환·환불 중재 신청 520여 건 중 지금까지 교환이나 환불된 사례는 25건, 5%에 불과합니다.

[앵커]

5%, 거의 교환 환불이 안된 거네요.

그런데 교환 환불이 된 25건도 결함이 인정된 건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25건 중 공식적으로 결함이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습니다.

자동차 결함에 대한 중재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 중재부에서 합니다.

교환이나 환불 중재 신청이 들어오면 결함 여부를 판단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지금까지 이 심의위에서 결함이라고 결론 내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교환 환불이 된 25건은 모두 차량 구매자와 제조사간의 개별 합의로 이뤄졌습니다.

중재를 하라고 만든 기구지만 소비자들이 대부분 합의를 해 중재를 취하한다며 결함으로 결론내리는 데 소극적입니다.

[앵커]

레몬법이 도입돼도 소비자들은 그다지 혜택을 못 받는건데 근본적인 원인은 뭡니까?

[기자]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우리나라에선 차량 결함 입증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자동차가 부품만 3만 개가 넘기도 하고 상당히 전문적인 영역이잖아요.

게다가 관련 자료는 대부분 제조사가 가지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동일한 결함이라고 해도 제조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일단 버티는 겁니다.

그러다가 논란이 되거나 소비자가 아주 적극적으로 이를 요구하면 그제서야 교환, 환불을 얘기하죠.

실제로 저희가 취재한 제네시스 차량의 경우 엔진 소음과 시동꺼짐의 문제가 있었는데요.

어떤 문제인지 들어볼까요.

[제네시스 차량 구매자 : "몇 번 시동이 안 걸리더라고요. 그때부터 촬영을 하게됐죠. (가다가) 완전 먹통이 된 거죠. 시동을 켜도 반응도 없고. 그래서 견인차 부르고..."]

교환, 환불을 거부하던 현대차는 보도가 시작되자 방송을 막아주면 환불을 해주겠다며 마치 선심을 쓰듯 합의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시동꺼짐과 같은 문제는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데 교환이 안 되는 건가요?

[기자]

자동차관리법에서 원동기나 구동장치, 조향장치, 제동장치 등의 고장은 '중대한 하자'라고 하는데요.

그 범위가 상당히 포괄적이다 보니 소비자는 중대 결함이라고 해도, 제조사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앵커]

레몬법의 본고장 미국에선 어떤가요?

[기자]

현재 국내 레몬법은 차량 인도 시 교환환불에 대한 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적용되는데요.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신차 구매 시 자동적으로 레몬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 결함에 대한 입증 책임 우리와 달리 제조사가 지는데요.

소비자가 중재를 신청하면 제조사가 결함이 아님을 입증해야 하는 겁니다.

이때 거짓말을 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어마어마한 벌금을 부과받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교환, 환불을 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국내에 이렇게 강력한 레몬법 도입을 어려울 겁니다.

국회에서 최근 신차에 레몬법 적용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인데요.

어떻게 결론이 날지 잘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 신차 결함 ‘나몰라라’…유명무실 ‘레몬법’
    • 입력 2020-11-11 23:44:52
    • 수정2020-11-11 23: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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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차 구매 후 결함이 반복될 때 교환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된 자동차관리법, 일명 '레몬법'이 도입된 지 2년 가까이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는 차량을 구입한 뒤 교환이나 환불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조혜진 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우선 이런 법을 왜 '레몬법'이라고 부르나요?

[기자]

달콤한 오렌지를 주문했는데 막상 배달 온 제품이 신 레몬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교환이나 환불을 하겠죠.

미국에서는 이처럼 정상 제품인 줄 알고 물건을 샀는데 불량품일 경우 '레몬'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여기에서 유래된 게 바로 '레몬법'입니다.

전자 제품, 특히 차량에 결함이 있을 때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교환이나 환불, 보상을 하도록 규정한 일종의 소비자 보호법입니다.

[앵커]

좋은 취지의 법이 지난해 1월부터죠?

국내에서도 도입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기자]

저희 취재진이 벤츠 차량을 구입한 한 소비자를 만났습니다.

소음이 계속 발생하는데도 교환을 못 받고 있는 경우였는데요.

소음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한 번 들어보실까요?

이렇게 차를 산 뒤 반복되는 하자가 이어져도 실제로 차량 교환이나 환불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도 '레몬법' 취지를 반영한 자동차관리법이 시행됐는데요.

지난 9월까지 접수된 교환·환불 중재 신청 520여 건 중 지금까지 교환이나 환불된 사례는 25건, 5%에 불과합니다.

[앵커]

5%, 거의 교환 환불이 안된 거네요.

그런데 교환 환불이 된 25건도 결함이 인정된 건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25건 중 공식적으로 결함이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습니다.

자동차 결함에 대한 중재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 중재부에서 합니다.

교환이나 환불 중재 신청이 들어오면 결함 여부를 판단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지금까지 이 심의위에서 결함이라고 결론 내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교환 환불이 된 25건은 모두 차량 구매자와 제조사간의 개별 합의로 이뤄졌습니다.

중재를 하라고 만든 기구지만 소비자들이 대부분 합의를 해 중재를 취하한다며 결함으로 결론내리는 데 소극적입니다.

[앵커]

레몬법이 도입돼도 소비자들은 그다지 혜택을 못 받는건데 근본적인 원인은 뭡니까?

[기자]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우리나라에선 차량 결함 입증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자동차가 부품만 3만 개가 넘기도 하고 상당히 전문적인 영역이잖아요.

게다가 관련 자료는 대부분 제조사가 가지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동일한 결함이라고 해도 제조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일단 버티는 겁니다.

그러다가 논란이 되거나 소비자가 아주 적극적으로 이를 요구하면 그제서야 교환, 환불을 얘기하죠.

실제로 저희가 취재한 제네시스 차량의 경우 엔진 소음과 시동꺼짐의 문제가 있었는데요.

어떤 문제인지 들어볼까요.

[제네시스 차량 구매자 : "몇 번 시동이 안 걸리더라고요. 그때부터 촬영을 하게됐죠. (가다가) 완전 먹통이 된 거죠. 시동을 켜도 반응도 없고. 그래서 견인차 부르고..."]

교환, 환불을 거부하던 현대차는 보도가 시작되자 방송을 막아주면 환불을 해주겠다며 마치 선심을 쓰듯 합의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시동꺼짐과 같은 문제는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데 교환이 안 되는 건가요?

[기자]

자동차관리법에서 원동기나 구동장치, 조향장치, 제동장치 등의 고장은 '중대한 하자'라고 하는데요.

그 범위가 상당히 포괄적이다 보니 소비자는 중대 결함이라고 해도, 제조사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앵커]

레몬법의 본고장 미국에선 어떤가요?

[기자]

현재 국내 레몬법은 차량 인도 시 교환환불에 대한 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적용되는데요.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신차 구매 시 자동적으로 레몬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 결함에 대한 입증 책임 우리와 달리 제조사가 지는데요.

소비자가 중재를 신청하면 제조사가 결함이 아님을 입증해야 하는 겁니다.

이때 거짓말을 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어마어마한 벌금을 부과받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교환, 환불을 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국내에 이렇게 강력한 레몬법 도입을 어려울 겁니다.

국회에서 최근 신차에 레몬법 적용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인데요.

어떻게 결론이 날지 잘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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