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피해’ 단감…폐기해도 보상 못 받아

[앵커]

최근들어 갑작스럽게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수확기를 맞은 단감이 어는 피해가 나고 있습니다.

단감은 조금만 얼어도 상품성이 없어 폐기해야 하는데도, 재해보험 규정 때문에 농민들이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수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7만여 제곱미터의 과수원에 단감 농사를 짓는 손명수 씨.

갓 수확한 단감을 그대로 땅바닥에 버립니다.

최근 경남 밀양의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이른 추위에 단감이 얼어버린 탓입니다.

동해를 입은 단감을 수확하는 현장입니다.

이 단감은 상품성을 잃어 그대로 폐기처분 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단감 수확으로 예년이면 2억 5천만 원에서 3억 원의 소득을 얻었지만, 올해는 1/5 수준인 5천만 원도 안 될 상황입니다.

미리 가입한 재해보험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재해보험 평가에서 동해를 입은 단감의 30%가 정상으로 판정됐기 때문입니다.

[손명수/단감 재배 농민 : "정상과 판정을 30% 받았는데, 동해를 많이 입어도 정상과 판정을 받아서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재해보험 약관상 과육의 5% 미만의 동해를 입은 과일은 보상을 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감은 조그만 동해를 입어도 가공해서 쓸 수 없어 사실상 폐기하는데도 인정해 주지 않는 겁니다.

[재해보험 판매 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여러 번 건의했습니다. 시정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얼면 상품성이 없습니다. 사과, 배는 주스 등 가공을 할 수 있지만 감은 그런 부분이 없어서..."]

갑작스럽게 닥친 한파에다, 자연재해에 대비해 가입한 재해보험도 제 몫을 하지 못해 단감 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수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