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프랑스, 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했다…왜?

입력 2020.11.19 (18:12) 수정 2020.11.1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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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에서의 코로나19 2차 대유행 진원지로 지목된 프랑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이 20일째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학교에서까지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파리 연결해 상황 알아봅니다.

양민효 특파원! 프랑스 학교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방역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인데요, 학생들 뿐 아니라 교직원들도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봉쇄령 와중인데도, 학교는 문을 열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올해 상반기 1차 봉쇄때는 학교를 전면 폐쇄했었는데, 이번 재봉쇄령을 내리면서는 초중고등학교 문을 계속 열도록 했습니다.

대학교만 제외하고요.

그러자 학교에서 방역 수칙이 지켜지기 힘든 상황인데 어떻게 수업을 계속하라는거냐,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프랑스 동부 브장송의 한 고등학교.

마스크를 쓴 학생들로 등굣길이 막혔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지켜달라' 항의 팻말을 붙이고 교문 앞을 막아섭니다.

코로나19 방역이 부실하다며, 학생들이 프랑스 정부에 추가 조치를 요구하면서 학교 봉쇄에 나선 겁니다.

[학생 : "보세요. 복도에서 우리들은 이런 식이라고요. 이건 정상이 아니에요. 여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다고요!"]

[학생 : "한 교실에 30-35명씩 몰려있어요. 그리고는 '수업 끝나고 친구들 만나지 마라' 하죠."]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파리 수도권에선 학교 봉쇄 시위도 더 격렬했습니다.

쓰레기통으로 학생들이 입구를 막자 경찰이 밀어냅니다.

몰려드는 학생들과 경찰이 격돌하면서 학교 앞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파리에서만 고등학교 5곳에서 충돌이 빚어졌고 지역에서도 봉쇄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앵커]

이렇게 반발이 거센데, 애초 프랑스 정부가 학교를 열기로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지난 봉쇄령 당시 학교를 전면 폐쇄하면서 원격 수업으로 대체했었는데요, 같이 재택근무를 하는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져서 일을 제대로 못하니까, 이번 재봉쇄땐 아이들은 학교에 가도록 한 겁니다.

원격 수업에 대한 준비, 지원 부족으로 교사들의 업무량이 폭증한 점, 또 원격 수업이 학력 저하,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초중고 등교를 계속하기로 한 이유인데요.

교실 안에서 마스크를 의무 착용하고, 학급 인원을 절반으로 나눠서 수업하도록 했지만 정작 이걸 진행할 공간도, 교원 수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교직원 노조 사무처장 : "교사들은 원격 수업보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만나는 걸 훨씬 선호합니다. 대통령이 '2차 대유행이 더 힘들 것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이다' 라고 했는데 개학 이후 학교 방역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정말 걱정됩니다."]

이달 초 시작된 학생들의 학교 봉쇄 시위에 교사 노조까지 가세해 파업을 벌인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앵커]

학교에서의 감염 우려도 클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기자]

한 프랑스 언론은 '코로나 2차 파도가 학생들을 집어삼켰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지난주 프랑스 교육부 발표에 대해서인데요, 지난 13일까지 8일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 수가 초중고교를 합쳐 만2천여 명입니다.

전체 학생 수의 0.1%이긴 하지만 증가세가 가파른데요, 그 전주보다 3.5배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교직원도 2천2백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역시 전주보다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학교를 닫든지, 확실한 방역 조치를 취하든지요. 더 걱정되는 건 사실 가족이에요. 우린 미성년인데다, 집엔 부모나 조부모가 있고 대가족도 있고요."]

[앵커]

프랑스 정부는 대책을 좀 내놨나요?

[기자]

이번주 초 다급하게 교직원 지원책을 발표했습니다.

내년도부터 추가 수당을 지급하고, 컴퓨터 등 원격수업 장비 지원비도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또 대체 교사를 최대 8만 명까지 뽑아서 보건 위기때 충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말했는데사실 1차 봉쇄령 해제 때 이미 약속했던 내용들입니다.

학교 방역 대책으로는 대면 수업 비율을 50%로 줄이고 원격 수업과 병행하도록 했는데요, 충분치 않다는 지적입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40대 교사가 테러로 살해된 이후 학교 주변에 대테러 요원들이 배치되는 등 긴장도 높아졌는데요, 감염 우려에 방역 갈등까지 교육 현장에 혼란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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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프랑스, 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했다…왜?
    • 입력 2020-11-19 18:12:08
    • 수정2020-11-19 18:27:39
    통합뉴스룸ET
[앵커]

유럽에서의 코로나19 2차 대유행 진원지로 지목된 프랑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이 20일째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학교에서까지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파리 연결해 상황 알아봅니다.

양민효 특파원! 프랑스 학교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방역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인데요, 학생들 뿐 아니라 교직원들도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봉쇄령 와중인데도, 학교는 문을 열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올해 상반기 1차 봉쇄때는 학교를 전면 폐쇄했었는데, 이번 재봉쇄령을 내리면서는 초중고등학교 문을 계속 열도록 했습니다.

대학교만 제외하고요.

그러자 학교에서 방역 수칙이 지켜지기 힘든 상황인데 어떻게 수업을 계속하라는거냐,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프랑스 동부 브장송의 한 고등학교.

마스크를 쓴 학생들로 등굣길이 막혔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지켜달라' 항의 팻말을 붙이고 교문 앞을 막아섭니다.

코로나19 방역이 부실하다며, 학생들이 프랑스 정부에 추가 조치를 요구하면서 학교 봉쇄에 나선 겁니다.

[학생 : "보세요. 복도에서 우리들은 이런 식이라고요. 이건 정상이 아니에요. 여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다고요!"]

[학생 : "한 교실에 30-35명씩 몰려있어요. 그리고는 '수업 끝나고 친구들 만나지 마라' 하죠."]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파리 수도권에선 학교 봉쇄 시위도 더 격렬했습니다.

쓰레기통으로 학생들이 입구를 막자 경찰이 밀어냅니다.

몰려드는 학생들과 경찰이 격돌하면서 학교 앞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파리에서만 고등학교 5곳에서 충돌이 빚어졌고 지역에서도 봉쇄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앵커]

이렇게 반발이 거센데, 애초 프랑스 정부가 학교를 열기로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지난 봉쇄령 당시 학교를 전면 폐쇄하면서 원격 수업으로 대체했었는데요, 같이 재택근무를 하는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져서 일을 제대로 못하니까, 이번 재봉쇄땐 아이들은 학교에 가도록 한 겁니다.

원격 수업에 대한 준비, 지원 부족으로 교사들의 업무량이 폭증한 점, 또 원격 수업이 학력 저하,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초중고 등교를 계속하기로 한 이유인데요.

교실 안에서 마스크를 의무 착용하고, 학급 인원을 절반으로 나눠서 수업하도록 했지만 정작 이걸 진행할 공간도, 교원 수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교직원 노조 사무처장 : "교사들은 원격 수업보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만나는 걸 훨씬 선호합니다. 대통령이 '2차 대유행이 더 힘들 것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이다' 라고 했는데 개학 이후 학교 방역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정말 걱정됩니다."]

이달 초 시작된 학생들의 학교 봉쇄 시위에 교사 노조까지 가세해 파업을 벌인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앵커]

학교에서의 감염 우려도 클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기자]

한 프랑스 언론은 '코로나 2차 파도가 학생들을 집어삼켰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지난주 프랑스 교육부 발표에 대해서인데요, 지난 13일까지 8일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 수가 초중고교를 합쳐 만2천여 명입니다.

전체 학생 수의 0.1%이긴 하지만 증가세가 가파른데요, 그 전주보다 3.5배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교직원도 2천2백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역시 전주보다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학교를 닫든지, 확실한 방역 조치를 취하든지요. 더 걱정되는 건 사실 가족이에요. 우린 미성년인데다, 집엔 부모나 조부모가 있고 대가족도 있고요."]

[앵커]

프랑스 정부는 대책을 좀 내놨나요?

[기자]

이번주 초 다급하게 교직원 지원책을 발표했습니다.

내년도부터 추가 수당을 지급하고, 컴퓨터 등 원격수업 장비 지원비도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또 대체 교사를 최대 8만 명까지 뽑아서 보건 위기때 충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말했는데사실 1차 봉쇄령 해제 때 이미 약속했던 내용들입니다.

학교 방역 대책으로는 대면 수업 비율을 50%로 줄이고 원격 수업과 병행하도록 했는데요, 충분치 않다는 지적입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40대 교사가 테러로 살해된 이후 학교 주변에 대테러 요원들이 배치되는 등 긴장도 높아졌는데요, 감염 우려에 방역 갈등까지 교육 현장에 혼란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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