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사격 사실 인정’ 전두환 유죄 선고 의미는?

입력 2020.12.01 (09:55) 수정 2020.12.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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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재판은 단순히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를 넘어 5.18 당시 헬기 사격 사실 여부를 다룬 재판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컸습니다.

재판부의 유죄 판단 근거와 그 의미를 하선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1980년 5.18 직후부터 1988년 광주 청문회, 1995년 특검 조사까지.

지난 40년 가까이 논란의 영역이었던 하나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여부입니다.

재판부는 5.18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단의 근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탄흔 감정결과를 들었습니다.

또 5·18 이후 군이 발간한 교훈집에서 항공기의 임무 가운데 '공중화력지원'이 헬기 사격을 암시하고, 이후 국방부가 '화력지원'부분을 삭제하라고 한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습니다.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인 8명의 진술도 부합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사자명예훼손 고의성에 대해서도 전 씨가 5.18 헬기사격이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전 씨의 표현 자유가 피해자의 표현 자유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의 유죄 판결은 2017년 국방부 보고서에 이어 사법부까지 헬기 사격 사실을 인정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 "2017년 국방부 특조위 조사과정들 속에서 새롭게 제출했던 군 기록의 대부분을 증거로 인정해줬기 때문에 사법적 판결로써 더 이상 헬기 사격을 둘러싼 논쟁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는 그런 의미가 있는 거죠."]

이번 선고로 5.18 당시 계엄군의 발포는 시민군의 충돌 상황에서 벌어진 '자위권' 차원이었다는 신군부의 논리도 함께 무너지게 됐습니다.

5.18 단체들은 이번 재판이 5.18 진상규명을 위한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해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조진태/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 "(이번 재판은) 진상규명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겁니다. 이후의 과정, 발포 책임자를 밝히는 일과 연관해서 전두환 행적을 또한 밝히는 일이 바로 부각되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과 내란목적 살인죄로 처벌받은 전두환 씨는 23년 만에 또다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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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기 사격 사실 인정’ 전두환 유죄 선고 의미는?
    • 입력 2020-12-01 09:55:05
    • 수정2020-12-01 10:41:44
    930뉴스(광주)
[앵커]

이번 재판은 단순히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를 넘어 5.18 당시 헬기 사격 사실 여부를 다룬 재판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컸습니다.

재판부의 유죄 판단 근거와 그 의미를 하선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1980년 5.18 직후부터 1988년 광주 청문회, 1995년 특검 조사까지.

지난 40년 가까이 논란의 영역이었던 하나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여부입니다.

재판부는 5.18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단의 근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탄흔 감정결과를 들었습니다.

또 5·18 이후 군이 발간한 교훈집에서 항공기의 임무 가운데 '공중화력지원'이 헬기 사격을 암시하고, 이후 국방부가 '화력지원'부분을 삭제하라고 한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습니다.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인 8명의 진술도 부합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사자명예훼손 고의성에 대해서도 전 씨가 5.18 헬기사격이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전 씨의 표현 자유가 피해자의 표현 자유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의 유죄 판결은 2017년 국방부 보고서에 이어 사법부까지 헬기 사격 사실을 인정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 "2017년 국방부 특조위 조사과정들 속에서 새롭게 제출했던 군 기록의 대부분을 증거로 인정해줬기 때문에 사법적 판결로써 더 이상 헬기 사격을 둘러싼 논쟁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는 그런 의미가 있는 거죠."]

이번 선고로 5.18 당시 계엄군의 발포는 시민군의 충돌 상황에서 벌어진 '자위권' 차원이었다는 신군부의 논리도 함께 무너지게 됐습니다.

5.18 단체들은 이번 재판이 5.18 진상규명을 위한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해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조진태/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 "(이번 재판은) 진상규명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겁니다. 이후의 과정, 발포 책임자를 밝히는 일과 연관해서 전두환 행적을 또한 밝히는 일이 바로 부각되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과 내란목적 살인죄로 처벌받은 전두환 씨는 23년 만에 또다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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