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사과’에 당내 반발…“文 정권 탄생부터 사과해야”

[앵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에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예고했었죠.

중도 표심을 잡으려면 반드시 과거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는데, 당내 반발이 심상치 않습니다.

김종인 위원장 역시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습니다."]

구속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중도 지지층을 회복하려면 과거와의 단절이 우선이라는 의미였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9월 24일 : "국민의힘이 앞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변화의 모습을 보이려면, 일차적으로 전직 대통령 두 분에 대한 당의 공식 사과를 한다..."]

그런데 오늘, 당내 반발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왔습니다.

"정통성 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를 독단적으로 재단한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정권 탄생에 기여한 것부터 사과하라"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 공과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이 당의 과거에 부정적 낙인을 찍고, 핵심 지지층을 외면하려 한다는 주장입니다.

대국민 사과 필요성을 인정했던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번 주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며 반대 뜻을 에둘러 전달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내년 보궐선거에서 중도층 지지를 받으려면 반드시 과거를 사과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반발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거예요. 더 이상은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봐요."]

대국민 사과 일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4년째인 오는 9일이 유력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오늘 원외 당협위원장 3분의 1을 교체하자고 건의했는데, 대표적 강경파인 김진태, 민경욱, 전희경 전 의원이 포함됐습니다.

중도 정당을 추구한다는 김 위원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당내 파장은 어떨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촬영기자:노동수 김민준/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김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