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귀한 몸 된 ‘공짜 달력’

ET가 콕 집어 전해주는 경제 뉴스, ET콕입니다.

연말이 되면 가장 바빴던 곳 중 하나가 달력 제작솝니다.

집집마다 걸린 달력에는 생일과 제사, 곗날이나 공과금 수납일이 빼곡히 들어찼죠.

그 해 수명을 다한 뒤에도 달력은 유용했습니다.

뒷면 흰 바탕에 윷놀이판 그렸던 추억이 아른합니다.

은행에서 고객들에게 몇 개씩 그냥 나눠주던 게 달력이었건만, 갈수록 달력 인심이 야박해지고 있습니다.

1인 한 개 한정이거나 통장을 개설해야 달력을 준다는 등 조건이 걸리기도 합니다.

기업들도 자체 제작해 대량 배포하던 달력, 이제는 필요한 만큼만 외부업체에서 사들이는 추셉니다.

공짜 달력이 사라진 것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습니다만, 더 큰 이유는 스마트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 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대부분의 일정을 스마트폰으로 관리합니다.

스마트폰에 기념일 하나를 설정하고, 1년 혹은 매달, 매주 ‘반복’만 누르면 간단하게 저장됩니다.

하지만 효율이 삶의 리듬이나 가치에 못 미칠 때도 있는 법.

집 혹은 사무실에 탁상 달력 한 두 개는 필요하다는 분들 여전히 많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유난히 달력 품귀 현상이 심하다고 하죠.

공짜 달력을 찾아 은행 등을 떠도는 ‘달력 낭인’까지 등장했습니다.

결국 내돈내산, 달력 구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한 온라인쇼핑몰에 따르면, 11월 한달 간 달력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2% 3년 전보다는 93% 늘었습니다.

대신 공짜 달력에 비해 예쁜 디자인, 다양한 쓰임새가 눈에 들어옵니다.

날짜마다 달린 주머니에 매일 쓸 돈을 넣어두는 일명 '용돈 달력' 부터, 2021년 소띠 해를 기념한 도자기 달력도 나왔습니다.

어렵게 한 부 구한 달력을 훑어봤습니다.

내년 공휴일은 총 64일이고, 연휴는 설날 4일, 추석 5일입니다. 지금까지 이티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