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 있으면 손님이 오나요`

입력 2003.11.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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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황으로 틈새시장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마케팅 방법도 소비자의 욕구파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앵커: 앵커가 직접 취재하는 사람과 현장, 오늘은 불황탈출의 해법을 찾아보는 그 세번째 시간으로 틈새마케팅의 변화를 취재했습니다.
⊙앵커: 지난 2000년 문을 연 이 식당은 불황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한창 폐업 정리중인 식당에서 숟가락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폐업 컨설팅 업자들입니다.
이들은 철거는 물론 남은 집기들을 처분하는 일까지 도맡아합니다.
⊙김애자(식당 주인): 우선 시간이 단축되고요.
그리고 또 제 마음은 내가 필요했던 거 다른 사람들한테 주는 그 마음도 좋고요.
그리고 신속하게 이게 처리되고...
⊙앵커: 원래는 따로 철거비를 내야 하지만 폐업 컨설팅 업체와 상의하면 물건에 따라 원가의 30%까지 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영종(폐업 전문 중개인): 폐업하는 데가 많아요.
그래서 이 물건들을 버리기는 그렇고 재활용해서 필요한 사람한테 공급해 주면 좋을 것 같고...
⊙앵커: 불황이 만들어낸 틈새를 놓치지 않은 이들의 아이디어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입니다.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다섯 명의 젊은이들.
이들은 곧바로 화장실로 향합니다.
소독약품으로 중무장한 이들은 화장실 전문청소업체의 직원들.
화장실은 모두가 청소를 꺼리는 틈새라는 점에 착안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화장실은 지저분하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복장은 언제나 깔끔한 넥타이 차림입니다.
⊙한효섭(화장실 청소 업체 직원): 저희는 이제 화장실 청소 들어오기 전에 발끝까지 해 가지고 화장실 청소하면서 구두까지 광내는 사람은 저희밖에 없을 거예요.
⊙앵커: 화장실에 쏟아붓는 이들의 노력에 고객들은 대만족입니다.
⊙이상정(직장인): 누구나 화장실 청소는 하기 싫은 거 뻔한 건데 전문적으로 더 깨끗이 효과는 오래 가고 그런 쪽에 맡기면 믿을 수 있고 좋잖아요.
⊙앵커: 그런가 하면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소비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수익을 얻는 틈새업종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바로 찾아가는 애견 심부름센터입니다.
올해 24살의 대학생 윤민경 씨.
윤 씨는 평소 애견을 데리고 동물병원에 가는 일이 너무 번거로웠습니다.
⊙앵커: 개를 애견센터에 데리고 가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죠.
⊙윤민경(대학생): 네, 일단 택시 아저씨나 버스 기사 아저씨들은 개를 데리고 타려고 하면 안 태워주시려고 그러고요.
그리고 강아지가 5kg, 6kg 되니까 일단 데리고 다니는 게 너무 무거워서...
⊙앵커: 찾아가는 애견 심부름센터는 이런 윤 씨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줬습니다.
이 업체는 소비자가 연락만 하면 곧바로 찾아가 동물병원에 데려다 주고 미용과 교배서비스까지 대행해 줍니다.
하지만 이날 윤 씨가 부담한 비용은 평소와 다름없는 진료비 4만원.
소비자에게는 일체의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그 대신 모든 수수료는 동물병원이나 애견센터에서 받고 있습니다.
⊙앵커: 애견 방문서비스업체를 통해서 고객을 받으시면 그 이익을 또 나눠가져야 되기 때문에 별로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이 있는데 동물병원의 입장에서는 어떻습니까?
⊙이승길(동물 병원 원장): 요즘 불경기가 되다 보니까 손님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펫서비스처럼 애견방문업체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이렇게 많이 늘어나고 간접적인 홍보를 할 수 있어서...
⊙앵커: 애견을 데리고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입니다.
⊙김민정(직장인): 처음에는 되게 망설였거든요.
그런데 한번 믿고 맡겨봐야 되겠다고 생각하고서는 했는데 너무 결과가 만족스러워요.
⊙앵커: 이처럼 불황을 맞아 틈새 마케팅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인호(한국창업컨설팅협회 이사): 최근 틈새마케팅의 변화는 고객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적극적인 형태로 고객을 찾아나서는데 그 중에서도 고객의 기호나 트렌드에 맞춰서 그것들을 따라가는 형태의 고객우선주의 마케팅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앵커: 불황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틈새마케팅.
하지만 무조건 이색적인 것들보다는 소비자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는 틈을 찾느냐가 성공의 조건입니다.
사람과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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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앉아 있으면 손님이 오나요`
    • 입력 2003-11-19 20:00:00
    뉴스타임
⊙앵커: 불황으로 틈새시장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마케팅 방법도 소비자의 욕구파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앵커: 앵커가 직접 취재하는 사람과 현장, 오늘은 불황탈출의 해법을 찾아보는 그 세번째 시간으로 틈새마케팅의 변화를 취재했습니다. ⊙앵커: 지난 2000년 문을 연 이 식당은 불황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한창 폐업 정리중인 식당에서 숟가락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폐업 컨설팅 업자들입니다. 이들은 철거는 물론 남은 집기들을 처분하는 일까지 도맡아합니다. ⊙김애자(식당 주인): 우선 시간이 단축되고요. 그리고 또 제 마음은 내가 필요했던 거 다른 사람들한테 주는 그 마음도 좋고요. 그리고 신속하게 이게 처리되고... ⊙앵커: 원래는 따로 철거비를 내야 하지만 폐업 컨설팅 업체와 상의하면 물건에 따라 원가의 30%까지 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영종(폐업 전문 중개인): 폐업하는 데가 많아요. 그래서 이 물건들을 버리기는 그렇고 재활용해서 필요한 사람한테 공급해 주면 좋을 것 같고... ⊙앵커: 불황이 만들어낸 틈새를 놓치지 않은 이들의 아이디어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입니다.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다섯 명의 젊은이들. 이들은 곧바로 화장실로 향합니다. 소독약품으로 중무장한 이들은 화장실 전문청소업체의 직원들. 화장실은 모두가 청소를 꺼리는 틈새라는 점에 착안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화장실은 지저분하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복장은 언제나 깔끔한 넥타이 차림입니다. ⊙한효섭(화장실 청소 업체 직원): 저희는 이제 화장실 청소 들어오기 전에 발끝까지 해 가지고 화장실 청소하면서 구두까지 광내는 사람은 저희밖에 없을 거예요. ⊙앵커: 화장실에 쏟아붓는 이들의 노력에 고객들은 대만족입니다. ⊙이상정(직장인): 누구나 화장실 청소는 하기 싫은 거 뻔한 건데 전문적으로 더 깨끗이 효과는 오래 가고 그런 쪽에 맡기면 믿을 수 있고 좋잖아요. ⊙앵커: 그런가 하면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소비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수익을 얻는 틈새업종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바로 찾아가는 애견 심부름센터입니다. 올해 24살의 대학생 윤민경 씨. 윤 씨는 평소 애견을 데리고 동물병원에 가는 일이 너무 번거로웠습니다. ⊙앵커: 개를 애견센터에 데리고 가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죠. ⊙윤민경(대학생): 네, 일단 택시 아저씨나 버스 기사 아저씨들은 개를 데리고 타려고 하면 안 태워주시려고 그러고요. 그리고 강아지가 5kg, 6kg 되니까 일단 데리고 다니는 게 너무 무거워서... ⊙앵커: 찾아가는 애견 심부름센터는 이런 윤 씨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줬습니다. 이 업체는 소비자가 연락만 하면 곧바로 찾아가 동물병원에 데려다 주고 미용과 교배서비스까지 대행해 줍니다. 하지만 이날 윤 씨가 부담한 비용은 평소와 다름없는 진료비 4만원. 소비자에게는 일체의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그 대신 모든 수수료는 동물병원이나 애견센터에서 받고 있습니다. ⊙앵커: 애견 방문서비스업체를 통해서 고객을 받으시면 그 이익을 또 나눠가져야 되기 때문에 별로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이 있는데 동물병원의 입장에서는 어떻습니까? ⊙이승길(동물 병원 원장): 요즘 불경기가 되다 보니까 손님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펫서비스처럼 애견방문업체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이렇게 많이 늘어나고 간접적인 홍보를 할 수 있어서... ⊙앵커: 애견을 데리고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입니다. ⊙김민정(직장인): 처음에는 되게 망설였거든요. 그런데 한번 믿고 맡겨봐야 되겠다고 생각하고서는 했는데 너무 결과가 만족스러워요. ⊙앵커: 이처럼 불황을 맞아 틈새 마케팅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인호(한국창업컨설팅협회 이사): 최근 틈새마케팅의 변화는 고객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적극적인 형태로 고객을 찾아나서는데 그 중에서도 고객의 기호나 트렌드에 맞춰서 그것들을 따라가는 형태의 고객우선주의 마케팅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앵커: 불황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틈새마케팅. 하지만 무조건 이색적인 것들보다는 소비자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는 틈을 찾느냐가 성공의 조건입니다. 사람과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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