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확진자 음압병실 무단이탈…환자 관리 한계

입력 2020.12.30 (07:24) 수정 2020.12.3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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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틀 전 강원도 속초에서는 의료원에 입원, 치료를 받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병원을 무단 이탈해 택시를 타고 경찰서까지 갔습니다.

의료원측은 비어있는 병상을 발견하고서야 확진자가 사라진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한희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8일 오후 3시쯤 입원중이던 80대 확진자가 혼자 의료원에서 나왔습니다.

음압병실에서 나와, 방화셔터의 틈새를 통과한 뒤, 건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 남성은 의료원을 빠져나와 가까운 시내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택시를 잡아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이 확진자는 택시기사에게 어디로 가고 싶은지 목적지를 제대로 대지 못했습니다.

[택시 운전사 : "횡설수설해서 '아 치매가 있구나' 해 가지고... 길거리에다 내려 드리기가 뭐해서 바로 경찰서로 데려간 거죠."]

확진자는 속초경찰서 민원실을 거쳐, 여성청소년과로 안내됐습니다.

경찰은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과 연락한 이후 민원인이 속초의료원에 입원중인 확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경찰은 방역당국에 연락해 이 확진자를 구급차에 태워 이탈 2시간여 만에 병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접촉한 택시기사와 경찰관 등 11명은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속초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밀접 접촉자는) 검사 결과와 관계없이 2주간 자가격리가 들어가고. 밀접 접촉하지 않으신 분들은 음성이 나오더라도 따로 공가 3일을 추가했어요."]

속초의료원 측은 확진자 30명을 간호사 5명이 돌보는 상황에서 환자 관리가 철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속초의료원 관계자 : "치매나 와상 환자 등은 특수병동으로 분리해 입원조치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현재 공공의료기관 현실은 환자 분리 없이 배정받아 치료하고 있어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무단 이탈 사건은 최근 급증한 확진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지역 공공병원의 현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희조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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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확진자 음압병실 무단이탈…환자 관리 한계
    • 입력 2020-12-30 07:24:36
    • 수정2020-12-30 07: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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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강원도 속초에서는 의료원에 입원, 치료를 받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병원을 무단 이탈해 택시를 타고 경찰서까지 갔습니다.

의료원측은 비어있는 병상을 발견하고서야 확진자가 사라진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한희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8일 오후 3시쯤 입원중이던 80대 확진자가 혼자 의료원에서 나왔습니다.

음압병실에서 나와, 방화셔터의 틈새를 통과한 뒤, 건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 남성은 의료원을 빠져나와 가까운 시내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택시를 잡아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이 확진자는 택시기사에게 어디로 가고 싶은지 목적지를 제대로 대지 못했습니다.

[택시 운전사 : "횡설수설해서 '아 치매가 있구나' 해 가지고... 길거리에다 내려 드리기가 뭐해서 바로 경찰서로 데려간 거죠."]

확진자는 속초경찰서 민원실을 거쳐, 여성청소년과로 안내됐습니다.

경찰은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과 연락한 이후 민원인이 속초의료원에 입원중인 확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경찰은 방역당국에 연락해 이 확진자를 구급차에 태워 이탈 2시간여 만에 병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접촉한 택시기사와 경찰관 등 11명은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속초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밀접 접촉자는) 검사 결과와 관계없이 2주간 자가격리가 들어가고. 밀접 접촉하지 않으신 분들은 음성이 나오더라도 따로 공가 3일을 추가했어요."]

속초의료원 측은 확진자 30명을 간호사 5명이 돌보는 상황에서 환자 관리가 철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속초의료원 관계자 : "치매나 와상 환자 등은 특수병동으로 분리해 입원조치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현재 공공의료기관 현실은 환자 분리 없이 배정받아 치료하고 있어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무단 이탈 사건은 최근 급증한 확진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지역 공공병원의 현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희조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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