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③ ‘천억 원’ 쏟아붓고도, 도시 못 살린 ‘도시재생’

입력 2020.12.30 (19:31) 수정 2020.12.3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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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소멸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는 연속 기획 보도입니다.

정부가 6년 전부터 지방 도시를 살리기 위해,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창원 마산 창동에만 천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폐업하는 상가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 사업이 펼쳐진 창원시 마산 창동·오동동.

부림·오동동 문화광장 조성, 전통시장과 주변 도로 개선 등 각종 사업이 추진됐습니다.

전체 178만㎡ 규모 터에 최근 10년 동안 투입된 사업비만 889억 원.

창동상상길과 문신예술골목 조성 등 10여 개 협력사업까지 합치면 천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심 곳곳의 외관은 변했지만, 찾는 고객은 늘지 않고, 빈 상가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산 창동 자영업자/음성변조 : "지금 쇠퇴의 기로를 걷고 있거든요. 주변에 폐업하시는 분들 많아요. 여기 큰길 나가면 (폐업 가게들이) 가득 차요."]

사정은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

전북 익산시 문화로에도 250억 원 규모의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장성만/전북 익산시 중앙동 : "(저녁) 8시쯤 되면 사람이 안 다녀요. 사람이 (모여서) 웅성웅성하고, 상가도 좀 번화가가 돼야 하는데…."]

재생사업의 효과가 없는 이유는 근본적인 인구 유인책은 없이 겉 단장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산 창동과 익산시도 일자리가 무너져 사람들이 수도권과 대도시로 이동했고, 도심 외곽에 대규모 택지 개발까지 진행되면서 인구 유출이 가속화됐습니다.

[이상호/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 "(과거에는 인구) 성장에 맞춰서 도시도 같이 성장하는 구조였지만, 더는 성장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도시만 재개발되는 것이 결국은 이제 무엇이 남는가 하는 것이고…."]

길을 닦고 건물과 주차장을 새로 만드는 물리적인 개선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진상/창원대 건축학과 교수 : "도로를 닦는다든지, 상가 리모델링을 한다든지 이런 부분에만 너무 치중을 하다 보니까…. 우리 스스로 뭔가를 벌어서 먹고, 우리끼리 나눠 가지고, 생산해서 서로 주고받고 해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여력을 (만들어야)…."]

쇠퇴한 도시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 2013년 도시재생 특별법 제정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

정부는 2014년부터 2년 동안 전국 46곳에 국비 3천억 원을 투입했고, 오는 2022년까지 전국 500여 곳에 5년 동안 한해 10조 원을 들일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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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소멸]③ ‘천억 원’ 쏟아붓고도, 도시 못 살린 ‘도시재생’
    • 입력 2020-12-30 19:31:44
    • 수정2020-12-30 19:58:04
    뉴스7(창원)
[앵커]

지방소멸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는 연속 기획 보도입니다.

정부가 6년 전부터 지방 도시를 살리기 위해,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창원 마산 창동에만 천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폐업하는 상가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 사업이 펼쳐진 창원시 마산 창동·오동동.

부림·오동동 문화광장 조성, 전통시장과 주변 도로 개선 등 각종 사업이 추진됐습니다.

전체 178만㎡ 규모 터에 최근 10년 동안 투입된 사업비만 889억 원.

창동상상길과 문신예술골목 조성 등 10여 개 협력사업까지 합치면 천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심 곳곳의 외관은 변했지만, 찾는 고객은 늘지 않고, 빈 상가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산 창동 자영업자/음성변조 : "지금 쇠퇴의 기로를 걷고 있거든요. 주변에 폐업하시는 분들 많아요. 여기 큰길 나가면 (폐업 가게들이) 가득 차요."]

사정은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

전북 익산시 문화로에도 250억 원 규모의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장성만/전북 익산시 중앙동 : "(저녁) 8시쯤 되면 사람이 안 다녀요. 사람이 (모여서) 웅성웅성하고, 상가도 좀 번화가가 돼야 하는데…."]

재생사업의 효과가 없는 이유는 근본적인 인구 유인책은 없이 겉 단장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산 창동과 익산시도 일자리가 무너져 사람들이 수도권과 대도시로 이동했고, 도심 외곽에 대규모 택지 개발까지 진행되면서 인구 유출이 가속화됐습니다.

[이상호/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 "(과거에는 인구) 성장에 맞춰서 도시도 같이 성장하는 구조였지만, 더는 성장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도시만 재개발되는 것이 결국은 이제 무엇이 남는가 하는 것이고…."]

길을 닦고 건물과 주차장을 새로 만드는 물리적인 개선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진상/창원대 건축학과 교수 : "도로를 닦는다든지, 상가 리모델링을 한다든지 이런 부분에만 너무 치중을 하다 보니까…. 우리 스스로 뭔가를 벌어서 먹고, 우리끼리 나눠 가지고, 생산해서 서로 주고받고 해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여력을 (만들어야)…."]

쇠퇴한 도시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 2013년 도시재생 특별법 제정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

정부는 2014년부터 2년 동안 전국 46곳에 국비 3천억 원을 투입했고, 오는 2022년까지 전국 500여 곳에 5년 동안 한해 10조 원을 들일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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