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성장 천막은 철거하더니 조계사는 봐준 종로구청

입력 2021.01.09 (07:37) 수정 2021.01.0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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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재 코로나 2.5단계인 수도권에서는 법회나 예배와 같은 종교활동은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서울의 대표적인 사찰 조계사에 설치된 대형 천막 안에서 수십 명이 종교 활동을 하는 모습이 KBS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엄연히 방역 지침 위반인데 종로구청은 천막 설치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방준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계사 대웅전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대형 천막 두 동이 설치돼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 봤습니다.

사람들이 불경을 읊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법회 등 종교 모임은 물론 5명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 상황.

그런데 텐트 안엔 얼핏 봐도 스무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여기 못 들어가요. 기도 신청 하셨어요? 신청을 하셔야 돼요."]

제보자는 이런 상황을 구청과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조계사만 이렇게 약간 봐주기식인 거 같아요. 그래서 좀 황당했습니다."]

서울시에 물어보니 이런 사실을 아예 모르고 있었습니다.

알아보겠다고 전화를 끊더니 곧바로 조계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계사 관계자/음성변조 : "방준원 기자님이시죠? (서울시에서 전화를 주셔서 저한테 전화를 주신 거예요?) 아 예예예."]

조계사 측은 종로구청 지침을 받아 천막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계사 관계자/음성변조 : "바람은 좀 막아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선의의 뜻에서... 저희는 (구청과) 소통하면서 지침을 받아서 운영을 하고 있는 거고요."]

종로구청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종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조계사에선 거의 구청이 허가해준 것처럼 얘기를 하던데요?) 그건 아니죠. 저희가 설마..."]

방역지침 위반이 아니냐고 묻자 그런 사실을 확인하진 못했다고 말합니다.

[종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기도하는 모습을) 저희가 보지를 않았잖아요. 기자님! (나가셔서 못 봤나요?) 그 부분은 못 봤습니다. 천막 쳐놨다는 그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종로구청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을 때였는데도 해고 노동자들이 설치한 천막을 세 차례나 강제 철거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문제가 없다던 조계사는 KBS 취재가 이어지자 결국 천막을 자진 철거했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김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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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농성장 천막은 철거하더니 조계사는 봐준 종로구청
    • 입력 2021-01-09 07:37:06
    • 수정2021-01-09 07: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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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재 코로나 2.5단계인 수도권에서는 법회나 예배와 같은 종교활동은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서울의 대표적인 사찰 조계사에 설치된 대형 천막 안에서 수십 명이 종교 활동을 하는 모습이 KBS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엄연히 방역 지침 위반인데 종로구청은 천막 설치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방준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계사 대웅전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대형 천막 두 동이 설치돼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 봤습니다.

사람들이 불경을 읊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법회 등 종교 모임은 물론 5명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 상황.

그런데 텐트 안엔 얼핏 봐도 스무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여기 못 들어가요. 기도 신청 하셨어요? 신청을 하셔야 돼요."]

제보자는 이런 상황을 구청과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조계사만 이렇게 약간 봐주기식인 거 같아요. 그래서 좀 황당했습니다."]

서울시에 물어보니 이런 사실을 아예 모르고 있었습니다.

알아보겠다고 전화를 끊더니 곧바로 조계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계사 관계자/음성변조 : "방준원 기자님이시죠? (서울시에서 전화를 주셔서 저한테 전화를 주신 거예요?) 아 예예예."]

조계사 측은 종로구청 지침을 받아 천막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계사 관계자/음성변조 : "바람은 좀 막아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선의의 뜻에서... 저희는 (구청과) 소통하면서 지침을 받아서 운영을 하고 있는 거고요."]

종로구청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종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조계사에선 거의 구청이 허가해준 것처럼 얘기를 하던데요?) 그건 아니죠. 저희가 설마..."]

방역지침 위반이 아니냐고 묻자 그런 사실을 확인하진 못했다고 말합니다.

[종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기도하는 모습을) 저희가 보지를 않았잖아요. 기자님! (나가셔서 못 봤나요?) 그 부분은 못 봤습니다. 천막 쳐놨다는 그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종로구청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을 때였는데도 해고 노동자들이 설치한 천막을 세 차례나 강제 철거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문제가 없다던 조계사는 KBS 취재가 이어지자 결국 천막을 자진 철거했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김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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