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속 ‘홍보기획관 요청 사항’ 살펴보니…전방위 불법 사찰

입력 2021.03.11 (06:50) 수정 2021.03.1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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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박형준 후보는 국정원 사찰 문건을 본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앞서 보신 대로 국정원 사찰 문건 중 일부에는 박 후보가 맡았던 청와대 홍보기획관이 요청해서 작성한 거라고 적시돼 있습니다.

해당 문건에는 환경단체 활동가는 물론이고 종교계 인사, 교수 등 국정원이 전방위적으로 사찰 대상을 정하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려 했다는 사실도 구체적으로 확인됩니다.

계속해서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대강 사업 주요 반대 인물 및 관리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입니다.

제목 위에 2009년 '7월 8일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사항'이라고 적혀 있고, 2009년 7월 16일 문건이 작성됐습니다.

박형준 후보가 홍보기획관으로 재직하던 때입니다.

'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친분 인사를 통해 투쟁계획을 파악하고, 국민적 거부감을 조성'.

'환경단체 간 갈등 등 취약점을 집중 공략해 연대를 차단하고, 반대활동을 무력화'.

'온건파인 스님은 친분 인사를 통해 순화하고, 신부는 가톨릭 신자를 통해 간접 압박'한다.

'지역 환경단체는 생계 곤란 등 애로사항이나 활동자금 확보 과정에서 비리를 적출'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작성된 또 다른 문건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시 홍보기획관 요청으로 작성됐다고 나옵니다.

'4대강 주변 지자체장들이 종교계 인사를 설득해 신자들이 반대활동을 비판하도록 유도한다'.

'4대강에 반대하는 교수단체는 보수언론을 통해 비난 여론을 조성한다.'.

'주도 인물의 비리를 발굴해 활동을 약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한다.'

'반대활동을 하는 한 변호사의 경우 세무조사 등으로 압박하면 활동이 약해질 것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 문건은 당시 박형준 홍보기획관에게 배포됐다고도 적혀있습니다.

KBS는 박형준 후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두 건의 문건을 직접 보여줬습니다.

박 후보는 문건을 본 적도 없고 불법 사찰을 요청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 "홍보기획관실에서 누가 이런 자료를 요청했는지 안 했는지 제가 확인할 도리가 없고, 중요한 것은 제가 본적이 없다는 거예요. 모든 자료를 홍보기획관이나 정무수석이 다 보는 게 아닙니다. 국정원이 왜 이렇게 자료를 썼는지도 모르겠는데…."]

KBS는 피해 단체들의 동의를 받아 박 후보가 언급된 사찰 원문을 인터넷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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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건 속 ‘홍보기획관 요청 사항’ 살펴보니…전방위 불법 사찰
    • 입력 2021-03-11 06:50:03
    • 수정2021-03-11 06:57:21
    뉴스광장 1부
[앵커]

그동안 박형준 후보는 국정원 사찰 문건을 본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앞서 보신 대로 국정원 사찰 문건 중 일부에는 박 후보가 맡았던 청와대 홍보기획관이 요청해서 작성한 거라고 적시돼 있습니다.

해당 문건에는 환경단체 활동가는 물론이고 종교계 인사, 교수 등 국정원이 전방위적으로 사찰 대상을 정하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려 했다는 사실도 구체적으로 확인됩니다.

계속해서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대강 사업 주요 반대 인물 및 관리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입니다.

제목 위에 2009년 '7월 8일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사항'이라고 적혀 있고, 2009년 7월 16일 문건이 작성됐습니다.

박형준 후보가 홍보기획관으로 재직하던 때입니다.

'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친분 인사를 통해 투쟁계획을 파악하고, 국민적 거부감을 조성'.

'환경단체 간 갈등 등 취약점을 집중 공략해 연대를 차단하고, 반대활동을 무력화'.

'온건파인 스님은 친분 인사를 통해 순화하고, 신부는 가톨릭 신자를 통해 간접 압박'한다.

'지역 환경단체는 생계 곤란 등 애로사항이나 활동자금 확보 과정에서 비리를 적출'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작성된 또 다른 문건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시 홍보기획관 요청으로 작성됐다고 나옵니다.

'4대강 주변 지자체장들이 종교계 인사를 설득해 신자들이 반대활동을 비판하도록 유도한다'.

'4대강에 반대하는 교수단체는 보수언론을 통해 비난 여론을 조성한다.'.

'주도 인물의 비리를 발굴해 활동을 약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한다.'

'반대활동을 하는 한 변호사의 경우 세무조사 등으로 압박하면 활동이 약해질 것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 문건은 당시 박형준 홍보기획관에게 배포됐다고도 적혀있습니다.

KBS는 박형준 후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두 건의 문건을 직접 보여줬습니다.

박 후보는 문건을 본 적도 없고 불법 사찰을 요청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 "홍보기획관실에서 누가 이런 자료를 요청했는지 안 했는지 제가 확인할 도리가 없고, 중요한 것은 제가 본적이 없다는 거예요. 모든 자료를 홍보기획관이나 정무수석이 다 보는 게 아닙니다. 국정원이 왜 이렇게 자료를 썼는지도 모르겠는데…."]

KBS는 피해 단체들의 동의를 받아 박 후보가 언급된 사찰 원문을 인터넷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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