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터지는 5G’…뿔난 소비자들, 2년 만에 첫 소송

입력 2021.03.17 (21:45) 수정 2021.03.1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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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TE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스무 배나 빠르다며 가입자를 끌어모은 5G.

하지만 요금만 비싸고 오히려 더 불편하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가입자들이 많습니다.

결국 참다 못한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옥유정 기잡니다.

[리포트]

1년전 5G 휴대전화를 개통한 조은영 씨.

그러나 5G 서비스를 제대로 써본 적이 없습니다.

신호가 잡히는 곳은 주방 창문 구석뿐, 조금만 벗어나도 바로 연결이 끊어집니다.

["어, 바로 LTE로 바뀌네?"]

이렇게 자동 전환될 때 인터넷이 멈추는 현상까지 생겨 이제는 아예 LTE 전용 모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요금은 그전보다 2만 원 정도 더 비싼 월 7만 9천 원씩을 내고 있습니다.

최신 단말기는 비싼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해놨기 때문입니다.

[조은영/5G 피해 소송 참여 : "LTE가 가능한 핸드폰인데 요금제는 5G만 만들어놨어요. 그리고 만들어놓고 요금제도 강제해놨는데 정말 사용하는건 LTE다, 이거, 전 사기라고 보거든요." ]

5G 무선국이 비교적 많이 설치돼있다는 서울역 인근에서도 답답하긴 마찬가집니다.

옥상에 무선국이 설치돼 있지만 실내에선 앱이 작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노대겸/5G 피해 소송 참여 : "(통신사가) 이거는 기계 문제라고 해서 삼성전자에 전화해서 서비스센터에 가보라고 했거든요. 서비스센터는 다시 통신망 문제라고 얘기하고... LTE모드로 놓고 쓰면 잘 되긴하거든요."]

참다못한 이용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LTE보다 2만5천 원~4만 원 가량 더 비싼 5G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는데다, 비싼 요금을 내고도 5G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동통신사가 요금 차액과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겁니다.

[김진욱/변호사/5G 피해자 법률대리인 : "5G 서비스 요금이 지나치게 과다하게 책정된 반면에 그에 상응하는 기지국 구축은 4G LTE에 대비해서 너무 지나치게 부족한 상황이었던거죠. (서비스가) 불완전하게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민법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5G 서비스 이용자는 현재까지 100여 명에 이릅니다.

지난해 10월에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5G 피해를 소비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통신사는 이를 거부한 상탭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가입자 느는데 무선국은 9.6%…예고된 ‘품질 논란’

[앵커]

이같은 5G 품질 논란은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늘어나는 가입자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렇듯 불만이 쌓이면서 ​5G 이용을 철회하는 ​소비자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민경 기잡니다.

[리포트]

[2019년 4월 4일 KBS 뉴스9 : "우리나라가 어젯밤 기습적으로 5G 모바일 통신을 상용화했습니다." ]

한밤 중 기습 개통까지 감행하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갖게 된 5G 서비스.

2년 동안 가입자도 빠르게 늘어 천3백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이제 휴대전화 이용자 5명 가운데 한 명이 5G 가입자입니다.

[김주호/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 "대부분의 마케팅이라든지 보조금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5G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나 서비스 인프라는 가입자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5G 무선국은 14만 천9백여 곳, 전체 무선국의 9.6%입니다.

5G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비싼 요금에 걸맞는 5G만의 콘텐츠도 없습니다.

[김회재/대신증권 연구원 : "LTE때는 우리가 3G때는 못했던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가입을 하니깐 통신사들도 신나서 투자를 했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LTE 대비 5G 콘텐츠가 사실 특별히 달라진 건 없잖아요."]

이렇다 보니, 5G를 쓰다가 거꾸로 LTE 요금제로 갈아탄 이용자가 1년4개월 동안 56만 명에 이릅니다.

특히 다음달이면 서비스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나 27만 명의 약정기간이 또 끝납니다.

이들이 5G를 계속 유지할 지도 미지숩니다.

[김주호/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 "5G 단말기로 LTE서비스 가입이 사실상 가능하게 열렸기 때문에 이분들 중에서 LTE 서비스로 돌아가는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추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이고요."]

성급한 출발, 부족한 인프라를 무릅쓰고 가입자를 늘려온 5G 서비스 2년, 예고된 품질 논란 속에 소비자들의 권리 찾기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성패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 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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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터지는 5G’…뿔난 소비자들, 2년 만에 첫 소송
    • 입력 2021-03-17 21:45:23
    • 수정2021-03-18 15:14:30
    뉴스 9
[앵커]

LTE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스무 배나 빠르다며 가입자를 끌어모은 5G.

하지만 요금만 비싸고 오히려 더 불편하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가입자들이 많습니다.

결국 참다 못한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옥유정 기잡니다.

[리포트]

1년전 5G 휴대전화를 개통한 조은영 씨.

그러나 5G 서비스를 제대로 써본 적이 없습니다.

신호가 잡히는 곳은 주방 창문 구석뿐, 조금만 벗어나도 바로 연결이 끊어집니다.

["어, 바로 LTE로 바뀌네?"]

이렇게 자동 전환될 때 인터넷이 멈추는 현상까지 생겨 이제는 아예 LTE 전용 모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요금은 그전보다 2만 원 정도 더 비싼 월 7만 9천 원씩을 내고 있습니다.

최신 단말기는 비싼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해놨기 때문입니다.

[조은영/5G 피해 소송 참여 : "LTE가 가능한 핸드폰인데 요금제는 5G만 만들어놨어요. 그리고 만들어놓고 요금제도 강제해놨는데 정말 사용하는건 LTE다, 이거, 전 사기라고 보거든요." ]

5G 무선국이 비교적 많이 설치돼있다는 서울역 인근에서도 답답하긴 마찬가집니다.

옥상에 무선국이 설치돼 있지만 실내에선 앱이 작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노대겸/5G 피해 소송 참여 : "(통신사가) 이거는 기계 문제라고 해서 삼성전자에 전화해서 서비스센터에 가보라고 했거든요. 서비스센터는 다시 통신망 문제라고 얘기하고... LTE모드로 놓고 쓰면 잘 되긴하거든요."]

참다못한 이용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LTE보다 2만5천 원~4만 원 가량 더 비싼 5G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는데다, 비싼 요금을 내고도 5G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동통신사가 요금 차액과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겁니다.

[김진욱/변호사/5G 피해자 법률대리인 : "5G 서비스 요금이 지나치게 과다하게 책정된 반면에 그에 상응하는 기지국 구축은 4G LTE에 대비해서 너무 지나치게 부족한 상황이었던거죠. (서비스가) 불완전하게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민법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5G 서비스 이용자는 현재까지 100여 명에 이릅니다.

지난해 10월에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5G 피해를 소비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통신사는 이를 거부한 상탭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가입자 느는데 무선국은 9.6%…예고된 ‘품질 논란’

[앵커]

이같은 5G 품질 논란은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늘어나는 가입자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렇듯 불만이 쌓이면서 ​5G 이용을 철회하는 ​소비자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민경 기잡니다.

[리포트]

[2019년 4월 4일 KBS 뉴스9 : "우리나라가 어젯밤 기습적으로 5G 모바일 통신을 상용화했습니다." ]

한밤 중 기습 개통까지 감행하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갖게 된 5G 서비스.

2년 동안 가입자도 빠르게 늘어 천3백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이제 휴대전화 이용자 5명 가운데 한 명이 5G 가입자입니다.

[김주호/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 "대부분의 마케팅이라든지 보조금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5G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나 서비스 인프라는 가입자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5G 무선국은 14만 천9백여 곳, 전체 무선국의 9.6%입니다.

5G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비싼 요금에 걸맞는 5G만의 콘텐츠도 없습니다.

[김회재/대신증권 연구원 : "LTE때는 우리가 3G때는 못했던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가입을 하니깐 통신사들도 신나서 투자를 했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LTE 대비 5G 콘텐츠가 사실 특별히 달라진 건 없잖아요."]

이렇다 보니, 5G를 쓰다가 거꾸로 LTE 요금제로 갈아탄 이용자가 1년4개월 동안 56만 명에 이릅니다.

특히 다음달이면 서비스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나 27만 명의 약정기간이 또 끝납니다.

이들이 5G를 계속 유지할 지도 미지숩니다.

[김주호/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 "5G 단말기로 LTE서비스 가입이 사실상 가능하게 열렸기 때문에 이분들 중에서 LTE 서비스로 돌아가는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추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이고요."]

성급한 출발, 부족한 인프라를 무릅쓰고 가입자를 늘려온 5G 서비스 2년, 예고된 품질 논란 속에 소비자들의 권리 찾기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성패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 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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