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뉴욕행 일주일…“미국은 상장보다 유지가 더 힘들어” [손재권 더밀크 대표]

입력 2021.03.19 (12:40) 수정 2021.03.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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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美 증시 상장…한국 기업 향한 관심 커질 것
■ 美 상장보다 유지 더 어려워
"쿠팡 노동 문제, 주가 영향 미친다"


[앵커]
얼마 전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죠,
그런데, 한국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는 쿠팡이 왜 뉴욕으로 갔을까,
국내에서 논란이 큰 노동 이슈가 반영된 걸까, 궁금한 점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미디어스타트업 '더밀크'를 운영하고 있는 손재권 대표 화상으로 연결해서 그 이후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손 대표님 안녕하세요,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Q.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실제 현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A.
네. 지난 11일이었는데요. 한국의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리에 상장했습니다. 종목코드 CPNG로 등장한 쿠팡은 첫날은 공모가 대비 40.7%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886억 5,000만 달러였는데요. 우리 돈으로 무려 약 100조 4,000억 원을 기록한 것입니다. 쿠팡은 미국에서 사업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회사였는데요. 이렇게 성공리에 상장하자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CNN 등 대부분 미국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Q.
상장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습니다.
주가 변동도 꽤 있었을 텐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A.
네. 일주일이 지난 오늘은 43.5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첫날 대비 주가는 26.93% 내렸습니다. 많이 떨어졌다고 보는 분들도 있을텐데, 원래 회사가 상장하면 '따상' 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크게 상승한 다음에 제자리로 찾아오는데 쿠팡은 이 정도면 주가가 정상적이고 순항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쿠팡의 상장 일주일 지난 현재 시가총액은 774억 달러인데요. 우리 돈 87조 5,800억 원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이는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의 490억 달러보다 크고, GM의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지금 쿠팡의 시가총액이 미국의 자동차 회사보다 더 높거나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이후 상황은 지켜봐야겠습니다.
가장 궁금한 것은 한국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는 쿠팡이 어떻게 뉴욕 증시에 상장할 수 있었을까 이 부분일텐데요?

A.
상장의 가장 큰 목적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고용이나 R&D, 투자 등 더 큰 성장을 위해 자본을 공개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상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시장이 크면 클수록 좋겠죠. 뉴욕증시는 가장 큰 자본시장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우량 기업들이 상장을 시도합니다.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 217개의 기업이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고요. 일본도 캐논, 도요타, 소니 등 13개, 대만도 10개, 이스라엘도 80개의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도 크고 영향력도 큰데, 이제 2개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 상장에 눈을 뜨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쿠팡이 성공리에 상장하게 돼서 앞으로는 한국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도 미국 자본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Q.
결국 미국 자본시장이 국내 기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관건인데, 현지에서 지켜본 상황은 어떤가요?

A.
네. 미국에서 제가 쭉 지켜본 바로는 K팝, 드라마, 영화, 음식 등 소프트 파워 힘이 대단합니다. 이번에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미나리가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가지 않았습니까? 대단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이에 비해 한국 기업은 '블랙박스 같다'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삼성이나 LG, 현대 등 대기업 외에는 알고 싶어도 내막을 알 수 없었고 정보도 많지 않았습니다. 쿠팡도 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이번 쿠팡 상장으로 모멘텀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뉴욕 증시는 '첫 홈런'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의 홈런 타자를 찾는데요. 이미 한국의 마켓컬리가 재빠르게 WSJ 인터뷰에서 "연내 뉴욕증시 상장을 목표한다"고 말해 불을 지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마지막으로 하나만 여쭤보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쿠팡 배달노동자의 죽음 등 열악한 노동환경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도 현지 주가에 반영이 되고 있을까요?

A.
네, 당연히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은 상장을 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워낙 기업을 향한 소송도 많고 공매도라고 하죠.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쇼트 세력'들이 많아서 주가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비일비재합니다. 한국의 노동 이슈도 반영이 될 거고요. 미국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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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뉴욕행 일주일…“미국은 상장보다 유지가 더 힘들어” [손재권 더밀크 대표]
    • 입력 2021-03-19 12:40:41
    • 수정2021-03-19 17:09:42
    뉴스 12
■ 쿠팡, 美 증시 상장…한국 기업 향한 관심 커질 것
■ 美 상장보다 유지 더 어려워
"쿠팡 노동 문제, 주가 영향 미친다"


[앵커]
얼마 전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죠,
그런데, 한국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는 쿠팡이 왜 뉴욕으로 갔을까,
국내에서 논란이 큰 노동 이슈가 반영된 걸까, 궁금한 점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미디어스타트업 '더밀크'를 운영하고 있는 손재권 대표 화상으로 연결해서 그 이후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손 대표님 안녕하세요,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Q.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실제 현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A.
네. 지난 11일이었는데요. 한국의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리에 상장했습니다. 종목코드 CPNG로 등장한 쿠팡은 첫날은 공모가 대비 40.7%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886억 5,000만 달러였는데요. 우리 돈으로 무려 약 100조 4,000억 원을 기록한 것입니다. 쿠팡은 미국에서 사업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회사였는데요. 이렇게 성공리에 상장하자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CNN 등 대부분 미국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Q.
상장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습니다.
주가 변동도 꽤 있었을 텐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A.
네. 일주일이 지난 오늘은 43.5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첫날 대비 주가는 26.93% 내렸습니다. 많이 떨어졌다고 보는 분들도 있을텐데, 원래 회사가 상장하면 '따상' 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크게 상승한 다음에 제자리로 찾아오는데 쿠팡은 이 정도면 주가가 정상적이고 순항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쿠팡의 상장 일주일 지난 현재 시가총액은 774억 달러인데요. 우리 돈 87조 5,800억 원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이는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의 490억 달러보다 크고, GM의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지금 쿠팡의 시가총액이 미국의 자동차 회사보다 더 높거나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이후 상황은 지켜봐야겠습니다.
가장 궁금한 것은 한국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는 쿠팡이 어떻게 뉴욕 증시에 상장할 수 있었을까 이 부분일텐데요?

A.
상장의 가장 큰 목적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고용이나 R&D, 투자 등 더 큰 성장을 위해 자본을 공개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상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시장이 크면 클수록 좋겠죠. 뉴욕증시는 가장 큰 자본시장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우량 기업들이 상장을 시도합니다.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 217개의 기업이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고요. 일본도 캐논, 도요타, 소니 등 13개, 대만도 10개, 이스라엘도 80개의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도 크고 영향력도 큰데, 이제 2개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 상장에 눈을 뜨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쿠팡이 성공리에 상장하게 돼서 앞으로는 한국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도 미국 자본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Q.
결국 미국 자본시장이 국내 기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관건인데, 현지에서 지켜본 상황은 어떤가요?

A.
네. 미국에서 제가 쭉 지켜본 바로는 K팝, 드라마, 영화, 음식 등 소프트 파워 힘이 대단합니다. 이번에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미나리가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가지 않았습니까? 대단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이에 비해 한국 기업은 '블랙박스 같다'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삼성이나 LG, 현대 등 대기업 외에는 알고 싶어도 내막을 알 수 없었고 정보도 많지 않았습니다. 쿠팡도 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이번 쿠팡 상장으로 모멘텀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뉴욕 증시는 '첫 홈런'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의 홈런 타자를 찾는데요. 이미 한국의 마켓컬리가 재빠르게 WSJ 인터뷰에서 "연내 뉴욕증시 상장을 목표한다"고 말해 불을 지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마지막으로 하나만 여쭤보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쿠팡 배달노동자의 죽음 등 열악한 노동환경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도 현지 주가에 반영이 되고 있을까요?

A.
네, 당연히 영향을 받습니다. 미국은 상장을 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워낙 기업을 향한 소송도 많고 공매도라고 하죠.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쇼트 세력'들이 많아서 주가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비일비재합니다. 한국의 노동 이슈도 반영이 될 거고요. 미국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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