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기름값, 연일 고공행진…금융시장 영향 줄까?

입력 2021.03.23 (17:55) 수정 2021.03.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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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3월23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3.23

[앵커]
핵심 이슈의 궁금증 풀어보는 ET WHY 시작합니다.

[KBS1 '기막힌 유산']
얼마나 넣어드릴까요?
가득 넣어주시오.
감사합니다!

[앵커]
가득 넣어주세요, 요즘 이 말 참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주유소 가보시면 기름값 많이 올랐구나, 느끼실 겁니다. 유가는 금리와 물가에 영향을 주고, 주식 시장에서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죠. 오늘은 유가와 관련한 이런저런 궁금증들 풀어보겠습니다.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 나오셨습니다. 팀장님, 어서 오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이 휘발유가 리터당 1,500원대,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1,600원대까지도 올랐다고 해요. 아무래도 운전하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답변]
저도 최근에 기름을 넣어보면, 작년에는 기름 넣을 때마다 너무 싸서 좋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왜 이렇게 많이 올랐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국내 휘발유 가격을 결정하는 게 국제 유가잖아요.

[답변]
두바이유라고 하죠.

[앵커]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게 두바이유니까 그 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최근에 얼마 정도 올랐습니까?

[답변]
작년 11월 기준으로 자료를 보시면 50달러 수준에서 지금 최고점 수준이 67달러니까 대략 한 40% 정도 올랐다고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꽤 많이 오른 거죠.

[앵커]
많이 올랐네요.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유가가 마이너스, 이런 얘기도 있었잖아요.

[답변]
맞아요.

[앵커]
그런데 최근에 왜 이렇게 오른 겁니까?

[답변]
우선은 마이너스 유가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보통은 우리가, 제가 앵커님한테 물건을 드리면 돈을 받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제가 물건을 드리면서 돈도 주는 경우가 마이너스 유가라고 할 수 있는데.

[앵커]
돈을 줄 테니까 제발 원유 좀 가져가 달라?

[답변]
제발, 여기 넣어놓을 데도 없고 저장할 데도 없으니까 제발 이거 가져가 주면 내가 돈도 줄게, 이렇게 되는 게 마이너스 유가였다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당시 코로나로 활동이 멈추면서 기름이 넘쳐났던 거죠.

[답변]
그만큼 유가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유가가 이렇게 많이 오른 걸 보면 어떤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는 걸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미국에서 백신이 나오고 이제는 경제가 코로나의 영향에서 벗어나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시면서 원유도 많이 쓰겠네, 이 생각이 유가를 올린 거라고 보실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경기가 살아날 것 같으니까 오른 것까지는 이해해요. 그런데 코로나 이전 상황보다 더 올라가는 건, 이건 또 왜 그런 건가요?

[답변]
유가가 오른 이유는 경제 때문이다, 경제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이전에 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유가가 올라간 이유는요. 그 가장 큰 이유는 저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풀어놓은 통화량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통화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모든 것은 많아지면 가격은 떨어지는 거거든요. 통화량이 늘어나면 화폐 가치는 하락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화폐 가치가 하락한다고 하면 모든 자산의 가격이 올라가게 돼 있어요. 기억해보시면 똑같은 질문을 제가 작년 7월에 굉장히 많이 받았거든요? 경제가 이렇게 안 좋은데 주가가 올라가는 것까지는 알겠다, 그런데 코로나 이전보다 더 올라가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는 말씀을 이미 7월부터 굉장히 많이 하셨습니다.

[앵커]
지금은 슬슬 유가로 그 얘기를 하죠.

[답변]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다른 자산들이 다 올라간 다음에 유가는 지금 맨 마지막에 이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는 걸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말을 다시 풀어서 설명해 드리면 유동성이 그렇게 많이 풀렸는데 마지막까지 안 오를 줄 알았던 유가마저 오르는 걸 보니, 진짜 유동성을 많이 풀긴 풀었구나, 이게 걱정해야 할 수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유가가 올라가고 있는 거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과거 2011년에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른 적이 있었잖아요. 그때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라든지 속도,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답변]
상승 폭이나 속도가 그렇게 크게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장기 유가에 대한 전망이 다른 것 같아요. 그때는 20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 많다 보니까 사람들이, 200달러까지 가면 저 바다 깊은 곳에라도 가서 기름만 캐낼 수만 있으면 내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반대로 장기적인 유가 전망은 굉장히 안 좋아요. 여러 가지 친환경이라든지 탈탄소, 이런 부분들 때문에 장기적인 유가 전망이 안 좋습니다.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사실 여러 자산 가격 중에서 유가는 가격 예측이 가장 어려운 자산이라고 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그래도 여쭤보겠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지금 어느 정도 올랐으니까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조금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보시는지.

[답변]
앞서 말씀드렸던 경제가 좀 더 회복되는지, 백신 효과가 더 나오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원유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제가 재미있는 그림을 하나 가져왔는데 한번 보시면서 설명 드려볼게요. 이 그림은 뭐냐 하면, 원유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원유의 가격들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입니다. 검은색 선이 6개월 전이고요. 빨간색 선이 현재 시점인데요. 이 그림의 차이를 한번 보시면.

[앵커]
그러니까 이 곡선이 앞으로 유가가 얼마가 오를지, 일종의 내기하는 것처럼.

[답변]
투자자들이 점을 찍으면서 내기를 한 거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 선의 가장 큰 특징이 뭐냐 하면, 현재 시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오를 거라는 전망을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 2030년이 되면 오히려 유가가 빠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거죠.

[앵커]
그 근거는 뭐죠?

[답변]
최근에 유가가 올라가긴 했습니다만, 단기적으로는 올랐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빠질 거라고 보는 여러 가지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원유의 수요가 앞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전기차 시대가 되면 원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있다고 보실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건 앞으로 한 10년 뒤를 내다본 거고, 그러면 올해 안에는 유가가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세요?

[답변]
유가가 더 올라갈 수 있다, 이런 전망을 하시는 분들도 많고 그 타당성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유가가 이 정도 수준에서 추가로 올라가기에는 어렵다고 보는 이유가 하나 있는데요.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작년 4월에, 아까 제가 마이너스 유가 말씀드렸죠? 그때 OPEC(석유수출국기구) 국가들, 그러니까 중동에 있는 산유국들끼리 모여서, 이대로 가다 우리 큰일 난다, 안 되겠다. 우리 지금 기름을 캘 수 있는 원유 뚜껑을 닫아놓자. 일단 우리가 1년이면 1억 배럴씩, 그러니까 하루에 1억 배럴씩 생산할 수 있는 거를 10% 줄이자고 해서 1,000만 배럴씩 감산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금은 그걸 줄이긴 했어도 여전히 700만 배럴 정도씩은 생산을 안 하고 있어요.

[앵커]
아직까지는 공급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답변]
만약에 여기서 유가가 더 올라가서 80달러 간다, 그러면 이 닫아놨던 뚜껑을 열어서 원유 더 생산해도 되겠다. 그러니까 공급이 더 늘어나면 유가가 하향 안정될 수 있는 여지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저는 유가가 계속 추세적으로 올라간다, 이런 전망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앵커]
유가는 휘발윳값만 관련된 게 아니잖아요, 이게 산업 곳곳에 안 쓰이는 곳이 없기 때문에.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그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답변]
인플레이션에 적용되는 수식어가 어떤 게 붙는지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만약에 인플레이션, 그래서 모든 자산 가격이 다 올라가고 생활 물가까지 올라가서 내 생활까지 힘들어지게 만드는 그런 상황이 지속적으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저도 그렇고 연준의 파월 의장도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이 뭐냐 하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자산 가격, 물건 가격의 상승은 일시적일 겁니다, 라고 얘기하고 있는 거고요. 앞서 유가도 제가 왜 빠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드린 것처럼 상반기에는 유가가 올라가고 이런 부분이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 진정될 거다, 그래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최근에 주식 투자하는 분들은 요즘 시장이 답답한 흐름을 보이는 게 유가 때문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하시는데, 그런 전망이라면 앞으로 주식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을 하시는지.

[답변]
사실 그 유가가 주식 시장까지 영향을 주는 그 연결고리를 따라가 보면, 유가가 오르는 거 보니까 돈을 너무 많이 푼 것 같은데, 그러면 인플레이션이 올 거고, 그러면 연준을 포함한 중앙은행에서 돈을 더 이상 안 푸는 거 아니야? 이 걱정인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연준이라는 곳을 생각해보시면 이 파월이라는 의장을 제가 아빠라고 비유하고 옐런을 엄마라고 하면 이 두 분은 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을 축소하는 곳까지 여행을 떠나는 겁니다. 그런데 두 자식을 데리고 가야 해요. 첫째 아들이 인플레이션이고요. 둘째 아들이 고용인 겁니다. 인플레이션, 첫째는 뭐냐 하면, 지금 어떤 상황이냐 하면, 저기 앞에까지 가서 아빠한테 얘기하는 거죠. 아빠 빨리 와, 금리 올리러 가자. 그런데 둘째 고용은 저기 뒤에서 다리를 다쳐서 절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옐런도 포함해 파월도 그렇고 고용이 걱정돼서 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을 줄이거나 이런 의사 결정을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런 상황이라고 보실 수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당장 금리 인상의 가능성은 없고 주식 투자자들도 그렇게 큰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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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기름값, 연일 고공행진…금융시장 영향 줄까?
    • 입력 2021-03-23 17:55:23
    • 수정2021-03-23 19: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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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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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 :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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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3.23

[앵커]
핵심 이슈의 궁금증 풀어보는 ET WHY 시작합니다.

[KBS1 '기막힌 유산']
얼마나 넣어드릴까요?
가득 넣어주시오.
감사합니다!

[앵커]
가득 넣어주세요, 요즘 이 말 참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주유소 가보시면 기름값 많이 올랐구나, 느끼실 겁니다. 유가는 금리와 물가에 영향을 주고, 주식 시장에서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죠. 오늘은 유가와 관련한 이런저런 궁금증들 풀어보겠습니다.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 나오셨습니다. 팀장님, 어서 오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이 휘발유가 리터당 1,500원대,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1,600원대까지도 올랐다고 해요. 아무래도 운전하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답변]
저도 최근에 기름을 넣어보면, 작년에는 기름 넣을 때마다 너무 싸서 좋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왜 이렇게 많이 올랐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국내 휘발유 가격을 결정하는 게 국제 유가잖아요.

[답변]
두바이유라고 하죠.

[앵커]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게 두바이유니까 그 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최근에 얼마 정도 올랐습니까?

[답변]
작년 11월 기준으로 자료를 보시면 50달러 수준에서 지금 최고점 수준이 67달러니까 대략 한 40% 정도 올랐다고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꽤 많이 오른 거죠.

[앵커]
많이 올랐네요.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유가가 마이너스, 이런 얘기도 있었잖아요.

[답변]
맞아요.

[앵커]
그런데 최근에 왜 이렇게 오른 겁니까?

[답변]
우선은 마이너스 유가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보통은 우리가, 제가 앵커님한테 물건을 드리면 돈을 받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제가 물건을 드리면서 돈도 주는 경우가 마이너스 유가라고 할 수 있는데.

[앵커]
돈을 줄 테니까 제발 원유 좀 가져가 달라?

[답변]
제발, 여기 넣어놓을 데도 없고 저장할 데도 없으니까 제발 이거 가져가 주면 내가 돈도 줄게, 이렇게 되는 게 마이너스 유가였다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당시 코로나로 활동이 멈추면서 기름이 넘쳐났던 거죠.

[답변]
그만큼 유가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유가가 이렇게 많이 오른 걸 보면 어떤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는 걸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미국에서 백신이 나오고 이제는 경제가 코로나의 영향에서 벗어나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시면서 원유도 많이 쓰겠네, 이 생각이 유가를 올린 거라고 보실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경기가 살아날 것 같으니까 오른 것까지는 이해해요. 그런데 코로나 이전 상황보다 더 올라가는 건, 이건 또 왜 그런 건가요?

[답변]
유가가 오른 이유는 경제 때문이다, 경제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이전에 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유가가 올라간 이유는요. 그 가장 큰 이유는 저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풀어놓은 통화량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통화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모든 것은 많아지면 가격은 떨어지는 거거든요. 통화량이 늘어나면 화폐 가치는 하락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화폐 가치가 하락한다고 하면 모든 자산의 가격이 올라가게 돼 있어요. 기억해보시면 똑같은 질문을 제가 작년 7월에 굉장히 많이 받았거든요? 경제가 이렇게 안 좋은데 주가가 올라가는 것까지는 알겠다, 그런데 코로나 이전보다 더 올라가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는 말씀을 이미 7월부터 굉장히 많이 하셨습니다.

[앵커]
지금은 슬슬 유가로 그 얘기를 하죠.

[답변]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다른 자산들이 다 올라간 다음에 유가는 지금 맨 마지막에 이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는 걸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말을 다시 풀어서 설명해 드리면 유동성이 그렇게 많이 풀렸는데 마지막까지 안 오를 줄 알았던 유가마저 오르는 걸 보니, 진짜 유동성을 많이 풀긴 풀었구나, 이게 걱정해야 할 수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유가가 올라가고 있는 거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과거 2011년에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른 적이 있었잖아요. 그때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라든지 속도,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답변]
상승 폭이나 속도가 그렇게 크게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장기 유가에 대한 전망이 다른 것 같아요. 그때는 20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 많다 보니까 사람들이, 200달러까지 가면 저 바다 깊은 곳에라도 가서 기름만 캐낼 수만 있으면 내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반대로 장기적인 유가 전망은 굉장히 안 좋아요. 여러 가지 친환경이라든지 탈탄소, 이런 부분들 때문에 장기적인 유가 전망이 안 좋습니다.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사실 여러 자산 가격 중에서 유가는 가격 예측이 가장 어려운 자산이라고 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그래도 여쭤보겠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지금 어느 정도 올랐으니까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조금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보시는지.

[답변]
앞서 말씀드렸던 경제가 좀 더 회복되는지, 백신 효과가 더 나오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원유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제가 재미있는 그림을 하나 가져왔는데 한번 보시면서 설명 드려볼게요. 이 그림은 뭐냐 하면, 원유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원유의 가격들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입니다. 검은색 선이 6개월 전이고요. 빨간색 선이 현재 시점인데요. 이 그림의 차이를 한번 보시면.

[앵커]
그러니까 이 곡선이 앞으로 유가가 얼마가 오를지, 일종의 내기하는 것처럼.

[답변]
투자자들이 점을 찍으면서 내기를 한 거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 선의 가장 큰 특징이 뭐냐 하면, 현재 시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오를 거라는 전망을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 2030년이 되면 오히려 유가가 빠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거죠.

[앵커]
그 근거는 뭐죠?

[답변]
최근에 유가가 올라가긴 했습니다만, 단기적으로는 올랐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빠질 거라고 보는 여러 가지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원유의 수요가 앞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전기차 시대가 되면 원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있다고 보실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건 앞으로 한 10년 뒤를 내다본 거고, 그러면 올해 안에는 유가가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세요?

[답변]
유가가 더 올라갈 수 있다, 이런 전망을 하시는 분들도 많고 그 타당성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유가가 이 정도 수준에서 추가로 올라가기에는 어렵다고 보는 이유가 하나 있는데요.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작년 4월에, 아까 제가 마이너스 유가 말씀드렸죠? 그때 OPEC(석유수출국기구) 국가들, 그러니까 중동에 있는 산유국들끼리 모여서, 이대로 가다 우리 큰일 난다, 안 되겠다. 우리 지금 기름을 캘 수 있는 원유 뚜껑을 닫아놓자. 일단 우리가 1년이면 1억 배럴씩, 그러니까 하루에 1억 배럴씩 생산할 수 있는 거를 10% 줄이자고 해서 1,000만 배럴씩 감산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금은 그걸 줄이긴 했어도 여전히 700만 배럴 정도씩은 생산을 안 하고 있어요.

[앵커]
아직까지는 공급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답변]
만약에 여기서 유가가 더 올라가서 80달러 간다, 그러면 이 닫아놨던 뚜껑을 열어서 원유 더 생산해도 되겠다. 그러니까 공급이 더 늘어나면 유가가 하향 안정될 수 있는 여지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저는 유가가 계속 추세적으로 올라간다, 이런 전망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앵커]
유가는 휘발윳값만 관련된 게 아니잖아요, 이게 산업 곳곳에 안 쓰이는 곳이 없기 때문에.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그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답변]
인플레이션에 적용되는 수식어가 어떤 게 붙는지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만약에 인플레이션, 그래서 모든 자산 가격이 다 올라가고 생활 물가까지 올라가서 내 생활까지 힘들어지게 만드는 그런 상황이 지속적으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저도 그렇고 연준의 파월 의장도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이 뭐냐 하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자산 가격, 물건 가격의 상승은 일시적일 겁니다, 라고 얘기하고 있는 거고요. 앞서 유가도 제가 왜 빠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드린 것처럼 상반기에는 유가가 올라가고 이런 부분이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 진정될 거다, 그래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최근에 주식 투자하는 분들은 요즘 시장이 답답한 흐름을 보이는 게 유가 때문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하시는데, 그런 전망이라면 앞으로 주식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을 하시는지.

[답변]
사실 그 유가가 주식 시장까지 영향을 주는 그 연결고리를 따라가 보면, 유가가 오르는 거 보니까 돈을 너무 많이 푼 것 같은데, 그러면 인플레이션이 올 거고, 그러면 연준을 포함한 중앙은행에서 돈을 더 이상 안 푸는 거 아니야? 이 걱정인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연준이라는 곳을 생각해보시면 이 파월이라는 의장을 제가 아빠라고 비유하고 옐런을 엄마라고 하면 이 두 분은 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을 축소하는 곳까지 여행을 떠나는 겁니다. 그런데 두 자식을 데리고 가야 해요. 첫째 아들이 인플레이션이고요. 둘째 아들이 고용인 겁니다. 인플레이션, 첫째는 뭐냐 하면, 지금 어떤 상황이냐 하면, 저기 앞에까지 가서 아빠한테 얘기하는 거죠. 아빠 빨리 와, 금리 올리러 가자. 그런데 둘째 고용은 저기 뒤에서 다리를 다쳐서 절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옐런도 포함해 파월도 그렇고 고용이 걱정돼서 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을 줄이거나 이런 의사 결정을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런 상황이라고 보실 수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당장 금리 인상의 가능성은 없고 주식 투자자들도 그렇게 큰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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