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 사태 일단락됐지만…복수노조 해법은?

입력 2021.03.26 (21:47) 수정 2021.03.2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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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에 기아차 협력업체인 주식회사 호원에서 공장점거 농성이 벌어져 기아차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파장이 컸는데요.

노사 합의는 이뤄졌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노사, 노노간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가 뭔지 김애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주식회사 호원!

공장점거에 이은 밤샘농성과 반복된 협상.

노-사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닷새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 기간 기아차는 가동을 멈췄고 협력사 250여곳은 조업 차질로 수백억 원의 매출 감소 피해를 봤습니다.

어렵사리 노사 합의가 이뤄졌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호원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의 노조가 각각 있습니다.

한지붕 두 노조인 셈입니다.

그런데 사측과 임금협상 등을 교섭할 수 있는 노조는 한 곳으로 제한됩니다.

현재 교섭권은 한국노총 노조에 있습니다.

공장점거를 주도했던 민주노총 노조는 사측에 교섭권 보장을 요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사측이 조합원 수가 많은 한국노총 노조에 교섭권이 있는 만큼 복수 교섭 창구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 노조는 교섭권이 있는 노조를 '어용노조'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해당 노조가 사측이 개입해 만든 친 기업 성향의 노조라는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호원의 대표 등 임직원 9명은 노조설립에 개입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내부 갈등은 비단 호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에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된 지난 2011년 이후 사업장 곳곳에서 교섭권을 둘러싼 노-노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계를 중심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윤애림/서울대 고용복지법 센터 연구위원 : "창구 단일화 제도를 일단 폐지하는 게 가장 올바른 해법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폐지한다고 해서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이 올 거다 라는 것은 지나친 기우이다."]

반면 경영계는 효율적인 교섭을 위해 창구 단일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정훈/광주경영자총협회 본부장 : "모든 노조와 다 교섭하기에는 시간적인 경영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중에 조합원이 제일 많은 대표 교섭단체와 교섭하는 겁니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뚜렷한 가운데 민주노총은 지난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노조활동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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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원 사태 일단락됐지만…복수노조 해법은?
    • 입력 2021-03-26 21:47:23
    • 수정2021-03-26 22:06:13
    뉴스9(광주)
[앵커]

지난주에 기아차 협력업체인 주식회사 호원에서 공장점거 농성이 벌어져 기아차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파장이 컸는데요.

노사 합의는 이뤄졌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노사, 노노간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가 뭔지 김애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주식회사 호원!

공장점거에 이은 밤샘농성과 반복된 협상.

노-사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닷새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 기간 기아차는 가동을 멈췄고 협력사 250여곳은 조업 차질로 수백억 원의 매출 감소 피해를 봤습니다.

어렵사리 노사 합의가 이뤄졌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호원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의 노조가 각각 있습니다.

한지붕 두 노조인 셈입니다.

그런데 사측과 임금협상 등을 교섭할 수 있는 노조는 한 곳으로 제한됩니다.

현재 교섭권은 한국노총 노조에 있습니다.

공장점거를 주도했던 민주노총 노조는 사측에 교섭권 보장을 요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사측이 조합원 수가 많은 한국노총 노조에 교섭권이 있는 만큼 복수 교섭 창구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 노조는 교섭권이 있는 노조를 '어용노조'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해당 노조가 사측이 개입해 만든 친 기업 성향의 노조라는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호원의 대표 등 임직원 9명은 노조설립에 개입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내부 갈등은 비단 호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에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된 지난 2011년 이후 사업장 곳곳에서 교섭권을 둘러싼 노-노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계를 중심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윤애림/서울대 고용복지법 센터 연구위원 : "창구 단일화 제도를 일단 폐지하는 게 가장 올바른 해법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폐지한다고 해서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이 올 거다 라는 것은 지나친 기우이다."]

반면 경영계는 효율적인 교섭을 위해 창구 단일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정훈/광주경영자총협회 본부장 : "모든 노조와 다 교섭하기에는 시간적인 경영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중에 조합원이 제일 많은 대표 교섭단체와 교섭하는 겁니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뚜렷한 가운데 민주노총은 지난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노조활동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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