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창원 제동지구에도 ‘가짜 농부’ 극성…자치단체 조사 허술

입력 2021.03.29 (19:11) 수정 2021.03.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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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창원이 경남지역의 대표적인 택지개발 사업들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먼저, 창원시가 대산면 제동리에 추진하고 있는 미니 신도시 사업을 들여다봤는데요.

사업예정지 232필지의 등기부 등본을 꼼꼼하게 들여다봤더니, 투기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소작농을 두고도 쌀 직불금을 직접 받아가거나, 농업경영계획서를 내지 않으려고 필지 쪼개기를 한 '가짜 농부'들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탐사K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도 25호선을 따라 펼쳐진 들녘입니다.

창원시가 축구장 70개 넓이의 농지에, 5천8백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한 건 2016년 12월!

사업예정지에 가봤습니다.

수박 재배가 한창인 2천30평의 농지!

사업 발표 전인 2016년 5월 평당 54만 원에 2명이 지분을 나눠 사들였습니다.

전체 매입 가격은 10억 9천만 원, 82%를 대출로 샀습니다.

대출 이자로 추정되는 금액만 해마다 약 2천만 원!

소작농이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A 씨/주변 농민/음성변조 : "(이것도?) 임대 임대. 이거 임대라고 봐야지."]

농어촌공사에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소작농이 받아야 할 쌀 직불금은 땅 주인이 받아갔습니다.

직불금 수령은 차후 양도소득세 감면의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B 씨/주변 농민/음성변조 : "양도세 때문이라도 자기가 그걸(직불금을)받을려고 하거든. 자경 8년 채워지면 (논을 팔 때) 양도세가 없잖아요. (최대) 1억 감면되니까. 자기가 농사짓는 걸로 하지."]

인근 또 다른 농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도시개발 사업 발표 전 5명이 지분을 나눠 사들인 930평 논입니다.

매입가 9억 3천만 원의 77%가 대출인데, 논에 심어져 있는 것은 감나무와 매실나무 200그루가 전부입니다.

등기부 등본에 나온 땅 주인을 찾았습니다.

사실상 농사를 짓지 않는데, 지인들의 권유로 땅을 샀다는 겁니다.

[C 씨/토지 소유주/음성변조 : "친구 아내가 부동산을 해요. 저는 잘 몰라요. 그냥 그 친구들이 같이하자 해서 그래서 산 거에요."]

왕복 2차로 도로를 접한 '금싸라기' 땅입니다.

2016년 11월 논의 평당 매입 가격은 무려 200만 원!

2년 전까지 벼농사를 짓던 논에는 묘목이 빼곡하게 심겼습니다.

[B 씨/주변 농민/음성변조 : "보면 뻔하게 답 나오잖아요. 왜 했는지. 땅도 원래 이렇게 안 높았어. 나무도 포기 포기 보상 나오잖아요."]

주말체험농장 목적으로 팔린 농지의 땅 주인도 모두 5명.

한 명당 지분이 천㎡를 넘지 않으면 농업경영계획서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됩니다.

[D 씨/토지 소유주/음성변조 : "(5분이서 나눠 사셨던데.) 알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여기 지가를 보니까...) 아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가 좀 그렇네요."]

농업진흥지역인 창원시 대산면 제동리 일대!

토지 거래량은 2010년 17필지에서 2016년 87필지로, 5배가 늘었습니다.

제동리 일대 논의 평균 실거래가는 2014년 평당 31만 원에서 2017년 46만 원, 사업 예정지는 60만 원 선입니다.

[△△ 공인중개사 관계자/음성변조 : "확정되기 전에 토지거래가 좀 많았지요. 신도시 한다고 이야기하고 나서 땅값이 거기에 더 불을 지른 거지."]

사업예정지 232필지의 등기부 등본을 모두 들여다봤습니다.

2016년 사업 발표 직전, 시세보다 5배 넘는 금액에 팔리거나, 대출 비율이 70%가 넘는 농지, 지분을 쪼개 팔린 농지만 모두 22필지!

[창원시 대산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경영계획서 열어보면 벼를 몇 월부터 몇 월까지 시작해서 하겠다 되어 있는데 막상 가보면 그렇게 안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는 거죠."]

창원시가 벌인 지난해 농지 실태 조사에서 불법 임대차나 형질 변경으로 적발된 건수는 모두 4건에 그쳤습니다.

탐사K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재희

[앵커]

네, 이 소식 심층 취재하고 있는 박기원 기자와 좀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박 기자, 이번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서 창원 제동지구 개발 사업 터 230여 필지 등기부등본 수백 건을 다 검토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고생이 많은데, 실제로 농사를 짓는 사람과 가짜 농부는 어떻게 구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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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 창원 제동지구에도 ‘가짜 농부’ 극성…자치단체 조사 허술
    • 입력 2021-03-29 19:11:29
    • 수정2021-03-29 20:25:59
    뉴스7(창원)
[앵커]

KBS창원이 경남지역의 대표적인 택지개발 사업들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먼저, 창원시가 대산면 제동리에 추진하고 있는 미니 신도시 사업을 들여다봤는데요.

사업예정지 232필지의 등기부 등본을 꼼꼼하게 들여다봤더니, 투기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소작농을 두고도 쌀 직불금을 직접 받아가거나, 농업경영계획서를 내지 않으려고 필지 쪼개기를 한 '가짜 농부'들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탐사K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도 25호선을 따라 펼쳐진 들녘입니다.

창원시가 축구장 70개 넓이의 농지에, 5천8백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한 건 2016년 12월!

사업예정지에 가봤습니다.

수박 재배가 한창인 2천30평의 농지!

사업 발표 전인 2016년 5월 평당 54만 원에 2명이 지분을 나눠 사들였습니다.

전체 매입 가격은 10억 9천만 원, 82%를 대출로 샀습니다.

대출 이자로 추정되는 금액만 해마다 약 2천만 원!

소작농이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A 씨/주변 농민/음성변조 : "(이것도?) 임대 임대. 이거 임대라고 봐야지."]

농어촌공사에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소작농이 받아야 할 쌀 직불금은 땅 주인이 받아갔습니다.

직불금 수령은 차후 양도소득세 감면의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B 씨/주변 농민/음성변조 : "양도세 때문이라도 자기가 그걸(직불금을)받을려고 하거든. 자경 8년 채워지면 (논을 팔 때) 양도세가 없잖아요. (최대) 1억 감면되니까. 자기가 농사짓는 걸로 하지."]

인근 또 다른 농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도시개발 사업 발표 전 5명이 지분을 나눠 사들인 930평 논입니다.

매입가 9억 3천만 원의 77%가 대출인데, 논에 심어져 있는 것은 감나무와 매실나무 200그루가 전부입니다.

등기부 등본에 나온 땅 주인을 찾았습니다.

사실상 농사를 짓지 않는데, 지인들의 권유로 땅을 샀다는 겁니다.

[C 씨/토지 소유주/음성변조 : "친구 아내가 부동산을 해요. 저는 잘 몰라요. 그냥 그 친구들이 같이하자 해서 그래서 산 거에요."]

왕복 2차로 도로를 접한 '금싸라기' 땅입니다.

2016년 11월 논의 평당 매입 가격은 무려 200만 원!

2년 전까지 벼농사를 짓던 논에는 묘목이 빼곡하게 심겼습니다.

[B 씨/주변 농민/음성변조 : "보면 뻔하게 답 나오잖아요. 왜 했는지. 땅도 원래 이렇게 안 높았어. 나무도 포기 포기 보상 나오잖아요."]

주말체험농장 목적으로 팔린 농지의 땅 주인도 모두 5명.

한 명당 지분이 천㎡를 넘지 않으면 농업경영계획서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됩니다.

[D 씨/토지 소유주/음성변조 : "(5분이서 나눠 사셨던데.) 알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여기 지가를 보니까...) 아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가 좀 그렇네요."]

농업진흥지역인 창원시 대산면 제동리 일대!

토지 거래량은 2010년 17필지에서 2016년 87필지로, 5배가 늘었습니다.

제동리 일대 논의 평균 실거래가는 2014년 평당 31만 원에서 2017년 46만 원, 사업 예정지는 60만 원 선입니다.

[△△ 공인중개사 관계자/음성변조 : "확정되기 전에 토지거래가 좀 많았지요. 신도시 한다고 이야기하고 나서 땅값이 거기에 더 불을 지른 거지."]

사업예정지 232필지의 등기부 등본을 모두 들여다봤습니다.

2016년 사업 발표 직전, 시세보다 5배 넘는 금액에 팔리거나, 대출 비율이 70%가 넘는 농지, 지분을 쪼개 팔린 농지만 모두 22필지!

[창원시 대산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경영계획서 열어보면 벼를 몇 월부터 몇 월까지 시작해서 하겠다 되어 있는데 막상 가보면 그렇게 안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는 거죠."]

창원시가 벌인 지난해 농지 실태 조사에서 불법 임대차나 형질 변경으로 적발된 건수는 모두 4건에 그쳤습니다.

탐사K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재희

[앵커]

네, 이 소식 심층 취재하고 있는 박기원 기자와 좀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박 기자, 이번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서 창원 제동지구 개발 사업 터 230여 필지 등기부등본 수백 건을 다 검토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고생이 많은데, 실제로 농사를 짓는 사람과 가짜 농부는 어떻게 구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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