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유해발굴]② ‘4·3 수형인 학살터를 가다’ 대전 골령골·전주 황방산

입력 2021.03.30 (21:42) 수정 2021.03.3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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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3 수형인들이 집단 학살된 현장을 찾아가 보는 기획 보도 이어갑니다.

한국전쟁 초기 대전형무소와 전주형무소에 수감됐던 4·3 수형인 425명은 대전 골령골과 전주 황방산에서 희생됐는데요.

유해발굴은 시급하지만 정부의 무관심 속에 지자체 예산에만 의존하는 등 지지부진하기만 합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대전 골령골에서 자행된 집단 학살로 부친을 잃은 서영균 씨.

소위 빨갱이라는 주홍글씨가 두려워 억울함마저 숨겨야 했던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눈물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서영균/대전형무소 4·3 수형인 희생자 유족 : "그 아픔, 고통을 누가 보상하겠습니까. 그런 사고만 없다면 평안했을 가정이. 지금은 완전히 뿔뿔이 헤어져서 시신도 못 찾은 그런 처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리는 대전 골령골.

대전 골령골에선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집단 학살이 이뤄졌습니다.

그 수만 최소 천 8백여 명에서 7천여 명에 달합니다.

특히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던 4·3 수형인 3백여 명이 이곳 골령골에서 처형돼 매장됐습니다.

지금까지 대전 골령골에서 이뤄진 유해발굴은 세 차례.

2007년 34구의 유해가 발굴됐고, 2015년과 지난해 각각 20구와 234구가 추가로 발굴됐습니다.

그런데 골령골에 평화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내년이 사실상 마지막 유해발굴입니다.

[전미경/대전 산내사건 희생자 유족회장 : "유골 발굴을 세밀히 빠른 시일 내에 해서 편안하게 모시는 게 가장 우리가 소원하는 일이고. (아버지) 유골 한 조각이라도 찾아서 모시고 싶은 염원이고."]

한국전쟁 초기 전주형무소에 수감된 4·3 수형인 123명 등 최대 6백여 명이 학살된 전주 황방산.

황방산에선 2019년과 지난해 두 차례 유해발굴을 통해 80여 구를 발굴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신원 확인은 안 됐고 내년에 유해발굴 재개를 앞두고 올해 관련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박현수/전주 황방산 유해발굴 조사단장 : "고지형 분석도 해보고, 이런 조사를 통해서 범위를 확정하고 내년에는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유해발굴을 하자 이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4·3 수형인들이 육지까지 끌려가 억울하게 희생된 만큼 유해발굴은 시급한 상황.

하지만 현재로선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지자체 예산 등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성홍제/전주형무소 민간인 학살 유족회장 : "국가 공권력 의해서 학살당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할 문제입니다. 유족들은 엄청 실망을 하는 겁니다."]

70년을 넘게 기다려 온 유족들.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문제가 해결되기만을 애타게 바라고 있습니다.

[김광우/전주형무소 4·3 수형인 희생자 유족 : "우리 부모의 뼈 한마디라도 뼛가루라도 제주도로 모시고 오면 정말 저희는 한이 없죠. 이제."]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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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유해발굴]② ‘4·3 수형인 학살터를 가다’ 대전 골령골·전주 황방산
    • 입력 2021-03-30 21:42:34
    • 수정2021-03-30 21:56:56
    뉴스9(제주)
[앵커]

4·3 수형인들이 집단 학살된 현장을 찾아가 보는 기획 보도 이어갑니다.

한국전쟁 초기 대전형무소와 전주형무소에 수감됐던 4·3 수형인 425명은 대전 골령골과 전주 황방산에서 희생됐는데요.

유해발굴은 시급하지만 정부의 무관심 속에 지자체 예산에만 의존하는 등 지지부진하기만 합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대전 골령골에서 자행된 집단 학살로 부친을 잃은 서영균 씨.

소위 빨갱이라는 주홍글씨가 두려워 억울함마저 숨겨야 했던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눈물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서영균/대전형무소 4·3 수형인 희생자 유족 : "그 아픔, 고통을 누가 보상하겠습니까. 그런 사고만 없다면 평안했을 가정이. 지금은 완전히 뿔뿔이 헤어져서 시신도 못 찾은 그런 처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리는 대전 골령골.

대전 골령골에선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집단 학살이 이뤄졌습니다.

그 수만 최소 천 8백여 명에서 7천여 명에 달합니다.

특히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던 4·3 수형인 3백여 명이 이곳 골령골에서 처형돼 매장됐습니다.

지금까지 대전 골령골에서 이뤄진 유해발굴은 세 차례.

2007년 34구의 유해가 발굴됐고, 2015년과 지난해 각각 20구와 234구가 추가로 발굴됐습니다.

그런데 골령골에 평화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내년이 사실상 마지막 유해발굴입니다.

[전미경/대전 산내사건 희생자 유족회장 : "유골 발굴을 세밀히 빠른 시일 내에 해서 편안하게 모시는 게 가장 우리가 소원하는 일이고. (아버지) 유골 한 조각이라도 찾아서 모시고 싶은 염원이고."]

한국전쟁 초기 전주형무소에 수감된 4·3 수형인 123명 등 최대 6백여 명이 학살된 전주 황방산.

황방산에선 2019년과 지난해 두 차례 유해발굴을 통해 80여 구를 발굴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신원 확인은 안 됐고 내년에 유해발굴 재개를 앞두고 올해 관련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박현수/전주 황방산 유해발굴 조사단장 : "고지형 분석도 해보고, 이런 조사를 통해서 범위를 확정하고 내년에는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유해발굴을 하자 이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4·3 수형인들이 육지까지 끌려가 억울하게 희생된 만큼 유해발굴은 시급한 상황.

하지만 현재로선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지자체 예산 등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성홍제/전주형무소 민간인 학살 유족회장 : "국가 공권력 의해서 학살당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할 문제입니다. 유족들은 엄청 실망을 하는 겁니다."]

70년을 넘게 기다려 온 유족들.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문제가 해결되기만을 애타게 바라고 있습니다.

[김광우/전주형무소 4·3 수형인 희생자 유족 : "우리 부모의 뼈 한마디라도 뼛가루라도 제주도로 모시고 오면 정말 저희는 한이 없죠. 이제."]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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