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안 있으면 해고”…서부발전 폭행 피해 은폐 정황

입력 2021.04.01 (21:55) 수정 2021.04.0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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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의 임원들과 운전 담당 직원들이 공무 차량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내용, 연속 보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문제가 이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운전 담당 직원들 간에 폭행 고소 사건이 발생했는데, 회사가 이를 알고도 피해 직원에게 고소 취하를 요구하며,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서부발전 주차장에서 말다툼을 하는 두 남성.

고무장갑을 낀 남성이 다른 남성의 오른쪽 뺨을 때립니다.

이어 한 차례 더 때릴 듯한 동작을 취한 뒤, 어깨로 몸을 밀칩니다.

운전 담당 직원들이 공무차량 주차문제로 다투다 폭행 사건이 벌어진 겁니다.

[A 씨/피해 운전담당 직원/음성변조 : "왜 차를 거기다 주차했느냐…. 오전에 출근하니까 욕설을 하면서 계속 밀치고, 계속 때렸습니다."]

폭행을 당한 직원 A 씨는 타박상 등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고, 가해자인 B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이후 회사 측의 대응이 더 문제였다고 말합니다.

회사 임원과 간부 등이 고소 취하를 요구하며, "조용히 안 있으면 잘라버리겠다." "퇴사해라, 괜히 시끄럽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A 씨/피해 운전담당 직원/음성변조 : "(폭행 사건을)덮으려고 그런 것 같습니다. 경영평가도 안 좋아지고, 기관장 해임사유가 돼서…."]

결국, 압력을 못견딘 A 씨는 B 씨로부터 자신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서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A씨는 이후 회사 측이 자신을 기피부서로 발령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합니다.

[이재수/한국서부발전 총무부장 : "신분상 불이익을 준 사항도 없고요, 고소를 취하하라고 한 사실도 없습니다. 중재를 회사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A 씨는 B 씨와 함께 회사로부터 '견책' 징계 처분을 받았고, 현재 우울증 진단을 받은 뒤 휴직한 상탭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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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히 안 있으면 해고”…서부발전 폭행 피해 은폐 정황
    • 입력 2021-04-01 21:55:33
    • 수정2021-04-01 22:13:58
    뉴스9(대전)
[앵커]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의 임원들과 운전 담당 직원들이 공무 차량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내용, 연속 보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문제가 이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운전 담당 직원들 간에 폭행 고소 사건이 발생했는데, 회사가 이를 알고도 피해 직원에게 고소 취하를 요구하며,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서부발전 주차장에서 말다툼을 하는 두 남성.

고무장갑을 낀 남성이 다른 남성의 오른쪽 뺨을 때립니다.

이어 한 차례 더 때릴 듯한 동작을 취한 뒤, 어깨로 몸을 밀칩니다.

운전 담당 직원들이 공무차량 주차문제로 다투다 폭행 사건이 벌어진 겁니다.

[A 씨/피해 운전담당 직원/음성변조 : "왜 차를 거기다 주차했느냐…. 오전에 출근하니까 욕설을 하면서 계속 밀치고, 계속 때렸습니다."]

폭행을 당한 직원 A 씨는 타박상 등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고, 가해자인 B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이후 회사 측의 대응이 더 문제였다고 말합니다.

회사 임원과 간부 등이 고소 취하를 요구하며, "조용히 안 있으면 잘라버리겠다." "퇴사해라, 괜히 시끄럽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A 씨/피해 운전담당 직원/음성변조 : "(폭행 사건을)덮으려고 그런 것 같습니다. 경영평가도 안 좋아지고, 기관장 해임사유가 돼서…."]

결국, 압력을 못견딘 A 씨는 B 씨로부터 자신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서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A씨는 이후 회사 측이 자신을 기피부서로 발령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합니다.

[이재수/한국서부발전 총무부장 : "신분상 불이익을 준 사항도 없고요, 고소를 취하하라고 한 사실도 없습니다. 중재를 회사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A 씨는 B 씨와 함께 회사로부터 '견책' 징계 처분을 받았고, 현재 우울증 진단을 받은 뒤 휴직한 상탭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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