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유해발굴]④ 4·3 수형인 유해발굴, 정부 지원·관심 절실

입력 2021.04.02 (07:39) 수정 2021.04.0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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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제주 도내에선 4백여 구의 유해가 수습됐는데 백 3십여 구 정도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 형무소까지 끌려가 희생된 2천 5백여 명의 4·3 수형인들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성과로 볼 수 있는데요.

4·3 수형인들의 유해발굴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3의 소용돌이 속에서 70년 전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와 연락이 끊긴 김두운 씨.

2008년 현 제주공항에서 시행된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을 통해 꿈에 그리던 아버지 유해를 찾았습니다.

[김두운/4·3 희생자 유족 : "한 석 달만 어머니가 더 살았으면 아버지 유해라도 봤을 것을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어쨌든 그때나마 찾은 것에 대해서 상당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2006년부터 시작된 4·3 유해발굴을 통해 제주 도내에선 수습된 유해는 405구.

하지만 이 가운데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33구에 그치고 있습니다.

4·3 평화공원 내 봉안관입니다.

유해가 보관된 함에는 이름 대신, 이처럼 유전자 감식 번호만 기재돼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4·3 특별법에 지원 근거가 명확하게 담겨 있는 제주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상황.

법률적 지원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다른 지역 민간인 학살의 경우, 노무현 정부 시절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나서 대전과 경북 경산 등 13개 지역에서 천 6백여 구의 유해를 발굴했지만, 이후 중단됐습니다.

민간단체가 각 지자체 예산을 받아 유해발굴을 진행해 왔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박선주/대전 골령골 유해발굴조사단장 : "민간단체 또는 지자체에다 밀지 말고 중앙정부가 재정적인 지원 그리고 어떤 기구를 만들어서 통합적으로 유해발굴을 추진해야지만 유해발굴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이런 상황이어서 지금까지 학살지에서 발굴한 유해의 유전자 감식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박성룡/4·3 평화재단 전 유해발굴 실무책임자 : "(진화위 2기는) 기본법에 근거가 없더라도 유전자 감식을 진행해 남아있는 진상규명에 힘써야 할 것이고. 육지 형무소에 억울하게 끌려간 4·3 행방불명인을 찾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3 희생자의 배·보상과 명예회복 등 21년 만의 4·3 특별법 전부 개정이란 큰 진전을 이룬 지금.

4·3의 완전한 해결에 조금 더 다가서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말옥/대구형무소 4·3 수형인 희생자 유족 : "너무 아픈 세월이었습니다. 제발 이제는 그런 인간 존엄성이 없는 세상이 없이 평화로운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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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유해발굴]④ 4·3 수형인 유해발굴, 정부 지원·관심 절실
    • 입력 2021-04-02 07:39:29
    • 수정2021-04-02 07:49:38
    뉴스광장(제주)
[앵커]

그동안 제주 도내에선 4백여 구의 유해가 수습됐는데 백 3십여 구 정도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 형무소까지 끌려가 희생된 2천 5백여 명의 4·3 수형인들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성과로 볼 수 있는데요.

4·3 수형인들의 유해발굴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3의 소용돌이 속에서 70년 전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와 연락이 끊긴 김두운 씨.

2008년 현 제주공항에서 시행된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을 통해 꿈에 그리던 아버지 유해를 찾았습니다.

[김두운/4·3 희생자 유족 : "한 석 달만 어머니가 더 살았으면 아버지 유해라도 봤을 것을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어쨌든 그때나마 찾은 것에 대해서 상당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2006년부터 시작된 4·3 유해발굴을 통해 제주 도내에선 수습된 유해는 405구.

하지만 이 가운데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33구에 그치고 있습니다.

4·3 평화공원 내 봉안관입니다.

유해가 보관된 함에는 이름 대신, 이처럼 유전자 감식 번호만 기재돼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4·3 특별법에 지원 근거가 명확하게 담겨 있는 제주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상황.

법률적 지원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다른 지역 민간인 학살의 경우, 노무현 정부 시절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나서 대전과 경북 경산 등 13개 지역에서 천 6백여 구의 유해를 발굴했지만, 이후 중단됐습니다.

민간단체가 각 지자체 예산을 받아 유해발굴을 진행해 왔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박선주/대전 골령골 유해발굴조사단장 : "민간단체 또는 지자체에다 밀지 말고 중앙정부가 재정적인 지원 그리고 어떤 기구를 만들어서 통합적으로 유해발굴을 추진해야지만 유해발굴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이런 상황이어서 지금까지 학살지에서 발굴한 유해의 유전자 감식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박성룡/4·3 평화재단 전 유해발굴 실무책임자 : "(진화위 2기는) 기본법에 근거가 없더라도 유전자 감식을 진행해 남아있는 진상규명에 힘써야 할 것이고. 육지 형무소에 억울하게 끌려간 4·3 행방불명인을 찾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3 희생자의 배·보상과 명예회복 등 21년 만의 4·3 특별법 전부 개정이란 큰 진전을 이룬 지금.

4·3의 완전한 해결에 조금 더 다가서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말옥/대구형무소 4·3 수형인 희생자 유족 : "너무 아픈 세월이었습니다. 제발 이제는 그런 인간 존엄성이 없는 세상이 없이 평화로운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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